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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사과에도…정성호 “말보다 진심”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한문 경구를 인용하며 발언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추 지사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직접 사과한 가운데, 같은 당 중진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야권이 추 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것과는 다소 다른 방식이지만,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기에 앞서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 의원은 17일 오후 3시 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口禍之門 舌斬身刀(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한문 문구를 게시했다. 이어 해당 문구를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추 지사를 직접 언급하며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발언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보다 해당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 의원이 인용한 ‘구화지문 설참신도’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담은 경구다. 널리 알려진 원형은 중국 오대십국 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설시(舌詩)’에 등장하는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라는 구절이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며 혀는 자신의 몸을 베는 칼이라는 뜻이다.

 

이 표현은 오랫동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조선 연산군 시대에도 신하들에게 말조심을 당부하기 위해 착용하게 했다는 ‘신언패(愼言牌)’에 해당 구절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을 통해 불필요한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정 의원이 이 문구를 공개적으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최강욱 전 의원의 이른바 ‘암컷’ 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에도 페이스북에 ‘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문구를 게시하며 비판적인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에도 직접적인 표현 대신 고사성어를 통해 발언의 무게와 책임을 강조한 셈이다.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재정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추 지사는 소방 재정에 대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소방노조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경기도는 이후 해당 발언이 국가직 소방공무원과 관련한 재정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소방 재정의 부담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발언 자체가 소방관들의 헌신과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은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당 차원의 사과를 내놓았으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대표는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추 지사에게도 자성의 뜻을 담은 사과를 요청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이번 발언의 파장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추 지사 역시 순직 소방관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조문한 뒤 직접 사과했다. 그는 “(발언이)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추 지사가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추 지사의 사과 이후에도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는 데 앞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의 발언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놓은 만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비판적 시각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추 지사와 정 의원은 모두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두 정치인이 같은 당에 속해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한문 경구까지 인용해 추 지사의 언행을 지적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37분께 별도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했다. 그는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전한 뒤,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희생이 일상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우리 일상의 안전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 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우리 모두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소방관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지사의 발언에서 시작된 논란은 당 차원의 사과와 당내 중진 의원의 공개 지적으로 이어졌다. 정 의원은 고사성어를 통해 말의 무게를 강조하는 동시에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 당부했다.

 

김상욱 발언 공방에 울산시 국감 파행

 울산시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김상욱 울산시장의 개인 유튜브 활동과 과거 발언, 답변 태도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 끝에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시장의 언행과 시정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김 시장은 국정감사에서 다룰 수 있는 감사 범위를 근거로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집단 퇴장했다.21일 열린 울산시 국정감사에서는 김 시장의 개인 유튜브 방송 운영을 비롯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 지역 언론 및 시의회와의 갈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소속 서명옥·주호영 의원 등은 김 시장의 과거 발언과 시정 운영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김 시장은 질의 내용이 법에서 정한 국정감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한다며 맞섰고, 감사장에서 양측의 대립이 격화됐다. 먼저 질의에 나선 서명옥 의원은 김 시장이 과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언론사 관계자를 향해 과격한 발언을 한 사실을 지적했다. 김 시장이 취임 직후 지역 언론사 홍보비를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점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서 의원은 김 시장이 시의회 회의 도중 유튜브 댓글을 작성하고 시의원을 비하하는 댓글을 읽었다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의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대하기보다 조롱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울산시의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 의원은 울산항만공사 통합 문제와 경주시와의 에너지 공기업 유치 갈등 등을 거론하며 김 시장이 행정가로서 요구되는 책임감과 무게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인적인 언행뿐 아니라 지역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시장으로서 적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김 시장은 서 의원의 질의에 국정감사의 법적 범위를 문제 삼으며 반박했다. 그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7조를 언급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의원이 제기한 내용은 감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어떤 방식으로 답변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의 내용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감사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 문제로 이어진 것이다. 이어 주호영 의원이 질의에 나서면서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주 의원은 김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개인 유튜브 방송 운영을 위한 겸직 허가를 신청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인 방송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울산시의 인력이나 시설 등 공적 자원이 사적인 목적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직자의 개인 활동과 공무 수행 사이에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김 시장의 유튜브 운영 문제를 추궁했다.울산시 홍보대사 위촉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주 의원은 최근 울산시 홍보대사로 위촉된 연예인들이 울산과 직접적인 연고가 없고 특정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인물들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홍보대사 구성 방식이 시민 화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역과의 연관성은 물론 시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김 시장은 홍보대사 위촉에 대해 국제정원박람회를 앞두고 전국적인 홍보 역량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사안 역시 국정감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감사장이 시장 개인을 훈계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법에서 정한 취지와 범위에 맞춰 감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직접적으로 반박하면서 감사 대상에 해당하는 사안인지부터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내세운 것이다.주 의원이 김 시장의 과거 법무법인 연계 논란과 신상 관련 의혹까지 언급하면서 대립은 개인적인 문제로도 번졌다. 이에 김 시장은 관련 의혹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올 경우 문제를 제기한 측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의혹의 내용과 책임 소재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감사장의 긴장감도 높아졌다.주 의원은 김 시장의 답변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질의에 응해야 한다며 김 시장의 대응 방식을 질타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감사 대상으로 명시된 사안에 대해서만 지적해 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감사 대상의 범위와 답변 태도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질의와 답변은 대립 양상으로 이어졌다.결국 김 시장의 답변 태도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정감사 중단을 요구하며 감사장을 떠났다. 감사반장은 울산시 전체 예산에 지방교부세와 국비 지원이 포괄적으로 포함돼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의원들의 질의에 종합적이고 성실하게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사 진행을 정상화하려는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국정감사는 파행을 맞았다.이번 울산시 국정감사에서는 김 시장의 개인 유튜브 활동과 과거 발언, 홍보대사 위촉, 시정 운영 방식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의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김 시장이 국정감사의 법적 범위를 앞세워 대응하면서 감사 대상에 대한 해석과 답변 태도를 둘러싼 갈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역 현안과 시정 운영을 점검해야 할 국정감사가 공방 끝에 중단되면서 여야 간 대립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