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서울 버스 파업 피했지만…통상임금은 또 못 풀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 협상을 타결하면서 예고됐던 파업은 피하게 됐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임금 인상에는 합의했지만 노사 간 핵심 갈등은 그대로 남은 셈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5일 오후 2시부터 약 12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간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예정했던 파업을 철회했다.

 

이번 협상에서 노사는 2026년 임금을 3.2%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는 끝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 시간을 209시간으로 정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하루 8시간씩 월 22일 근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76시간이 아니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가능성이 커지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우선 기본급 인상률이라도 합의하자는 취지의 조정안을 제시했다. 노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파업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막았다.

 

하지만 통상임금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다. 실제로 서울 버스 노사는 지난 1월에도 통상임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채 기본급을 2.9% 인상하는 데만 합의했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임금 인상 문제를 먼저 매듭지으면서 통상임금 논의는 뒤로 미뤄졌다.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은 뚜렷하게 갈린다. 노조는 하루 8시간 근무에 월 22일을 적용한 176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사측은 서울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9시간 또는 230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준 시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통상임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양측의 주장이 쉽게 좁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협상에서 파업은 일단 피했지만,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올해 말까지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 결과가 잇따라 나올 예정이라는 점도 변수다.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마다 노사가 이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거나, 한쪽이 결과에 반발해 항소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합의는 당장 서울 시내버스 운행 차질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통상임금이라는 핵심 현안까지 해결한 것은 아니다.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176시간과 209시간, 230시간의 대립이 남아 있는 만큼 내년도 시내버스 임금 협상에서도 이 문제가 다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화, 류지현에게 해법 맡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제15대 감독으로 류지현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13일 류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류지현 감독이 한화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류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모두 LG 트윈스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LG 사령탑을 맡았던 2021년과 2022년에는 팀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고,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성과를 남겼다.한화는 류 감독의 경험과 운영 철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리빌딩과 성적 도약 사이에서 굴곡을 겪었다. 2025시즌에는 김경문 전 감독 체제에서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올해는 투수진 붕괴 속에 57승83패4무,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홈런 1위, 팀 득점 2위에 오를 만큼 공격력은 있었지만 마운드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류 감독의 과제도 분명하다. 한화는 젊은 야수진과 장타력을 갖춘 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과 불펜의 안정감 회복이 시급하다. 단기 반등을 넘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마운드 재건, 유망주 성장, 베테랑 활용의 균형이 필요하다. 국가대표팀에서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묶어낸 경험이 한화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계약을 마친 류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의 감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고의 팬들과 함께 승리를 쌓아가며 강팀으로 나아가겠다. 구단의 비전인 명문 구단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프런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손혁 전 단장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단장직에는 석장현 전 경영지원실장이 내정됐다. 석 신임 단장은 2003년 한화에 입사해 스카우트, 홍보, 운영, 전략, 경영지원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한화 직원 출신이 단장에 오르는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현장과 프런트,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류 감독과의 호흡이 기대된다.한화는 앞서 김경문 전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전 감독은 2024년 6월 부임해 첫해 8위에 그쳤지만, 2025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2위로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으며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긴 침체를 겪던 한화에 가을야구의 기억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올해 한화는 기대와 달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타선은 리그 정상급 생산력을 보였지만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시즌 종료와 함께 감독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변화가 이어졌다.김경문 전 감독은 퇴임하며 “한화에서 1000승도 달성했고 구단에 감사하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어디서든 들리던 ‘최강 한화’ 응원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이제 한화는 류지현 감독 체제로 다시 출발선에 선다. 김경문 체제가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류지현 체제의 임무는 그 가능성을 꾸준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뜨거운 팬심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화가 다시 상위권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새 사령탑의 첫 시즌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