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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서려경, TKO로 세계 챔피언 등극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근무하는 서려경(35·천안BEAT손정오복싱)이 복싱 세계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었다. 진료와 선수 생활을 병행해 온 그는 프로 데뷔 후 약 6년 만에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서려경은 10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대연회장 특설 링에서 열린 WIBA 미니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에서 태국의 위수따 스리릿티뎃(25)을 꺾었다. 경기는 3라운드 시작 43초 만에 TKO로 끝났다. 자신의 프로 통산 15번째 경기를 세계 타이틀 획득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DND 프로모션이 주최하고 한국복싱커미션(KBM)이 주관한 이번 대결은 라운드당 2분씩 총 10라운드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서려경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무너뜨리며 긴 승부를 허용하지 않았다.

 

첫 다운은 2라운드에 나왔다. 서려경은 위수따를 쓰러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3라운드에서도 공격을 이어가 다시 다운을 빼앗았다. 박재신 주심은 위수따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TKO를 선언했다. 두 차례 다운으로 우위를 입증한 서려경은 판정 없이 챔피언 자리를 확정했다.

 

상대인 위수따는 WBC 아톰급 아시아 챔피언으로, 경기 전까지 자신감을 보였다. 서려경이 자신보다 높은 체급에서 아시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위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판정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실제 승부는 심판의 채점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마무리됐다.

이번 승리로 서려경의 통산 전적은 11승 1패 3무가 됐다. 11승 가운데 KO와 TKO로 거둔 승리가 8차례로, 승리 경기 중 KO 비율은 약 72.7%다. 프로 무대에서 한 차례 패배했지만 KO패를 당한 적은 없다.

 

챔피언 경력도 한 줄 더 늘었다. 서려경은 앞서 KBM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과 WBA 여자 미니멈급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여기에 WIBA 미니플라이급 타이틀까지 추가하며 통산 세 번째 벨트를 확보했다. 미니멈급과 미니플라이급은 단체별 명칭에 차이가 있지만 체중 상한은 47.6㎏으로 같다.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장소에 있다. 스위스그랜드호텔은 서려경이 과거 같은 타이틀에 도전했다가 아쉬움을 삼켰던 곳이다. 그는 2024년 3월 일본의 요시카와 리유나와 WIBA 미니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을 치렀지만, 무승부에 그쳐 벨트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후 약 2년 7개월 동안 재도전의 기회를 준비한 서려경은 같은 무대로 돌아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당시 경기 이후 이번 대결까지 기록한 성적은 4승 1패 1무다. 승리뿐 아니라 패배와 무승부도 경험한 끝에 다시 맞은 타이틀전에서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서려경은 경기 후 이전 도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던 기억을 돌아봤다. 이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훈련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아쉬움을 남긴 장소가 이번에는 세계 챔피언 등극의 무대로 바뀐 셈이다.

 

시선은 이제 다음 도전으로 향한다. 이번에 서려경이 정상에 오른 WIBA는 프로복싱의 4대 메이저 기구인 WBA·WBC·IBF·WBO와는 별개 단체다. 따라서 WIBA 타이틀 획득과 메이저 기구 세계 챔피언 도전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서려경은 이미 메이저 기구 세계 타이틀전에 나선 경험이 있다. 2025년 1월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WBA 미니멈급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패했다. 현재까지 그의 프로 전적에 남아 있는 유일한 패배다.

 

2026년 10월 18일 기준 서려경은 WBA 미니멈급 세계랭킹 2위, WBO 미니플라이급 7위에 올라 있다.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적에 따라 다시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경기를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중계한 황현철 KBM 대표는 2027년 WBA 아시아 타이틀 1차 방어전이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어에 성공한다면 메이저 기구 세계 정상에 재도전할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의사와 복서라는 두 역할을 이어온 서려경은 이번 승리로 챔피언 경력을 확장했다. 한 차례 놓쳤던 WIBA 벨트를 다시 도전해 차지한 그가 다음 무대에서도 성과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롯데 복귀설 솔솔' 손아섭 두산서 방출

프로야구 베테랑 타자 손아섭이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되면서 선수 생활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개인 통산 2700안타까지 45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새 팀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프로 데뷔 이후 오랜 시간 몸담았던 친정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현재 롯데의 선수 구성과 손아섭의 최근 성적을 고려하면 재회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19일 손아섭을 포함한 선수 11명에게 다음 시즌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손아섭은 올해 두산에서 1군 54경기에 출전해 37안타, 타율 0.236,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 0.581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반등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손아섭에게 최근 몇 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롯데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그는 NC 다이노스를 거쳐 지난해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손아섭은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었고,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다음 계약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한화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태는 동시에 개인 성적까지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그러나 한화 이적 이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 손아섭은 35경기에 나서 35안타, 타율 0.265, OPS 0.68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성기와 비교해 장타력이 줄어든 데다 외야 수비에서도 활용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성적 부진은 FA 시장에서의 관심에도 영향을 미쳤다.계약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졌다. 손아섭을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고, 한화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이적을 추진할 의사를 보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손아섭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에도 새 팀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한화와 연봉 1억원에 1년 계약을 맺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올해 두산으로의 이적은 반등을 위한 또 다른 기회였다. 두산은 트레이드를 통해 손아섭을 영입했지만, 그는 1군보다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1군 54경기에서 타율 0.236과 OPS 0.581을 기록하면서 타격 경쟁력을 뚜렷하게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지 오래되지 않아 다시 소속팀을 잃게 된 셈이다.이번 방출은 지난해와 다른 조건을 만든다. 당시에는 이적 보상금 등 FA 계약에 따른 부담이 영입을 검토하는 구단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손아섭이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에서 그 부담이 줄어들었다. 다만 영입 조건이 나아졌다고 해서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근 성적과 수비 활용도, 팀 내 경쟁 구도 등이 구단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친정 롯데로 향한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오랜 기간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그가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면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롯데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해 왔다. 윤동희와 황성빈을 비롯한 외야 자원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장두성과 김동혁, 조세진 등 다른 선수들도 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외야뿐 아니라 지명타자 자리 역시 여유롭지 않다.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 한동희 등 타격 자원을 상황에 따라 활용해야 한다. 손아섭이 합류하더라도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영입을 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중시하는 팀 운영 방향과도 맞물린다.롯데 외 다른 구단의 선택도 아직 불확실하다. 손아섭의 영입을 검토했던 구단이 있더라도 최근 성적과 선수단 구성을 고려해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통산 2700안타라는 기록에 가까이 다가섰지만, 기록 달성만으로 계약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결국 손아섭에게 남은 과제는 자신의 타격 경쟁력을 다시 보여주고 새로운 팀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롯데 복귀는 팬들이 기대할 만한 시나리오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베테랑 타자가 다시 기회를 얻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손아섭의 다음 행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