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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만명 다녀간 “꽃보다 누나” 크로아티아, 이제는 ‘오래 머물기’


크로아티아가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많이 보는 여행’보다 ‘오래 머무는 여행’을 강조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짧은 시간에 둘러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 지역에 머물며 음식과 사람,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르코 유르치치 크로아티아관광청 서울사무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크로아티아의 여행 문화를 설명하며 ‘포말로(Pomalo)’와 ‘피야카(Fjaka)’를 소개했다. 모두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현지의 분위기를 담은 표현이다.

 

유르치치 소장은 한국인이라면 처음에는 이런 느린 여행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산업이 단순히 관광객을 늘리는 사업에 그치지 않고 노동시장과 이민, 투자, 지역개발 등 크로아티아 경제 전반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관광산업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개발과 보존의 균형이다. 글로벌 호텔을 유치하는 동시에 자연과 경관을 지키고,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와 음식점도 보호해야 지속 가능한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도 훌륭하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다며 지역 고유의 음식과 문화가 관광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크로아티아 관광 관계에서 2013년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힌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가 크로아티아를 소개하면서 한국인 사이에서 새로운 유럽 여행지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방송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었고 자그레브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호텔도 등장했다.

 


하지만 유르치치 소장은 과거의 성공이 현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새로운 여행지가 콘텐츠를 통해 빠르게 주목받는 만큼 관심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속도도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이 유튜브와 OTT, 크리에이터 협업 등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시장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2017년에는 약 45만명의 한국인이 크로아티아를 찾았다. 이후 코로나19로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유르치치 소장은 당시 상황을 ‘리셋 버튼이 눌린 것 같다’고 표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단체여행객이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숙박 가운데 개별여행객 비중은 약 52%까지 올라왔다.

 

관광청이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평균 체류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인의 크로아티아 평균 체류기간은 약 이틀로,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플리트비체, 자그레브 등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는 여행이 여전히 많다.

 

이에 따라 크로아티아는 와인과 음식, 섬과 소도시 등 다양한 지역의 매력을 알리며 여행객이 한곳에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크로아티아가 겪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두브로브니크 등 일부 유명 관광지에는 크루즈선을 이용한 당일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혼잡이 발생했다.
관광객 수는 많지만 지역경제에 돌아가는 효과는 제한적이고, 과도한 혼잡이 장기 체류 여행객을 오히려 줄이는 문제도 나타났다.

 

유르치치 소장은 이미 관광객이 넘치는 지역에서는 숫자보다 관광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즈선과 구도심 이용을 관리하고 관광 수요를 다른 지역과 계절로 분산하는 방향으로 정책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은 이런 전략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의 봄 연휴와 추석 등 주요 여행 시기가 크로아티아의 여름 성수기와 완전히 겹치지 않아 상대적으로 비수기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도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를 피해 크로아티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르치치 소장은 관광을 산업인 동시에 문화와 외교의 영역으로 바라봤다.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직접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면 기존의 선입견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가 제시한 크로아티아 관광의 방향은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관광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한 지역을 깊이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한국 관광객에게 보여주려는 새로운 여행의 모습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태형, 성적표는 ‘777’인데 재계약설은 솔솔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종료 후 관심이 김태형 감독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세 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재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동행을 이어갈 명분이 충분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롯데는 2026시즌을 64승 3무 77패, 승률 0.454로 마쳤다. 최종 순위는 7위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끊긴 가을야구의 명맥은 올해도 이어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9년 연속으로 늘었다.2023년 10월 롯데와 3년 총액 24억 원에 계약한 김 감독에게 기대했던 역할은 분명했다. 두산 베어스를 이끌며 쌓은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임 이후 순위는 세 시즌 연속 7위에 머물렀다.김 감독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계약 기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자, 결과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주목한다. 당장의 순위와 별개로 팀의 미래를 준비한 부분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육성 성과를 인정하는 것과 이를 재계약의 근거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특히 과거 롯데 감독들에게 적용했던 기준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세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재계약하지 못했다. 조원우 전 감독 역시 2017년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7위로 떨어진 뒤 팀을 떠났다.과거에는 가을야구 진출 경험이 있어도 성적 하락에 책임을 물었다. 이번에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구단은 그 차이를 설명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김 감독의 롯데 재임 세 시즌 통산 성적은 196승 13무 223패, 승률 0.468이다. 직전 사령탑 래리 서튼 전 감독의 재임 기간 승률인 0.47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수 구성과 시즌별 여건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성적만으로 재계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수치다.결국 핵심은 육성의 실체와 향후 경쟁력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넘어, 어떤 부분에서 성장이 있었고 그것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만으로는 반복된 하위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어렵다.최종 결정권은 롯데 구단에 있다. 다만 동행을 선택한다면 지난 세 시즌의 부진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롯데에 필요한 것은 재계약 여부에 대한 결론만이 아니다. 오랜 시간 가을야구를 기다려온 팬들이 납득할 평가 기준과 반등 계획이다. 재계약의 명분 역시 과거의 우승 경력이나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앞으로 팀을 달라지게 할 근거에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