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기부, 도약기업 1500개 키운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중소기업의 성장과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핵심 프로젝트에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유망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15일 충남 천안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엘케이켐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살펴보고 기업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이후 첫 지역 현장 방문이다. 중기부는 이번 충청권 방문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지역 기업의 성장 과제와 지원 수요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장관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대기업에만 집중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매출 확대와 지역의 양질의 일자리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역점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대규모 투자가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넘어, 역량 있는 첨단 중소기업의 매출 증대와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엘케이켐은 2007년 설립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박막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전구체와 리간드 등 핵심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며 첨단 공정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장관은 기업의 핵심 소재 생산시설을 비롯해 스마트 컨트롤룸과 중앙연구소 등을 둘러보며 제조 현장을 살폈다.

 

첫 지역 방문 기업으로 엘케이켐을 선정한 것은 첨단산업의 경쟁력이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핵심 소재와 관련 기술을 공급하는 전문 중소기업의 역량에도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협력사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도록 지원해 산업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에도 국가 프로젝트의 성과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넓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이 장관은 엘케이켐 방문에 이어 AI 기반 수어 솔루션 기업 케이엘큐브, 항공·방산 소재 기업 영풍전자, 영유아 푸드케어 전문기업 에르코스의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중기부의 중소기업 성장 지원 사업인 ‘도약(Jump-up)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이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지원 방안과 프로그램 개편 방향이 논의됐다.

 

도약 프로그램은 성장성과 기술력을 갖춘 중기업이 신사업과 신시장에 진출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전문가의 성장 전략 수립을 비롯해 오픈바우처와 융자 등을 3년간 지원한다. 중기부는 기업의 매출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라 지원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단일 지원 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다.

 

개편안은 점프업100, 점프업500, 점프업1000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점프업100은 매출 100억 원 이상으로 경영 기반을 확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점프업500은 매출 500억 원 이상 기업의 신사업 및 신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점프업1000은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중기부는 이 같은 단계별 지원을 통해 2030년까지 국가대표 도약기업 1500개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지원과 함께 기술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정책 연계도 강화한다. 중기부는 연구개발(R&D), AI 전환(AX), 우수인력 확보, 금융 지원, 규제 개선을 5대 핵심 분야로 정하고 관련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사업화와 시장 확대를 거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필요한 지원을 촘촘하게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장관의 충청권 현장 방문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천안에서 반도체 소재기업의 성장 현장을 확인한 데 이어 대전에서는 ‘지역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충북 오송의 글로벌 혁신특구도 찾아 규제특례를 활용한 기술 혁신과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한다. 세종에서는 K뷰티 기업을 방문해 중소기업 수출의 주요 분야로 성장한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충청권을 시작으로 현장 방문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지역별 산업 특성과 기업이 직면한 성장 과제를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지역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실제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로 연결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 장관은 “지역 성장엔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할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성장사다리를 확충하겠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는 도약 프로그램 참여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제기된 R&D, 해외 진출, 규제 등의 애로사항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사과에도…정성호 “말보다 진심”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한문 경구를 인용하며 발언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추 지사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직접 사과한 가운데, 같은 당 중진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야권이 추 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것과는 다소 다른 방식이지만,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기에 앞서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정 의원은 17일 오후 3시 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口禍之門 舌斬身刀(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한문 문구를 게시했다. 이어 해당 문구를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풀이했다.그러면서 추 지사를 직접 언급하며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발언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보다 해당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정 의원이 인용한 ‘구화지문 설참신도’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담은 경구다. 널리 알려진 원형은 중국 오대십국 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설시(舌詩)’에 등장하는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라는 구절이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며 혀는 자신의 몸을 베는 칼이라는 뜻이다.이 표현은 오랫동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조선 연산군 시대에도 신하들에게 말조심을 당부하기 위해 착용하게 했다는 ‘신언패(愼言牌)’에 해당 구절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을 통해 불필요한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정 의원이 이 문구를 공개적으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최강욱 전 의원의 이른바 ‘암컷’ 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에도 페이스북에 ‘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문구를 게시하며 비판적인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에도 직접적인 표현 대신 고사성어를 통해 발언의 무게와 책임을 강조한 셈이다.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재정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추 지사는 소방 재정에 대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소방노조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경기도는 이후 해당 발언이 국가직 소방공무원과 관련한 재정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소방 재정의 부담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이다.그러나 발언 자체가 소방관들의 헌신과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은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당 차원의 사과를 내놓았으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김 대표는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추 지사에게도 자성의 뜻을 담은 사과를 요청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이번 발언의 파장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추 지사 역시 순직 소방관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조문한 뒤 직접 사과했다. 그는 “(발언이)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추 지사가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하지만 정 의원은 추 지사의 사과 이후에도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는 데 앞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의 발언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놓은 만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비판적 시각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추 지사와 정 의원은 모두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두 정치인이 같은 당에 속해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한문 경구까지 인용해 추 지사의 언행을 지적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한편 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37분께 별도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했다. 그는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전한 뒤,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희생이 일상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정 의원은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우리 일상의 안전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 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우리 모두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소방관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추 지사의 발언에서 시작된 논란은 당 차원의 사과와 당내 중진 의원의 공개 지적으로 이어졌다. 정 의원은 고사성어를 통해 말의 무게를 강조하는 동시에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