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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억새 즐기고…합천 가을 축제 총출동

 경남 합천군이 가을을 맞아 영화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잇달아 개최한다. 영화제를 통해 지역의 영상문화 매력을 알리고, 황매산의 은빛 억새를 활용해 가을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합천군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제7회 수려한합천영화제를 개최하고, 이어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제5회 황매산 억새축제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두 축제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서 합천을 찾는 방문객들은 영화 관람부터 자연경관 감상,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채로운 가을 행사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먼저 수려한합천영화제는 합천영상테마파크와 합천시네마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Made in Hapcheon'으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합천이 영상 제작과 상영, 관객 참여를 아우르는 영화제로 발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동안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 활용돼 온 합천이 촬영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며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지역의 영상문화 기반을 넓히고 영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네, 사랑'을 포함해 총 5개 섹션, 22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네 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로, 오는 16일 열리는 개막식에서 처음 공개된다. 여러 감독이 참여한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보이며 영화제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필름챌린지에는 총 12개 팀, 96명이 선정돼 13일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관객들이 완성된 영화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작 과정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수상작 역시 초청작으로 다시 상영돼 이전 영화제의 성과를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관객과 영화인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GV), 영화인 포럼 등이 진행된다. 영화 상영뿐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오는 17일에는 합천시네마에서도 영화제 상영작을 관람할 수 있다. 같은 날 대병면 회양관광지에서는 영화 '가족여행'의 주연 배우 이휘향 팬미팅이 열린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작품 감상과 함께 배우를 직접 만나는 행사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제5회 황매산 억새축제는 황매산군립공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시기에 맞춰 마련된 행사로, 황매산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축제 개막식은 오는 17일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개막식과 함께 가수 박현빈의 축하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평일에는 황매산 인생네컷을 비롯한 체험 행사가 운영되며, 주말에는 문화예술공연이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억새 군락을 감상하는 것과 더불어 일정에 맞춰 마련된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프로그램과 지역 특산물 판매 행사도 준비된다. 황매산의 주요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나눔카트 투어와 도슨트 투어가 운영되며, 농특산물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도 마련된다. 자연을 즐기는 관광에 체험과 먹거리, 지역 상품 구매를 더해 축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합천군은 이번 두 축제를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함께 알리고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영화 촬영지로서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영화제와 황매산의 가을 풍경을 활용한 억새축제가 연계되면서 합천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영화인과 관객, 군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고, 합천이 영상문화 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