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오래 사는 사람들의 컵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오래 사는 사람들의 식탁에는 거창한 건강식품보다 익숙한 음료가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장수 지역으로 알려진 ‘블루존’ 주민들의 생활 방식을 연구해온 댄 뷰트너는 최근 물, 블랙커피, 레드와인을 장수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음료로 소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음료들이 곧바로 수명을 늘린다고 단정하기보다, 전반적인 식습관과 생활 방식 속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루존은 이탈리아 사르데냐, 일본 오키나와, 그리스 이카리아처럼 100세 이상 장수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을 말한다. 연구자들은 이곳 주민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얼마나 움직이는지, 어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지 등을 분석해 건강한 노화의 단서를 찾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음료는 물이다. 뷰트너는 장수를 위해 마실 수 있는 가장 좋은 음료로 물을 꼽으며, 블루존 주민들이 하루 여러 잔의 물을 마신다고 설명했다. 물은 체온 조절, 혈액 순환, 노폐물 배출, 신장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느끼는 능력이 둔해질 수 있어 의식적인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에서도 체내 수분 상태가 좋은 사람일수록 만성질환 위험과 조기 사망 위험이 낮고, 더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것이 물을 많이 마시면 반드시 오래 산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분 섭취는 건강한 생활 습관의 한 부분으로 봐야 한다.

두 번째로 언급된 음료는 블랙커피다. 커피에는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염증과 대사 건강에 관한 연구가 이어져 왔다. 여러 관찰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가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 등 일부 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커피의 건강 효과는 마시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설탕, 시럽, 고지방 크림을 많이 넣으면 음료 한 잔이 고열량 간식이 될 수 있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두근거림이나 불면을 겪을 수 있으므로 오후 늦게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뷰트너도 하루 한두 잔 정도를 블랙커피로 마시고, 정오 이후에는 삼가는 방식을 권했다.

가장 논란이 큰 음료는 레드와인이다. 일부 블루존 지역에서는 식사와 함께 소량의 와인을 마시는 문화가 있다. 레드와인에는 레스베라트롤, 플라보노이드 같은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어 심혈관 건강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의학계에서는 알코올의 위험성을 더 엄격하게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음주는 여러 암과 간질환, 고혈압, 사고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미국 보건당국도 음주가 최소 7가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따라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장수를 위해 일부러 레드와인을 시작할 필요는 없다.

 

블루존 음료 습관의 핵심은 특정 음료 하나가 아니라 절제와 균형에 있다. 물은 충분히 마시고, 커피는 첨가물을 줄여 이른 시간에 마시며, 술은 마시더라도 적은 양으로 제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음료 선택도 건강 상태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장수 지역 사람들이 보여주는 교훈은 단순하다. 건강한 노화는 특별한 음료 한 잔에서 시작되기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이 쌓여 만들어진다. 물을 가까이 두고, 단 음료를 줄이며, 카페인과 알코올을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절하는 습관이 오래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의 출발점이다.

 

추미애 사과에도…정성호 “말보다 진심”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한문 경구를 인용하며 발언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추 지사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직접 사과한 가운데, 같은 당 중진 의원까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야권이 추 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것과는 다소 다른 방식이지만,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기에 앞서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정 의원은 17일 오후 3시 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口禍之門 舌斬身刀(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한문 문구를 게시했다. 이어 해당 문구를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풀이했다.그러면서 추 지사를 직접 언급하며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그 말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도리”라고 지적했다. 발언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보다 해당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정 의원이 인용한 ‘구화지문 설참신도’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담은 경구다. 널리 알려진 원형은 중국 오대십국 시대의 정치가 풍도(馮道)가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설시(舌詩)’에 등장하는 “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라는 구절이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며 혀는 자신의 몸을 베는 칼이라는 뜻이다.이 표현은 오랫동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조선 연산군 시대에도 신하들에게 말조심을 당부하기 위해 착용하게 했다는 ‘신언패(愼言牌)’에 해당 구절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을 통해 불필요한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정 의원이 이 문구를 공개적으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최강욱 전 의원의 이른바 ‘암컷’ 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에도 페이스북에 ‘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문구를 게시하며 비판적인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에도 직접적인 표현 대신 고사성어를 통해 발언의 무게와 책임을 강조한 셈이다. 논란은 추 지사가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재정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추 지사는 소방 재정에 대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소방노조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경기도는 이후 해당 발언이 국가직 소방공무원과 관련한 재정을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소방 재정의 부담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설명이다.그러나 발언 자체가 소방관들의 헌신과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은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당 차원의 사과를 내놓았으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추 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김 대표는 “당 소속 도지사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추 지사에게도 자성의 뜻을 담은 사과를 요청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이번 발언의 파장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추 지사 역시 순직 소방관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조문한 뒤 직접 사과했다. 그는 “(발언이)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추 지사가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하지만 정 의원은 추 지사의 사과 이후에도 발언의 의도를 해명하는 데 앞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의 발언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내놓은 만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비판적 시각도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추 지사와 정 의원은 모두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력이 있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두 정치인이 같은 당에 속해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한문 경구까지 인용해 추 지사의 언행을 지적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한편 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37분께 별도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을 추모했다. 그는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의 명복을 빈다”고 전한 뒤,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희생이 일상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정 의원은 “고인을 비롯한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우리 일상의 안전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 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우리 모두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소방관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추 지사의 발언에서 시작된 논란은 당 차원의 사과와 당내 중진 의원의 공개 지적으로 이어졌다. 정 의원은 고사성어를 통해 말의 무게를 강조하는 동시에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