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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1년 만에 결별, 이승엽 다음 행선지는

 ‘국민타자’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동행을 1년 만에 마무리했다. 16년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지도자로 새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짧은 인연으로 끝났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의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KBO리그 복귀 가능성, 더 나아가 다시 1군 사령탑을 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요미우리는 지난 14일 이승엽 1군 타격코치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임시 코치로 합류한 뒤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제안을 받아 정식 타격코치로 부임했다. 현역 시절 요미우리에서 활약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지도자 신분으로 다시 일본 무대에 선 것이다.

 

그는 요미우리에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타격 지도에 힘을 쏟았다. 직접 배팅볼을 던지고, 젊은 타자들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감독은 팀을 떠나며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자이언츠의 미래는 밝다”는 취지의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러나 요미우리가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탈락한 뒤 코칭스태프 개편에 들어가면서 이 전 감독도 한 시즌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짧은 일본 생활을 마친 이 전 감독의 거취는 국내 야구계에서도 큰 관심사다. 올겨울 KBO리그는 감독 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한화 이글스는 김경문 감독과 결별한 뒤 류지현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여기에 다른 구단에서도 성적과 팀 운영 방향에 따라 추가적인 사령탑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팀 관련 자리도 변수다. 류지현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APBC 대표팀 감독직은 공석이 됐다. 이승엽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야구를 대표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KBO와 NPB를 모두 경험했고, 국제대회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통산 626홈런이라는 기록과 ‘국민타자’라는 상징성까지 고려하면, 단기전 대표팀 감독이나 타격 파트 지도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KBO리그 1군 감독 복귀로 범위를 좁히면 분위기는 단순하지 않다. 이 전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남겼다. 그는 코치 경험 없이 2023시즌 두산 감독으로 부임했다. 3년 총액 18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계약 조건도 큰 화제를 모았다. 부임 첫해와 이듬해 팀을 2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하위권으로 처졌던 두산을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놓은 점은 분명한 성과였다.

 

하지만 팬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단기 성적에 치우친 운영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규시즌을 매 경기 총력전처럼 치르면서 불펜 소모가 컸고, 젊은 투수들의 부담이 누적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도 베테랑 중심의 라인업과 불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팀의 미래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두산은 2025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고, 이 전 감독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감독으로서 남긴 기록만 보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가 있었지만, 과정에서는 혹사 논란과 세대교체 실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 때문에 그가 곧바로 KBO 1군 감독으로 복귀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에서 보낸 1년은 이 전 감독에게 다른 의미의 시간이었을 수 있다. 두산에서는 곧바로 감독으로 출발했지만, 일본에서는 코치로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지도하며 현장을 다시 배웠다. 특히 육성과 소통, 장기적인 선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경험은 향후 지도자 커리어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다음 기회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다. 현역 시절의 명성과 상징성만으로 다시 1군 지휘봉을 잡기는 어렵다. KBO 구단들이 원하는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철학이다. 불펜 운용, 세대교체, 유망주 육성, 데이터 활용, 코칭스태프 운영 등에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증명해야 한다.

 

이승엽 전 감독은 여전히 한국 야구에서 가장 큰 이름 중 하나다. 선수로서 쌓은 업적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도자의 길은 또 다른 평가를 요구한다. 요미우리와의 짧은 동행을 마친 그가 곧바로 현장에 복귀할지, 한 걸음 물러서 더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다음 선택이 한국 야구계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