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손주영 쉬어도 고우석마저 와르르, LG 8연패

 LG 트윈스의 연패가 길어지는 방식이 심상치 않다. 힘없이 끌려가는 패배가 아니다. 앞서고도 지키지 못하고, 마지막 문턱에서 무너진다. 시즌 내내 승리를 닫아주던 불펜이 정규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순간에 흔들리면서 LG의 3위 경쟁에도 비상이 걸렸다.

 

LG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1회말부터 4점을 뽑으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도 5이닝 2실점으로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경기는 끝까지 LG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4-3으로 앞선 9회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연패는 8경기로 늘어났다.

상대가 KIA였다는 점도 뼈아팠다. 두 팀은 3위 자리를 두고 직접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LG는 안방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줬고, 그 과정에서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단순한 3연패가 아니라 순위 싸움의 흐름을 통째로 넘겨준 시리즈였다.

 

최근 LG의 고민은 분명하다. 경기 막판을 책임져야 할 필승조가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먼저 마무리 손주영이 무너졌다. 손주영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3-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했지만 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세 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끝내기 안타까지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에도 흐름은 나아지지 않았다. 손주영은 지난 3일 KIA전에서도 1이닝 1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4일 경기에서는 3-2로 앞선 8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동점을 허용했고, 9회에도 주자를 내보낸 뒤 내려갔다. LG는 다시 역전패했다. 최근 3경기에서 손주영이 남긴 기록은 2이닝 7실점. 시즌 내내 뒷문을 책임졌던 투수라고 보기 어려운 급격한 난조였다.

 

결국 LG 벤치는 5일 손주영에게 휴식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고우석과 김강률을 활용하고, 손주영과 케네디는 쉬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앞쪽을 버틴 뒤 고우석에게 마지막을 맡기는 것이 LG가 그린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실제로 경기는 한동안 그 구상에 가깝게 흘렀다. LG는 1회부터 대량 득점에 성공했고, 톨허스트가 선발로 버텨줬다. 중간 계투진이 KIA의 추격을 허용해 점수 차는 한 점까지 줄었지만, LG는 8회까지 4-3 리드를 유지했다. 그리고 8회초 2사 2루에서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김호령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이제 아웃카운트 세 개만 남았다.

 

그러나 마지막은 또 LG의 편이 아니었다. 고우석은 9회초 김규성과 박재현을 연속 출루시켰다. 2사까지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김도영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4-3 리드는 4-6 열세로 바뀌었다. 고우석은 1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고우석의 실점은 LG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복귀 이후 거의 흔들리지 않았던 카드였다. 5일 경기 전까지 LG 복귀 후 11경기에서 14⅔이닝을 던지며 3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1을 기록하고 있었다. 손주영이 불안해진 상황에서도 LG가 믿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선택지였다.

 

하지만 최근 고우석에게 걸린 부담도 컸다. 그는 지난 3일 KIA전에서 2⅔이닝 동안 34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루 휴식 후 다시 4아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이번에는 끝내 버티지 못했다. LG로서는 손주영을 아끼기 위해 꺼낸 고우석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문제는 패배가 반복되는 방식이다. LG는 KIA와의 3연전에서 모두 후반 승부를 내줬다. 특히 4일과 5일에는 9회까지 리드를 잡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달 30일 SSG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중요한 경기마다 마지막 이닝에서 승리를 놓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분위기 변화도 극적이다. LG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7연승을 달리며 3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은 8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75승63패1무, 승률 0.543이 됐다. 반면 KIA는 75승61패2무, 승률 0.551로 3위 자리를 지켰고 두 팀의 격차도 벌어졌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한 경기의 무게가 평소보다 훨씬 크다. 특히 순위 경쟁팀과의 맞대결은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런 경기에서 LG는 가장 믿었던 방식으로 앞서고도, 가장 믿었던 투수들이 흔들리며 패했다.

