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가을마다 하얘지는 혀, 그냥 건조해서일까

 가을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입안이 마르고 혀가 하얗게 보이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흔히 혀 표면이 하얘지면 ‘백태가 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한 백태가 아닌 구강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백태는 혀 표면에 음식물 찌꺼기, 세균, 탈락한 점막 세포 등이 쌓이면서 생긴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있을 때, 흡연이나 음주가 잦을 때도 혀 표면이 더 하얗게 보일 수 있다. 대부분은 양치질과 혀 클리너 사용,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 어느 정도 개선된다.

 

하지만 혀를 깨끗이 닦은 뒤에도 흰 병변이 계속 남아 있거나 통증, 화끈거림, 미각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구강 칸디다증이다. 구강 칸디다증은 입안에 존재하는 칸디다균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생기는 감염성 질환이다.

칸디다균은 평소에도 입안에 존재할 수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구강 환경이 건조해지면 쉽게 증식할 수 있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 사용 후 입안의 균형이 깨졌을 때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뇨가 있거나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 고령층에서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구강 칸디다증은 혀뿐 아니라 볼 안쪽, 잇몸, 입천장 등 입안 여러 부위에 흰색 반점이나 막처럼 나타난다. 단순 백태처럼 보이지만 억지로 벗겨내면 점막이 붉게 드러나거나 피가 날 수 있다. 입안이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음식 맛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일부는 입안에 솜이 낀 듯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가을에는 대기가 건조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입안 점막도 쉽게 예민해진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면 구강 건조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침은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침 분비가 줄면 혀 표면에 이물질이 쌓이기 쉬워지고 감염 위험도 올라간다.

 

예방을 위해서는 구강 위생 관리가 기본이다. 양치할 때 치아뿐 아니라 혀 표면도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좋다. 다만 강하게 문지르면 혀 점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입마름을 유발할 수 있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틀니를 사용하는 사람은 틀니 세척과 보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틀니를 장시간 착용한 채 잠드는 습관은 입안 세균과 곰팡이가 늘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용 후에는 깨끗이 세척하고, 잇몸과 입안 점막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혀가 하얗게 변했다고 해서 모두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하얀 막이 반복적으로 생기거나 쉽게 없어지지 않고, 통증이나 출혈, 미각 이상이 이어진다면 단순 백태로 넘기기 어렵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가볍더라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조한 계절일수록 입안 변화는 몸 상태를 알려주는 작은 신호가 될 수 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