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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조희대에 “그만두는 게 낫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둘러싸고 조희대 대법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과 관련해 헌법상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김 대표는 관련 사안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7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의 ‘민티 07’에 출연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거론하며 대법원장으로서 해당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논란이 된 점도 함께 언급했다. 당시 조 대법원장이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국감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는데, 김 대표는 이를 재제청 문제와 연결해 비판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국감 과정에서 업무추진비와 관련한 설명을 해야 했던 상황을 두고 “입장이 난처하고 ‘오마카세 얘기까지 해야 하나’ 하는 민망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 역시 재제청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는 대법원장과 정치권 사이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상황이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헌법상 근거 등을 이유로 재제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김 대표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자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부 일부 강경파에서 김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관련 논의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당내에서 이 문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이 충분히 나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후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후보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당내에서 계속 확대하기보다는 공식적인 청문 절차를 통해 자질과 적격 여부를 살펴보자는 취지다.

 


그는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문제 역시 인사청문회를 통해 충분히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내 인사들이 각자의 의견을 밝힐 기회가 충분히 주어진 만큼 이제는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검증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아시안게임 구기종목 대표 선수들의 병역 혜택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자체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대가 변하고 한국의 국가적 위상도 달라진 만큼 기존 병역 혜택 제도의 대상과 적용 방식 등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병역 혜택을 둘러싼 제도 개편과 관련해 이미 국회의원들이 여러 형태의 법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병역특례 제도를 아예 없애자는 의견부터 특정 종목으로 대상을 제한하자는 방안까지 다양한 입법안이 나온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제도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을 하나로 정하기보다는 의원들이 여러 방안을 검토하도록 맡기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병역 혜택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지, 대상이나 방식을 조정할지 국회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의 발언에 따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제도 개편 문제까지 주요 현안으로 거론되면서 국회 안팎의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 문화정책 대전환…퐁피두 유치 철회하고 라 스칼라 공연 무산

 부산시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사업을 전면 철회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추진했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사실상 취소하기로 했다. 전임 박형준 시장이 추진했던 문화 분야의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백지화되면서 부산시의 문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부산시는 사업의 공공성과 시민 체감도, 재정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으며,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시기도 기존 계획보다 늦추기로 했다.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문화 분야 주요 현안 브리핑’을 열고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와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시민 체감과 공공성, 재정 부담, 행정적 책임 등 네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약 두 달간 숙의 과정을 진행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상징성이나 외부의 명성만을 앞세우기보다 부산의 현실적인 여건과 시민에게 돌아갈 효과를 함께 고려했다는 취지다.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사업은 부산시가 2022년부터 세계적인 미술관을 부산에 유치하겠다며 추진해 온 정책이다.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에 약 1100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건립하고 프랑스 퐁피두 센터의 분관을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세계적인 미술관 브랜드를 활용해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사업이 알려진 이후 막대한 건립 비용과 운영비를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이어졌다.부산시는 정책점검단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과 공공성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이기대공원의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미술관을 건립할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고, 시민을 위한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계획을 최종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북항에 지역 예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추진할 계획이다.재정 부담도 사업 철회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건립에만 시비 약 1100억원이 필요하고, 운영 단계에서도 매년 125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개관 이후 장기간 이어질 운영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재정이 이러한 부담을 지속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장기적인 재정 여건과 사업의 실질적인 효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추진이 중단됐다. 부산시는 당초 2027년 말께 예정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라 스칼라의 오페라 ‘오텔로’를 유치하는 방안을 준비했다.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의 공연을 부산에서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공연 제작과 운영 전반에 관한 경험을 축적해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자체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극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사업 예산은 약 1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부산시는 운영자문단의 검토와 시민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포함한 숙의 과정을 거쳐 사업을 살펴봤다. 시민 여론조사에서는 라 스칼라 공연에 대한 찬성 의견이 75%로 높게 나타났지만, 최종적으로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민들의 기대가 높다는 점만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부산시는 협찬금 모금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공연 제작과 운영 과정에서 부산 지역 예술계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외 유명 극장의 공연을 일회성으로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에 장기적인 성과를 남기기 어렵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시장은 공연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아쉬움과 제안도 향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일정도 변경됐다. 부산시는 당초 2027년 9월로 예정했던 개관을 미루고, 올해 말 건물을 준공한 뒤 2027년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진행하고 2028년 정식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중동전쟁 등의 영향으로 건축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의 준공 이후에도 점검과 시범운영을 거쳐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개관 일정이 늦춰지면서 개관 기념 공연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된 이후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의 초청 공연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재추진 시기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라 스칼라는 2027년 9월 일본과 중국 투어 일정 중 부산에서도 공연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산시가 초청 공연을 백지화하면서 해당 계획도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이번 결정은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의 향후 활동과도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7월 정 감독과 재계약했으며, 정 감독은 2027년부터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 스칼라 공연이 취소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이 연기되면서 부산의 클래식·오페라 사업과 정 감독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조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은 배경에 정 감독의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지역 음악계 관계자는 전쟁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을 공연 취소의 배경으로 설명함으로써 정 감독이 처할 수 있는 난처한 상황을 부산시가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지역 음악계 관계자의 해석으로,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밝힌 취소 사유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음악계에서는 부산시의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충분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오페라가 태생적으로 많은 비용이 드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용만을 기준으로 공연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에서 열릴 상징적인 공연인 만큼 지역의 정체성과 시민의 자부심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익명을 요구한 오페라계 관계자도 공연의 추진 여부를 둘러싼 잘잘못을 따지는 데 그치기보다, 약 10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던 개막 공연이 이후 국내 오페라 발전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공연을 한 차례 선보이는 데 그친다면 지역 예술계에 남는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공연 이후의 발전 방향과 구체적인 청사진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지역사회의 우려를 키웠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부산시는 이번 사업 철회를 계기로 대규모 문화사업의 추진 기준을 재검토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향이다. 퐁피두 센터 분관 대신 북항의 지역 예술인 전시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다만 세계적인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려던 기존 구상이 변경된 만큼, 앞으로 지역 예술계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