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화장실 위 다비드상? 독산역에 등장한 ‘씻는 조각’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독산역 화장실에서 이상한 조각상을 봤다”는 취지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남성 인체 조각을 연상시키는 흰색 대형 조형물이 세면대 주변에 설치돼 있었다. 흔히 미술관이나 광장에서 볼 법한 모습의 조각상이 지하철역 화장실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용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처음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조형물의 용도를 두고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장식물인지, 전시 작품인지, 혹은 누군가 임의로 가져다 놓은 물건인지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 조형물의 실제 정체는 ‘비누’였다.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시민들이 손을 씻으며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공예술 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금천예술공장과 아트센터예술의시간이 함께 기획한 ‘화장실 프로젝트: 익명의 손들, 유물이 된 일상’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프로젝트에는 신미경 작가가 참여했다. 신 작가는 비누를 재료로 고전 조각이나 문화재 형식을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독산역을 비롯해 금천뮤지컬센터 등 금천구 내 화장실 총 4곳에 놓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작품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을 통해 변화시키는 데 있다. 시민들이 손을 씻으며 비누 조각상을 만지고 사용하면 표면은 조금씩 닳고 형태도 변한다. 기획 측은 이 과정을 약 1년간 기록하며, 일상적 행위가 예술 작품에 남기는 흔적을 관찰할 예정이다.

 

화장실은 누구나 오가지만, 대개 예술을 감상하는 장소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공간에 작품을 들여놓고, 시민의 손길을 작품 일부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술관의 전시실처럼 조용히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씻고 만지고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행동이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작품을 본 시민과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화장실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니 신선하다”, “비누가 조각상이라는 발상이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누가 가져가면 어떻게 하느냐”, “사용하다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 “작품인지 몰라서 당황할 것 같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다만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나며 닳고 변형되는 과정을 전제로 한 작업이다. 일반적인 조각처럼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익명의 시민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일상의 물건이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이 있다.

 

독산역 화장실의 비누 조각상은 평범한 공간에 놓인 낯선 예술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어떻게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준다. 손을 씻는 짧은 순간조차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공공예술의 색다른 가능성을 던지고 있다.

 

공소취소 의혹부터 연어 술파티까지…국감 공방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공소청으로 조직이 전환된 이후 열린 수도권 공소청 국정감사에서는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섰다.박 청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서울·수원광역공소청 등 수도권 공소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했느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법무부나 공소청 본청과 공소취소 관련 의견을 주고받거나 자료를 제출하는 등 별도의 협의를 진행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최근 법무부 산하 진상조사단이 주요 사건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을 두고 공소취소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관련 문제를 지적하자 박 청장은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검사들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받은 상태이지만 자신은 해당 업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재임 중 공소취소를 지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개별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언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청장의 답변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검토하거나 관련 협의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감에서는 검찰에서 공소청으로 조직이 바뀌면서 수사권이 전면 폐지된 상황에 대한 현직 기관장의 소회도 나왔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수사 기능이 사라진 공소청의 첫 국감을 맞은 심경을 묻자 박 청장은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중대한 범죄를 척결하는 기능뿐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지고 기관 명칭마저 공소청으로 바뀐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이날 국감의 또 다른 쟁점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 검사들에 대한 진상조사였다. 해당 의혹은 수사 과정에서 외부 음식과 술이 반입됐는지, 피의자 진술을 회유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져 온 사안이다.김봉현 수원지방공소청장은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의에 진술을 회유하려는 내용의 녹음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사이의 통화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서는 외부 음식이 들어온 사실이 확인됐으며 술이 반입된 정황도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다만 김 청장은 이를 근거로 향후 공소취소를 요청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실제 회유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와 관련자들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조사와 사법 절차에서 계속 쟁점이 될 전망이다.국민의힘은 진상조사단의 활동 등을 여권이 수사기관에 압박을 가하는 움직임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정용환 서울광역공소청장 직무대리가 서울고검 감찰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연어 술파티 의혹을 조사한 사실을 거론했다. 주 의원은 해당 조사가 권력에 굴복해 수사 검사에게 누명을 씌운 것 아니냐는 취지로 따져 물었다.주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1심에서 위증죄를 선고받은 사실도 언급하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정 직무대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양측은 진상조사의 정당성과 수사 과정의 적절성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권이 품어온 복수심과 연결 지으며 비판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도 도쿄지검 특수부 등 해외 수사기관 사례를 언급하며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권력자에게 수사기관이 틈을 보이면 조직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조직 개편과 진상조사 과정이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과거 검찰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맞섰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조사 당시 피의자신문조서에 조사자 이름이 빠져 있었고, 불기소 결론에 맞춰 수사보고서가 사후에 조작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권력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된 이른바 ‘황제 조사’라고 비판하면서 과거 검찰이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며 권한을 남용했기 때문에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게 됐다는 취지로 지적했다.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허위 스펙 의혹과 관련한 과거 국제사법공조 요청 단계의 처리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0.99달러짜리 사건’이라는 해명도 언급하며, 향후 수사기관의 전면적인 수사가 이뤄질 경우 영장 청구 업무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여권은 과거 검찰의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점검하고 수사와 기소 권한의 분리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손솔 진보당 의원은 직무정지 및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 박상용 검사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멸공TV’ 등에 출연해 정치 현안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손 의원은 박 검사가 특정 정당 주도의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추가적인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이번 국감에서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검토 여부부터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의 위법 의혹, 과거 검찰의 권한 행사와 조직 개편의 타당성까지 다양한 쟁점이 한꺼번에 다뤄졌다. 국민의힘은 진상조사와 검찰 개편을 수사기관에 대한 압박으로 바라본 반면, 민주당 등 범여권은 과거 검찰권 남용 의혹을 부각하며 수사·기소 분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공소청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국감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운영 방향과 수사기관의 독립성, 개별 사건의 공정한 처리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공소취소와 진상조사를 둘러싼 의혹이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사건의 사실관계와 조사 결과를 둘러싼 논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