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發 성전환 치료 중단에 페이지 “막지마”

 뉴욕의 주요 의료기관들이 미성년자 성전환 관련 진료를 중단하면서 미국 내 성소수자 의료권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병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할리우드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항의 시위에 참여하며 논란은 국제적 관심사로 번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뉴욕대 랭곤 병원은 최근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별확정 의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마운트시나이 병원도 앞서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두 병원은 뉴욕에서 영향력이 큰 대형 의료기관으로, 그동안 성별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상담과 관련 치료를 제공해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성년자 성전환 의료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나왔다. 보수 진영은 청소년의 경우 신체와 정신이 발달 중인 만큼, 호르몬 치료나 수술처럼 장기적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의료 조치에는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권단체와 성소수자 옹호 단체들은 치료 접근을 막는 것이 오히려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반박한다.

 

논란이 커지자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는 뉴욕시 랭곤 병원 앞에서 열린 항의 시위에 직접 참석했다. 페이지는 병원의 진료 중단 결정을 “편협한 정치가 만든 결과”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가 정말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성년자에게 필요한 성별확정 치료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페이지는 주요 의학 단체들이 청소년 성별확정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치료가 차단될 경우 일부 청소년은 더 깊은 우울과 고립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정체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보호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는 미성년자에게 이뤄지는 성전환 관련 의료가 충분한 숙고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이 훗날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되돌리기 어려운 의료적 개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실제 소송 사례로도 이어졌다. 올해 22세인 폭스 배리언은 16세 때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은 심리학자와 외과 의사의 승인 아래 진행됐지만, 배리언은 이후 의료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배심원단은 지난 1월 의료진에게 과실 책임이 있다고 보고 위자료와 향후 치료비 등 총 200만 달러, 우리 돈 약 27억원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사회가 성소수자 권리와 미성년자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얼마나 첨예하게 갈라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지 측은 의료 접근권 제한이 취약한 청소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반대 측은 청소년의 판단 능력과 장기적 건강 영향을 감안할 때 의료 시스템이 더 강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병원들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한쪽에서는 성소수자 청소년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법적 책임과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의 정책 방향, 주별 법률, 의료계 지침이 충돌하면서 의료기관의 판단 공간은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다.

엘리엇 페이지는 영화 ‘주노’, ‘인셉션’, ‘엑스맨’ 시리즈 등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다. 과거 여성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2020년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공개한 뒤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에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커밍아웃 이후 배역 제안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 병원들의 진료 중단은 단순한 지역 의료정책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수적 기조, 청소년 의료 윤리, 성소수자 권리 논쟁이 맞물리며 미국 사회 전반의 문화 전쟁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넷플릭스, 800명 감원설에 주가도 흔들

 넷플릭스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가입자 확대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로 몸집을 키워온 넷플릭스가 비용 효율화에 나설 경우, OTT 업계 전반에도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9일 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는 8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감원 대상은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조직에 집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가 실제로 이번 감원을 단행하면 202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 된다.넷플릭스는 2022년에도 구독자 감소 여파로 두 차례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같은 해 5월 정규직 150명과 일부 계약직을 내보낸 데 이어, 6월에는 약 300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당시 팬데믹 특수가 끝나고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도입, 계정 공유 단속, 콘텐츠 투자 조정 등 수익성 개선 전략을 추진했다.이번 감원설의 배경에는 시청 시간 성장세 둔화가 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해 왔지만, 올해 상반기 플랫폼 시청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은 콘텐츠 투자 규모에 비해 이용자 체류 시간이 충분히 늘지 않고 있다며 비용 통제와 수익성 개선을 요구해 왔다.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최근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행사에서 회사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단순 가입자 수 확대를 넘어 시청 시간과 광고 수익, 콘텐츠 효율성 관리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주가 하락도 부담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약 42%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만 24% 하락했고,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도 14% 내렸다. 글로벌 흥행작 부족과 경쟁 심화, 성장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고비용 콘텐츠 전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자 대비 성과를 더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다. 특히 유튜브는 거실 TV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TV 시청 시간 점유율에서 유튜브는 14.2%를 기록해 넷플릭스의 7.8%를 크게 앞섰다. 과거 짧은 영상 중심 플랫폼으로 인식되던 유튜브가 TV 화면에서 장시간 시청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넷플릭스의 핵심 시청 시간을 압박하고 있다.넷플릭스는 게임 사업도 재편하고 있다. 지난 8월 할리우드 소재 게임 스튜디오 나이트스쿨의 사업을 중단한 데 이어, 핀란드 헬싱키의 게임 스튜디오 문루트도 폐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이 검증된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업계에서는 이번 감원설이 넷플릭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OTT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 가입자 성장률이 둔화되고 광고 기반 수익 모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 투자 확대와 비용 절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넷플릭스의 구조조정 여부는 향후 OTT 업계의 투자 전략과 고용 흐름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