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중간선거 코앞인데…이란, 원유 수송로 때렸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겨냥한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전쟁으로 확대된 뒤 가장 잦은 공격 빈도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호르무즈해협 주변에서 최소 24척의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2월 말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2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공격은 해협 내부에만 머물지 않았다. 병목 지점인 이란 케슘섬 인근부터 카타르 앞바다까지 피해가 이어졌다. 원유 운송선들이 이용하는 걸프 해역 전반이 위험 구역으로 넓어진 것이다.

 

이란의 표적은 봉쇄망을 피해 원유를 옮기는 선박들로 보인다. 걸프국들은 소형 선박을 이용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간 뒤 공해상에서 대형 유조선으로 원유를 넘기는 방식을 활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박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GPS 신호를 끈 채 운항했다.

 

이란도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모센 레자이 이란 국가최고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란군이 매일 밤 해상 환적을 시도하는 소형 선박 5척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SW는 공격 규모가 과장됐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란이 해상 환적 선박을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감시 방식도 더 은밀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최근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감시 요원들이 탄 다우선을 나포했다. 다우선은 걸프 지역에서 쓰이는 전통 목조 선박이다. 요원들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에 위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이 고속정이나 대형 군사 장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상선 이동을 추적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미군의 보복 공격에 따른 손실을 줄이면서, 레이더나 통신 감시망을 피해 움직이는 선박까지 찾아내려는 계산이다.

이란 해군은 해협 동쪽과 오만만, 아라비아해에서 새로운 작전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해당 해역의 선박 이동과 외국군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이처럼 해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새 전략의 목표가 미국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를 낮추려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노력을 흔들겠다는 취지다.

 

유가 상승은 미국 유권자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디젤과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물가 불만이 커지고, 이는 현 정부와 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란이 군사적 충돌보다 에너지 가격을 통해 미국 내부 여론을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친이란 무장세력도 움직이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13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다란에 있는 아람코 본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란은 예멘 국경에서 약 1100㎞ 떨어진 지역이다. 미사일 잔해가 인근 주택가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는 공격에 앞서 사우디 석유시설 주변의 민간인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3일에도 후티 공격을 받은 사우디 리야드 인근 아람코 정유시설에서 연기가 치솟았다. 사우디의 핵심 석유 인프라를 겨냥해 원유 공급 불안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전까지 이란을 폭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사 지원 요청도 여러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후티가 사우디를 공격하며 의도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이 미국 선거를 앞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자신이 자리에 있을 것이며 이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후티 또는 이란을 상대로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은 당분간 국제유가의 가장 큰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원유 수송로와 석유시설을 동시에 압박하고, 미국이 선거 전 직접 대응을 자제하면서 시장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코스피 급락 후 반등까지 평균 14거래일…이번에도 회복할까

 올해 코스피가 연속 하락으로 10% 이상의 낙폭을 기록한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평균 약 14거래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가 일주일 사이 10% 넘게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과거와 비슷한 속도로 반등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연속 하락하며 누적 20.7% 떨어졌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한 주 동안의 하락률도 14.5%에 달했다. 급격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마지막 거래일인 16일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이어졌던 하락 흐름을 끊고 2.0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번 상승세가 추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코스피는 지난 2일 장중 7,003.74를 기록하며 이른바 '7천피'를 잠시 회복했다. 그러나 이후 연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16일에는 5,668.05까지 내려앉았다. 고점에서 큰 폭으로 밀려난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급락분을 얼마나 빠르게 만회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올해 코스피의 과거 흐름을 살펴보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뒤 이전 수준을 되찾기까지 평균 14.25거래일이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2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하락해 낙폭이 10%를 넘어선 사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대표적으로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는 3거래일 동안 17.2% 하락했다. 이후 지수는 10거래일 만인 8월 13일에 낙폭을 만회했다. 6월 4일부터 8일까지 3거래일 동안 14.9% 떨어졌을 때는 7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월 26일부터 31일까지 나흘 동안 10.4% 하락한 사례에서도 회복에 걸린 기간은 6거래일에 그쳤다.반면 하락 폭이 컸던 만큼 회복에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사례도 있었다. 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충격이 증시에 반영된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코스피는 3거래일 동안 19.2% 급락했다. 당시 하락분을 되돌리는 데는 34거래일이 소요됐다.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6천피에서 9천피까지 주요 지수 구간을 차례로 넘어서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모든 급락이 반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6일부터 8일까지 코스피는 사흘 동안 10.4% 하락했지만, 당시 '8천피'에서 밀려난 이후에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급락 뒤 반등이 나타나는 속도와 폭은 당시 시장 환경과 투자심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올해 나타난 회복 속도는 과거의 주요 급락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원래 수준을 되찾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던 2020년 3월에는 코스피가 11일부터 19일까지 7거래일 동안 25.7% 하락했다. 이후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수는 39거래일 만인 5월 19일 하락분을 회복했다. 시장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투자심리도 점차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2024년 8월에도 급격한 하락이 발생했다. 당시 코스피는 8월 2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12.1% 떨어졌다. 엔화 강세로 저금리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통화 자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청산될 수 있다는 우려,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하락분을 회복하는 데는 약 10개월이 걸렸다.2010년대 초반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피가 2천선 아래로 내려간 뒤 한동안 해당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2011년 8월 2일부터 9일까지 6거래일 동안 17% 하락한 사례에서는 낙폭을 되돌리기까지 약 3년 반이 걸렸다. 2015년 4월 말에 이르러서야 당시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은 더욱 컸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에 빠졌던 그해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는 4거래일 동안 22.2% 급락했다. 지수는 1,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폭락 이전 수준인 1,200선을 다시 회복하기까지 2개월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피가 급락한 만큼 반등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면서도, 회복 흐름이 지속되려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진정되고 매수세가 유입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단순히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추세적인 반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매도 이후에도 반등에 실패했던 과거 사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처럼 추가적인 경기·신용 충격이 발생하거나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나 메모리 반도체 이익 전망의 구조적인 훼손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이 연구원은 현재의 극단적인 과매도 상태가 단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라고 평가했다. 다만 반등이 지속될지는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실제 설비투자 축소로 이어지는지, 2027~2028년 메모리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유지되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급락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해지고 이를 받아낼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주식 매매 흐름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집중된 반도체 업종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48%대로 내려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지분율이 48%대로 낮아진 이후 주가가 반등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이 연구원은 이번에도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거치면서 수급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11월 초 예정된 미국 생성형 AI 개발사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가 마무리되면 관련 자금 재배분이 일단락되고, 외국인의 매도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결국 최근 코스피의 급락이 단기적인 과매도에 따른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추가적인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시장 여건에 달려 있다. AI 산업의 투자 흐름과 메모리 반도체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다면 반등의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 반대로 AI 투자 위축 우려가 현실화하거나 기업 이익 전망이 악화한다면 회복 속도는 과거 사례보다 더딜 수 있다. 급락 이후 나타난 첫 반등이 지속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