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처음엔 ‘가갸날’이었다…한글날 100주년 특별전 개막

 한글날의 처음 이름은 ‘가갸날’이었다. 한글을 배울 때 “가갸거겨”를 따라 읽던 방식에서 따온 이름이다. 1926년 11월,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기념해 열린 첫 행사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우리 말글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에서 출발했다.

 

그로부터 100년. 한글날이 걸어온 시간을 되짚는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함께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 특별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2일부터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주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한글날과 한글문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 116건, 121점이 모였다. 전시는 1446년 훈민정음 반포에서 출발해 1926년 ‘가갸날’ 제정,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활동, 광복 이후 한글날의 법적 지위 변화까지 한글이 걸어온 길을 따라간다.

 

훈민정음은 세종이 창제한 문자이자, 백성이 자신의 뜻을 쉽게 적을 수 있도록 만든 소통의 도구였다. 이후 한글은 민족의 생각과 생활을 담는 그릇이 됐고,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정체성을 지키는 상징이 됐다. 전시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한글날은 단순한 문자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역사라는 것이다.

전시장에서는 ‘가갸날’이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고, 음력 9월 29일을 기준으로 삼던 기념일이 현재의 10월 9일로 정착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훈민정음 반포 480년을 기념하자고 제안한 광고, 1934년 잡지 ‘한글’에 실린 한글날 유래와 날짜 변경 관련 자료 등이 공개된다.

 

한글날의 법적 지위 변화도 다뤄진다. 한글날은 1949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이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후 2005년 국경일로 격상됐고, 2012년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전시는 이 과정을 통해 한글날이 시대마다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보여준다.

 

우리 말글을 지켜낸 학자들의 노력도 중요한 축이다. 주시경과 제자들이 국어사전 편찬을 위해 작성한 ‘말모이’ 원고 복제본, 조선어학회 기관지 ‘한글’ 창간호 등이 전시된다. 특히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한글 운동의 고난과 성취를 함께 보여주는 자료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가 1929년부터 1942년까지 작성한 우리말 사전 원고의 최종 수정본이다. 일제의 조선어학회 탄압 과정에서 압수돼 한때 행방을 알 수 없었지만, 광복 직후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됐다. 이 원고가 되찾아지면서 우리말 사전 편찬과 말글 보존 작업이 다시 이어질 수 있었다.

 

귀한 자료들도 대거 공개된다. ‘한글’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 초기 문헌인 ‘한글모 죽보기’,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가 조선어강습원 중등 과정을 마친 뒤 받은 증서, 17세기 간행으로 추정되는 ‘훈몽자회’ 등이 관람객을 만난다.

 

19세기 한글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한글 음절표 관련 자료도 한자리에 모였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음절표와 음절표를 찍어냈던 목판 등이 함께 전시된다. 한글 음절 배열을 활용해 직업, 이사, 시험 등의 운수를 점쳐보는 책도 소개돼 당시 한글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보여준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를 ‘한글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기념 행사를 마련한다. 10월 7일에는 한글점자 체계인 ‘훈맹정음’ 반포 100돌을 기념하는 전시도 열린다. 훈맹정음은 송암 박두성이 조선어점자연구회 활동을 통해 1926년 완성한 한글 점자 체계다.

 

6일부터 8일까지는 광화문에서 ‘한글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한글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과 콘텐츠를 전시·판매하는 산업전도 함께 진행된다.

 

임성환 국립한글박물관장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많은 이들이 한글의 가치와 우수성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진다.

 

공소취소 의혹부터 연어 술파티까지…국감 공방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공소청으로 조직이 전환된 이후 열린 수도권 공소청 국정감사에서는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섰다.박 청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서울·수원광역공소청 등 수도권 공소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했느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법무부나 공소청 본청과 공소취소 관련 의견을 주고받거나 자료를 제출하는 등 별도의 협의를 진행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최근 법무부 산하 진상조사단이 주요 사건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을 두고 공소취소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관련 문제를 지적하자 박 청장은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검사들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받은 상태이지만 자신은 해당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재임 중 공소취소를 지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개별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청장의 답변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하거나 관련 협의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감에서는 검찰에서 공소청으로 조직이 바뀌면서 수사권이 전면 폐지된 상황에 대한 현직 기관장의 소회도 나왔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수사 기능이 사라진 공소청의 첫 국감을 맞은 심경을 묻자 박 청장은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중대한 범죄를 척결하는 기능뿐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지고 기관 명칭마저 공소청으로 바뀐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이날 국감의 또 다른 쟁점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 검사들에 대한 진상조사였다. 해당 의혹은 수사 과정에서 외부 음식과 술이 반입됐는지, 피의자 진술을 회유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져 온 사안이다.김봉현 수원지방공소청장은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의에 진술을 회유하려는 내용의 녹음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사이의 통화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서는 외부 음식이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으며 술이 반입된 정황도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다만 김 청장은 이를 근거로 향후 공소취소를 요청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이화영 전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