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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악재도 문제없다…韓농구, 일본에 17점 차 완승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일본 안방에서 100점 고지를 밟으며 한일전을 완승으로 장식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과 경기 중반 퇴장 악재까지 이겨내며 거둔 값진 승리였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아이치 국제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일본을 100-83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마쳤다. 한국은 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82-66으로 제압한 데 이어 11일 인도네시아를 102-48로 대파했다. 여기에 난적 일본까지 잡아내며 A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지난달 원정 평가전에서 일본에 연패를 당했던 아쉬움도 이번 본무대 승리로 씻어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팽팽했다. 한국은 1쿼터를 19-17로 앞서며 출발했지만, 일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일본은 주축 일부가 빠진 상황에서도 알렉스 커크, 하퍼, 야마자키 등을 앞세워 골밑과 외곽에서 균형을 맞췄다. 한국은 2쿼터 중반 이후 일본의 외곽포를 연이어 허용하며 흐름을 내줬고, 전반을 40-42로 뒤진 채 마쳤다.

가장 큰 고비는 3쿼터에 찾아왔다. 치열한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3쿼터 중반, 이우석이 골밑 경합 과정에서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받은 데 이어 테크니컬 파울까지 연달아 받아 퇴장당했다. 접전 상황에서 주축 자원이 빠지는 악재였고, 분위기가 일본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62-63으로 뒤지던 3쿼터 막판 날카로운 돌파로 득점을 올리고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역전 3점포를 꽂아 넣었고, 다시 한 번 외곽포를 터뜨리며 일본 수비를 무너뜨렸다. 종료 직전까지 공격을 주도한 이정현의 활약 속에 한국은 3쿼터에만 31점을 몰아쳤고, 71-66으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에 들어갔다.

 

4쿼터는 한국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기 후반 집중력 저하도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유기상의 3점슛이 림을 갈랐고, 이현중도 연속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한국은 수비에서도 일본의 추격 흐름을 끊어내며 차근차근 점수 차를 벌렸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이현중의 자유투로 93-81을 만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침표는 문유현이 찍었다. 경기 종료 직전 문유현이 3점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한국은 정확히 100점 고지를 밟았다. 적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100점을 채우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최종 점수는 100-83, 한국의 17점 차 완승이었다.

이날 한국의 중심에는 이정현이 있었다. 이정현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장재석은 18점 8리바운드로 골밑에서 버팀목 역할을 했고, 이현중도 16점 7어시스트를 올리며 공격 전개와 득점에서 모두 존재감을 보였다.

 

한국은 일본의 홈 관중 응원, 전반 열세, 3쿼터 퇴장 변수까지 모두 이겨내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기세를 끌어올린 마줄스호는 오는 16일 열리는 8강전에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DMZ 지뢰 현장, 결국 로봇 대신 사람이 들어갔다

지난 9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이 무인 지뢰탐지·제거 로봇을 투입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사람 키보다 높은 수풀이 많아 로봇의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3차례 이상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만들면서 현장 상황에 따라 1m를 전진하는 데 수시간이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 방안을 협의하면서 조사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사전 테스트도 진행했다.그러나 합참 주도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확인됐다. 사고 현장 주변에 사람 키 높이의 수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어 로봇이 수색로를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군 지휘부는 로봇을 투입할 경우 오히려 현장 접근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조사요원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 진입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군 관계자는 사고 지점 주변에 추가로 매설된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뢰를 확인하고 제거하면서 안전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인 로봇이 폭발물 탐지와 제거에는 활용될 수 있지만, 이번처럼 DMZ 내 통로를 개척하는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군 지휘부의 판단이었다.수작업으로 현장에 접근하면서 폭발물처리반 요원들은 약 40㎏에 달하는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임무에 나섰다. 휴대용 지뢰탐지기를 직접 사용해 지뢰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당시 사용된 장비는 신형 지뢰탐지기 ‘PRS-20K’다. 이 장비는 2022년 11월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순차적으로 전력화됐다. 기존 ‘PRS-17K’와 달리 북한의 함지뢰와 같은 비금속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1990년대 후반 도입된 PRS-17K는 20년 넘게 운용되면서 노후화된 상태다. 이에 비해 PRS-20K는 비금속지뢰 탐지 능력을 갖춰 다양한 지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우리 군은 무인으로 폭발물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KR1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도 운용하고 있다. 장병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폭발물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방식이다.KR1은 금속 지뢰뿐 아니라 비금속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으며, 90% 이상의 정밀도로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25사단은 현재 2대를 보유하고 있다.이 로봇은 좁은 실내 공간이나 계단 등 복잡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며 위험 지역 정찰과 지하 시설물 탐색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육군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은 또 다른 무인 지뢰제거 장비인 ‘MV4’도 운용한다. MV4는 국내 최초의 무인·원격화 지뢰제거 장비로, 시간당 최대 2200㎡의 지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다만 이번 DMZ 사고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무인 장비의 성능만으로는 현장 접근로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뢰 자체를 탐지·제거하는 능력과 울창한 수풀을 헤치며 통로를 만드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결국 군은 현장 지형과 추가 지뢰 위험, 조사요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직접 진입로를 개척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인 장비를 활용한 안전한 현장조사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폭발물 탐지·제거 능력뿐 아니라 DMZ의 복잡한 지형과 식생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성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