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이비 브로드웨이 찍고 귀환 ‘시카고’ 12월 개막

뮤지컬 ‘시카고’가 올겨울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26년간 관객과 만나온 이 작품은 이번 시즌 새 배우들의 합류와 기존 배우들의 귀환으로 또 한 번 변화를 예고했다.

 

‘시카고’는 오는 12월 5일부터 2027년 3월 14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시즌에는 오디션을 거쳐 린아, 김수하, 에녹이 새롭게 합류했다. 린아는 벨마 켈리 역을, 김수하는 록시 하트 역을, 에녹은 빌리 플린 역을 맡는다.

 

이들과 함께 오랜 기간 ‘시카고’ 무대를 지켜온 배우들도 다시 관객을 만난다. 최정원, 윤공주, 아이비, 티파니 영, 박건형, 김영주, 김경선, 차정현 등이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익숙한 배우들이 작품의 중심을 잡고, 새 얼굴들이 새로운 에너지를 더하는 구도다.

이번 캐스팅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 중 한 명은 린아다. 그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뮤지컬 ‘시카고’에 함께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고 영광”이라며 “저에게는 또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벨마 켈리는 강렬한 존재감과 음악적 리듬감, 무대 장악력이 필요한 역할로 꼽힌다.

 

아이비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지난 8월 17일 미국 브로드웨이 ‘시카고’ 첫 공연을 마치며 브로드웨이 ‘시카고’에서 주역으로 공연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 한국 ‘시카고’ 무대에서 약 600회에 달하는 경력을 쌓은 데 이어 브로드웨이 무대까지 경험한 만큼, 이번 한국 공연에서 어떤 깊이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시카고’는 국내에서도 이미 흥행성을 입증한 작품이다.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26년 동안 1729회 공연됐으며, 누적 관객은 180만여 명에 이른다. 2024년 시즌에는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하며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줬다.

 

작품의 출발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밥 파시에 의해 처음 공연된 ‘시카고’는 1996년 월터 바비 연출, 앤 레인킹 안무로 리바이벌되며 세계적인 장기 흥행작이 됐다. 이후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그래미상, 올리비에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55개 부문 이상을 수상했다.

세계 무대에서의 기록도 화려하다. ‘시카고’는 현재 전 세계 뮤지컬 역사상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미국 뮤지컬로 꼽힌다. 지금까지 38개국 525개 이상 도시에서 3만6000회 이상 공연됐고, 35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작품을 관람했다.

 

‘시카고’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화려한 장치보다 배우의 움직임과 음악, 조명, 리듬에 집중하는 독특한 무대 언어에 있다. 범죄와 명성, 미디어를 둘러싼 날카로운 풍자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에 재즈 선율과 절제된 안무, 배우들의 개성이 더해지며 매 시즌 다른 매력을 만들어낸다.

 

올겨울 돌아오는 ‘시카고’는 한국 공연 26년의 내공과 새 캐스팅의 신선함이 만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린아, 김수하, 에녹의 합류가 작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또 최정원·윤공주·아이비 등 기존 배우들이 어떤 완성도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DMZ 지뢰 현장, 결국 로봇 대신 사람이 들어갔다

지난 9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이 무인 지뢰탐지·제거 로봇을 투입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사람 키보다 높은 수풀이 많아 로봇의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3차례 이상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만들면서 현장 상황에 따라 1m를 전진하는 데 수시간이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 방안을 협의하면서 조사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사전 테스트도 진행했다.그러나 합참 주도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확인됐다. 사고 현장 주변에 사람 키 높이의 수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어 로봇이 수색로를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군 지휘부는 로봇을 투입할 경우 오히려 현장 접근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조사요원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 진입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군 관계자는 사고 지점 주변에 추가로 매설된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뢰를 확인하고 제거하면서 안전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인 로봇이 폭발물 탐지와 제거에는 활용될 수 있지만, 이번처럼 DMZ 내 통로를 개척하는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군 지휘부의 판단이었다.수작업으로 현장에 접근하면서 폭발물처리반 요원들은 약 40㎏에 달하는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임무에 나섰다. 휴대용 지뢰탐지기를 직접 사용해 지뢰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당시 사용된 장비는 신형 지뢰탐지기 ‘PRS-20K’다. 이 장비는 2022년 11월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순차적으로 전력화됐다. 기존 ‘PRS-17K’와 달리 북한의 함지뢰와 같은 비금속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1990년대 후반 도입된 PRS-17K는 20년 넘게 운용되면서 노후화된 상태다. 이에 비해 PRS-20K는 비금속지뢰 탐지 능력을 갖춰 다양한 지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우리 군은 무인으로 폭발물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KR1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도 운용하고 있다. 장병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폭발물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방식이다.KR1은 금속 지뢰뿐 아니라 비금속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으며, 90% 이상의 정밀도로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25사단은 현재 2대를 보유하고 있다.이 로봇은 좁은 실내 공간이나 계단 등 복잡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며 위험 지역 정찰과 지하 시설물 탐색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육군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은 또 다른 무인 지뢰제거 장비인 ‘MV4’도 운용한다. MV4는 국내 최초의 무인·원격화 지뢰제거 장비로, 시간당 최대 2200㎡의 지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다만 이번 DMZ 사고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무인 장비의 성능만으로는 현장 접근로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뢰 자체를 탐지·제거하는 능력과 울창한 수풀을 헤치며 통로를 만드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결국 군은 현장 지형과 추가 지뢰 위험, 조사요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직접 진입로를 개척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인 장비를 활용한 안전한 현장조사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폭발물 탐지·제거 능력뿐 아니라 DMZ의 복잡한 지형과 식생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성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