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아침부터 녹초라면 몸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퇴근길에 몸이 무겁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루 동안 일하고 움직인 만큼 피로가 쌓이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피곤함이 하루의 끝이 아니라 시작부터 찾아올 때다.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특별히 무리하지 않았는데도 온종일 지친다면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넘기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피로가 일상 기능을 떨어뜨릴 정도라면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커피나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면 집중이 어렵거나, 예전에는 무리 없이 하던 업무와 운동을 피하게 된다면 몸의 에너지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을 수 있다. 피로는 단지 몸이 무거운 느낌만을 뜻하지 않는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졸림, 짜증, 의욕 저하도 피로의 한 형태다. 운동 후 회복이 더디거나 거의 매일 낮잠이 필요해지는 것도 신호가 될 수 있다.

 

충분히 쉬는데도 피곤하다면 식단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는 음식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 관여한다. 현미, 귀리, 퀴노아 같은 통곡물과 달걀, 버섯, 녹색 잎채소, 생선 등에 풍부하다. 시금치에는 엽산이 많고, 달걀·우유·굴 등에는 비타민B12가 들어 있어 균형 있게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혈액 순환과 염증 관리도 피로와 관련이 있다. 고등어, 삼치, 꽁치, 참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오메가-3는 중성지방 관리와 혈액 흐름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 지방산이다. 일주일에 2~3회 정도 생선을 식단에 넣으면 피로 회복에 필요한 건강한 지방을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C도 빼놓을 수 없다. 부족하면 잇몸이 붓거나 쉽게 지치고, 숨이 차거나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100㎎이다. 흡연자나 음주가 잦은 사람은 체내 비타민C가 더 빨리 소모될 수 있어 더 신경 써야 한다. 파프리카, 딸기, 감귤, 레몬, 브로콜리, 피망, 연근, 시금치 등이 좋은 공급원이다.

 

면역과 회복을 위해서는 아연도 중요하다. 아연은 세포 성장과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무기질로, 부족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육류, 가금류, 굴, 게, 새우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먹는 것은 근육 회복과 에너지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마그네슘은 에너지 대사와 신경 안정에 관여한다. 부족하면 근육이 쉽게 긴장하거나 손발이 차고,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통곡물, 녹색 잎채소, 바나나, 아몬드, 호두, 참깨, 코코아가루 등에 포함돼 있다. 견과류는 간편하지만 열량이 높으므로 한 줌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피로가 쉽게 쌓일 수 있다. 강황에 들어 있는 커큐민은 항산화·항염 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카레나 수프, 볶음 요리에 소량 활용하면 식단에 자연스럽게 더할 수 있다.

반대로 피곤할수록 줄여야 할 음식도 있다. 에너지바나 달콤한 간식은 당장은 힘이 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혈당을 빠르게 올렸다가 떨어뜨려 더 큰 피로감을 부를 수 있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 튀김류, 마가린, 팜오일이 많은 과자류, 저품질 초콜릿, 정크푸드도 자주 먹으면 몸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만성 피로를 줄이려면 특정 영양제 하나보다 식사의 기본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통곡물, 단백질, 채소와 과일, 건강한 지방을 고르게 먹고, 당분과 가공식품은 줄이는 식이다. 그래도 피로가 오래가거나 어지러움, 탈모, 체중 변화, 숨참 등이 동반된다면 빈혈, 갑상샘 질환, 수면장애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