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보 성덕대왕신종을 소리로 만난다

국보 성덕대왕신종, 흔히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문화유산의 소리를 주제로 한 공연이 관객을 찾아간다. 전시실에서 바라보는 유물이 아닌, 음악과 무대 예술을 통해 ‘듣고 느끼는 문화유산’으로 성덕대왕신종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기획공연 ‘소리: 성덕대왕 신종’을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성덕대왕신종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울림을 현대 공연예술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대는 모두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2’는 신종의 탄생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꾸며진다. 이 무대에는 생황 연주자 한지수가 참여해 생황 특유의 부드럽고 신비로운 음색으로 종이 만들어지는 순간과 시작의 의미를 표현한다. 이어지는 2부 ‘64㎐’는 성덕대왕신종의 깊은 공명과 울림을 다룬다. 양금 연주자 윤은화가 무대에 올라 섬세하면서도 맑은 음색으로 종소리가 지닌 진동과 여운을 음악적으로 확장한다.

 

마지막 3부 ‘771년’은 성덕대왕신종에 담긴 염원과 시간을 주제로 한다.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서도 밴드가 참여해 천 년 가까운 세월을 지나온 신종의 이야기를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각 장은 서로 다른 악기와 음악적 색채를 통해 하나의 문화유산이 가진 탄생, 울림, 기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박물관 문화유산과 공연예술을 결합한 시도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관객들은 성덕대왕신종을 단순한 유물로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사람들의 바람을 소리와 무대 이미지로 경험하게 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이번 무대를 통해 문화유산이 현재의 관객과 감각적으로 만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티켓은 14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관람권 가격은 귀빈석 7만원, 최고급석 6만원, 고급석 4만원이다.

 

조용경 예술감독은 “박물관에서 눈으로 접하던 문화유산을 소리로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성덕대왕신종이 품어온 시간과 염원이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역시 문화유산과 공연예술의 만남을 통해 관객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자 한다며,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이 오늘의 일상에 깊은 여운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계최강’ 韓 여자양궁 무너졌다

 ‘금메달 보증수표’로 불리던 한국 여자 리커브 양궁이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했다.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단체전 정상 자리를 이번에는 인도에 내줬다.이윤지, 오예진, 강채영으로 꾸려진 한국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2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5로 졌다. 한국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목표로 했던 아시안게임 8연패는 이루지 못했다.한국 여자 리커브 단체전은 아시안게임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다.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22년 항저우 대회까지 7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결승 진출까지는 순조로웠다.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마지막 관문에 올랐지만, 결승 상대 인도는 만만치 않았다.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흘렀다. 1세트에서 한국은 첫 주자 이윤지가 7점을 쏘며 흔들리는 출발을 했다. 하지만 강채영과 오예진이 10점과 9점을 기록하며 곧바로 추격했다. 한국은 후반 3발에서 점수를 보태 54점으로 세트를 마쳤고, 인도 역시 54점에 그치면서 양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2세트에서도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한국은 56점으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냈지만, 인도 역시 같은 점수로 맞불을 놨다. 두 세트 연속 무승부가 나오면서 세트스코어는 2-2가 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지 못한 채 승부가 후반으로 넘어간 셈이었다.결정적인 장면은 3세트에서 나왔다. 한국은 이윤지가 연달아 8점을 기록했고, 강채영과 오예진도 모두 8점에 머물렀다. 팀 합계는 51점. 반면 인도는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세트를 따냈다. 이 세트 결과로 인도가 세트스코어 4-2로 앞서가면서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마지막 4세트에서 한국은 반드시 승점 2점을 따내야 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도 반전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53점을 기록했고, 인도도 같은 53점을 쏘며 무승부를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이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면서 최종 세트스코어는 3-5가 됐다. 인도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한국의 8연패 도전도 막을 내렸다.이번 결과로 한국 여자 리커브 단체전의 아시안게임 연속 금메달 기록은 7회에서 멈췄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한국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결승전이었다. 반면 인도는 한국을 상대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