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칸·베를린급 위상 얻은 '부산국제영화제' 더 커졌다

 부산이 다시 영화의 계절을 맞았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개막해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들이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일대로 모여들면서, 현장은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중심 무대는 예년처럼 영화의전당이다. 개막일의 영화의전당 주변에는 이른 시간부터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개막식과 레드카펫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과 영화 팬들은 배우와 감독들의 등장을 기다리며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저녁 6시부터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국내 대표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배우들이 관객들의 환호 속에 입장했고, 영화 팬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개막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해외 영화계 인사들의 방문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 양자경이 부산을 찾았고, 영화 ‘그래비티’와 ‘로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도 영화제에 참석했다.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부산에 모이면서 영화제의 국제적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개막식은 배우 김민하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영화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섬세한 감정과 관계의 결을 그려온 김종관 감독의 신작인 만큼, 개막 전부터 영화계와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공식 초청작 247편을 포함해 모두 30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상영작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 곳곳의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장편과 단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이 소개되며, 아시아 영화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신작들도 관객 앞에 오른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 위상 면에서도 중요한 변화를 맞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이 인정하는 이른바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선정됐다. 이는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주요 국제영화제들과 함께 국제적 기준에서 위상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동안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고 세계 영화계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신인 감독과 독립영화,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조명하며 성장해온 만큼, 이번 A-리스트 선정은 영화제가 쌓아온 성과를 국제적으로 확인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신설된 경쟁 부문도 올해 2년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에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부산에서 주목받은 작품이 세계 영화계의 주요 시상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 넓어진 셈이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단순히 작품을 상영하는 축제를 넘어, 아시아 영화와 세계 시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진 감독에게는 국제무대로 나아갈 기회가 되고, 관객에게는 세계 영화의 흐름을 가장 먼저 만나는 장이 된다.

올해 영화제의 주요 경쟁 부문 수상 결과는 오는 1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부산 어워드 대상을 비롯한 주요 수상작이 어떤 작품이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열흘 동안 관객과 영화인의 만남을 이어간다. 세계적인 스타와 거장 감독, 새로운 목소리를 가진 창작자들이 부산에 모인 가운데, 올해 영화제는 높아진 국제적 위상 속에서 아시아 대표 영화제를 넘어 세계 영화계의 주요 무대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의사 서려경, TKO로 세계 챔피언 등극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근무하는 서려경(35·천안BEAT손정오복싱)이 복싱 세계 챔피언 벨트를 손에 넣었다. 진료와 선수 생활을 병행해 온 그는 프로 데뷔 후 약 6년 만에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서려경은 10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대연회장 특설 링에서 열린 WIBA 미니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에서 태국의 위수따 스리릿티뎃(25)을 꺾었다. 경기는 3라운드 시작 43초 만에 TKO로 끝났다. 자신의 프로 통산 15번째 경기를 세계 타이틀 획득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DND 프로모션이 주최하고 한국복싱커미션(KBM)이 주관한 이번 대결은 라운드당 2분씩 총 10라운드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서려경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무너뜨리며 긴 승부를 허용하지 않았다.첫 다운은 2라운드에 나왔다. 서려경은 위수따를 쓰러뜨리며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3라운드에서도 공격을 이어가 다시 다운을 빼앗았다. 박재신 주심은 위수따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TKO를 선언했다. 두 차례 다운으로 우위를 입증한 서려경은 판정 없이 챔피언 자리를 확정했다.상대인 위수따는 WBC 아톰급 아시아 챔피언으로, 경기 전까지 자신감을 보였다. 서려경이 자신보다 높은 체급에서 아시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위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판정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실제 승부는 심판의 채점 결과를 기다릴 필요 없이 마무리됐다.이번 승리로 서려경의 통산 전적은 11승 1패 3무가 됐다. 11승 가운데 KO와 TKO로 거둔 승리가 8차례로, 승리 경기 중 KO 비율은 약 72.7%다. 프로 무대에서 한 차례 패배했지만 KO패를 당한 적은 없다.챔피언 경력도 한 줄 더 늘었다. 서려경은 앞서 KBM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과 WBA 여자 미니멈급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여기에 WIBA 미니플라이급 타이틀까지 추가하며 통산 세 번째 벨트를 확보했다. 미니멈급과 미니플라이급은 단체별 명칭에 차이가 있지만 체중 상한은 47.6㎏으로 같다.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장소에 있다. 스위스그랜드호텔은 서려경이 과거 같은 타이틀에 도전했다가 아쉬움을 삼켰던 곳이다. 그는 2024년 3월 일본의 요시카와 리유나와 WIBA 미니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을 치렀지만, 무승부에 그쳐 벨트를 차지하지 못했다.이후 약 2년 7개월 동안 재도전의 기회를 준비한 서려경은 같은 무대로 돌아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당시 경기 이후 이번 대결까지 기록한 성적은 4승 1패 1무다. 승리뿐 아니라 패배와 무승부도 경험한 끝에 다시 맞은 타이틀전에서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서려경은 경기 후 이전 도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던 기억을 돌아봤다. 이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훈련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아쉬움을 남긴 장소가 이번에는 세계 챔피언 등극의 무대로 바뀐 셈이다.시선은 이제 다음 도전으로 향한다. 이번에 서려경이 정상에 오른 WIBA는 프로복싱의 4대 메이저 기구인 WBA·WBC·IBF·WBO와는 별개 단체다. 따라서 WIBA 타이틀 획득과 메이저 기구 세계 챔피언 도전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서려경은 이미 메이저 기구 세계 타이틀전에 나선 경험이 있다. 2025년 1월 일본 도쿄 고라쿠엔홀에서 WBA 미니멈급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패했다. 현재까지 그의 프로 전적에 남아 있는 유일한 패배다.2026년 10월 18일 기준 서려경은 WBA 미니멈급 세계랭킹 2위, WBO 미니플라이급 7위에 올라 있다.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적에 따라 다시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이번 경기를 SBS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중계한 황현철 KBM 대표는 2027년 WBA 아시아 타이틀 1차 방어전이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어에 성공한다면 메이저 기구 세계 정상에 재도전할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의사와 복서라는 두 역할을 이어온 서려경은 이번 승리로 챔피언 경력을 확장했다. 한 차례 놓쳤던 WIBA 벨트를 다시 도전해 차지한 그가 다음 무대에서도 성과를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