 

LG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연패 탈출이 아니다. 마지막 1~2이닝을 어떻게 버틸 것인지에 대한 답을 다시 찾아야 한다. 손주영은 회복이 필요하고, 고우석에게만 부담을 몰아주기도 어렵다. 가을야구를 앞둔 LG가 가장 익숙했던 강점, 바로 뒷문 안정감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 문화정책 대전환…퐁피두 유치 철회하고 라 스칼라 공연 무산

 부산시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사업을 전면 철회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추진했던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사실상 취소하기로 했다. 전임 박형준 시장이 추진했던 문화 분야의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백지화되면서 부산시의 문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부산시는 사업의 공공성과 시민 체감도, 재정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으며,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시기도 기존 계획보다 늦추기로 했다.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문화 분야 주요 현안 브리핑’을 열고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와 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시민 체감과 공공성, 재정 부담, 행정적 책임 등 네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약 두 달간 숙의 과정을 진행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상징성이나 외부의 명성만을 앞세우기보다 부산의 현실적인 여건과 시민에게 돌아갈 효과를 함께 고려했다는 취지다.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사업은 부산시가 2022년부터 세계적인 미술관을 부산에 유치하겠다며 추진해 온 정책이다.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에 약 1100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건립하고 프랑스 퐁피두 센터의 분관을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세계적인 미술관 브랜드를 활용해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사업이 알려진 이후 막대한 건립 비용과 운영비를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이어졌다.부산시는 정책점검단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과 공공성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이기대공원의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미술관을 건립할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고, 시민을 위한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퐁피두 센터 분관 유치 계획을 최종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북항에 지역 예술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추진할 계획이다.재정 부담도 사업 철회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건립에만 시비 약 1100억원이 필요하고, 운영 단계에서도 매년 125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비용뿐 아니라 개관 이후 장기간 이어질 운영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재정이 이러한 부담을 지속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장기적인 재정 여건과 사업의 실질적인 효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라 스칼라 극장 초청 공연도 추진이 중단됐다. 부산시는 당초 2027년 말께 예정된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라 스칼라의 오페라 ‘오텔로’를 유치하는 방안을 준비했다.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의 공연을 부산에서 선보이는 것뿐 아니라, 공연 제작과 운영 전반에 관한 경험을 축적해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자체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극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사업 예산은 약 100억원 규모로 예상됐다.부산시는 운영자문단의 검토와 시민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포함한 숙의 과정을 거쳐 사업을 살펴봤다. 시민 여론조사에서는 라 스칼라 공연에 대한 찬성 의견이 75%로 높게 나타났지만, 최종적으로는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민들의 기대가 높다는 점만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부산시는 협찬금 모금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공연 제작과 운영 과정에서 부산 지역 예술계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외 유명 극장의 공연을 일회성으로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에 장기적인 성과를 남기기 어렵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시장은 공연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아쉬움과 제안도 향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일정도 변경됐다. 부산시는 당초 2027년 9월로 예정했던 개관을 미루고, 올해 말 건물을 준공한 뒤 2027년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진행하고 2028년 정식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중동전쟁 등의 영향으로 건축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의 준공 이후에도 점검과 시범운영을 거쳐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개관 일정이 늦춰지면서 개관 기념 공연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 운영이 안정된 이후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의 초청 공연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재추진 시기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라 스칼라는 2027년 9월 일본과 중국 투어 일정 중 부산에서도 공연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산시가 초청 공연을 백지화하면서 해당 계획도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이번 결정은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의 향후 활동과도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7월 정 감독과 재계약했으며, 정 감독은 2027년부터 라 스칼라의 예술감독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 스칼라 공연이 취소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이 연기되면서 부산의 클래식·오페라 사업과 정 감독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조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의 정식 개관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은 배경에 정 감독의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지역 음악계 관계자는 전쟁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을 공연 취소의 배경으로 설명함으로써 정 감독이 처할 수 있는 난처한 상황을 부산시가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지역 음악계 관계자의 해석으로, 부산시가 공식적으로 밝힌 취소 사유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음악계에서는 부산시의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충분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오페라가 태생적으로 많은 비용이 드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비용만을 기준으로 공연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에서 열릴 상징적인 공연인 만큼 지역의 정체성과 시민의 자부심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익명을 요구한 오페라계 관계자도 공연의 추진 여부를 둘러싼 잘잘못을 따지는 데 그치기보다, 약 10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던 개막 공연이 이후 국내 오페라 발전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검토하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공연을 한 차례 선보이는 데 그친다면 지역 예술계에 남는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공연 이후의 발전 방향과 구체적인 청사진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지역사회의 우려를 키웠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부산시는 이번 사업 철회를 계기로 대규모 문화사업의 추진 기준을 재검토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향이다. 퐁피두 센터 분관 대신 북항의 지역 예술인 전시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다만 세계적인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려던 기존 구상이 변경된 만큼, 앞으로 지역 예술계의 참여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