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0여종 암 잡는다”…FDA 심사에 주가 폭등


다중 암 조기진단 검사 ‘갤러리’를 개발한 미국 암 진단기업 그레일의 주가가 하루 만에 34%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갤러리의 분석 성능과 임상시험 등에 대해 별다른 우려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레일에 투자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도 투자 수익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그레일은 21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3.56% 오른 10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23일 예정된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앞두고 FDA가 공개한 심사자료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료에 따르면 FDA 심사관들은 갤러리의 분석 성능과 임상시험 설계, 주요 안전성 분석 등에 대해 특별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

 

FDA 심사의 주요 쟁점도 검사 결과 자체의 안전성과 정확성보다는 갤러리를 ‘조기진단 검사’로 볼 수 있는지, 암 종류별 성능 차이를 제품 설명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FDA가 갤러리의 핵심적인 성능과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레일은 혈액 속에 존재하는 수억 개의 DNA 조각 가운데 암과 관련된 미세한 DNA 조각을 선별한 뒤 인공지능(AI) 기반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암의 존재 여부와 발생 위치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갤러리는 한 번의 혈액검사로 50여종의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검사다. 기존처럼 암 종류별로 각각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과 달리 한 번의 검사로 여러 암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갤러리는 현재 FDA의 품목 승인을 받기 전부터 판매돼 왔다. 검사 비용은 한 건당 949달러로 약 137만원에 달하며, 대부분의 보험사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품목으로 분류하고 있어 이용자가 검사비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그레일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1억3680만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FDA의 정식 허가가 이뤄질 경우 병원을 통한 보급이 확대되고 보험 적용에도 유리해질 수 있어 시장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도 그레일에 투자한 주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지난 6월 25일 그레일 주식 157만308주를 주당 70.05달러에 매입하며 총 1억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레일 주가가 이번 FDA 심사자료 공개 이후 급등하면서 삼성의 투자 지분 가치도 크게 올랐다. 투자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약 3개월 만에 평가이익이 약 595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삼성물산은 그레일과 협력해 갤러리를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그레일이 보유한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갤럭시 기기 생태계와 결합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DA 자문위원회의 판단과 이후 정식 허가 여부에 따라 갤러리의 사업 확대 가능성도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정식 허가가 이뤄질 경우 현재 높은 검사 비용과 제한적인 유통 경로가 시장 확대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온 만큼, 그레일의 사업 모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출 여력 다 썼다”…5대 은행 가계대출 벌써 연간 목표 초과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계속 증가하면서 올해 연간 증가 목표치를 또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은행에 새롭게 주어진 대출 여력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은행들의 대출 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652조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44조970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7조2918억원 늘어난 규모다.문제는 이미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협의해 정한 올해 연간 증가 목표치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이 지난달 말 새롭게 설정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약 7조1100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증가액은 이를 약 2000억원 웃돌았다.지난달 총량 규제 완화로 은행권에 약 2조7800억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겼지만 이마저도 빠르게 소진됐다.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새로 확보한 대출 한도를 사실상 모두 사용한 셈이다.은행별 상황도 비슷하다. 5대 은행 가운데 2곳은 이미 올해 연간 목표치를 큰 폭으로 초과했다. 나머지 은행 가운데 2곳도 목표치에 가까워진 것으로 나타나 은행권 전반에서 가계대출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다만 정책성 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정책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781조5082억원으로, 8월 말의 782조1192억원보다 6110억원 줄었다.전체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겉으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정책대출을 제외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은행 자체적으로 취급하는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은행권에서는 정책대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보금자리론의 자산 유동화를 꼽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들어 정책대출 중 하나인 보금자리론의 자산 유동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은행이 취급한 보금자리론이 일정 규모 이상 쌓이면 주택금융공사 계정으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 장부상 정책대출 잔액이 줄어든다는 것이다.결국 정책대출을 제외한 은행 자체 가계대출은 계속 늘고 있어 은행들의 총량 관리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미 한 차례 연간 목표치를 늘려준 만큼 은행들이 연말까지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총량 목표치를 한 차례 확대해준 상황에서 은행들도 연말까지 이를 무조건 지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은행별 대출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때문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은행들이 연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신규 대출 취급 속도를 조절할 경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다만 대출이 무조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대출 등을 은행별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만큼 실수요자들이 받는 일부 대출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변수다. 통상 연말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 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총량 관리 부담이 현재보다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목표치를 초과한 대출 잔액에는 집단대출도 일부 포함돼 있다”며 “실수요 대출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결국 올해 연말까지 은행권 가계대출 시장은 총량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간 목표치를 넘어선 은행들이 추가 대출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금융당국이 실수요자 대출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유연하게 대응할지가 향후 대출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