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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샤워 vs 밤 샤워..정답은 '몸 상태'

샤워를 아침에 해야 할까, 밤에 해야 할까. 온라인과 일상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샤워 시간대보다 개인의 피부 상태, 수면 습관, 알레르기 여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슬립 메디신 리뷰스’에 따뜻한 목욕과 수면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실었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 5322편 가운데 연구 기준을 충족한 17편을 골라 메타분석했다.

 

결과는 밤 샤워파에게 힘을 실어준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 40도에서 42.5도 사이의 따뜻한 물로 약 10분간 씻으면 수면의 질과 효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평균 10분가량 짧아졌다.

 

이유는 체온 변화에 있다. 따뜻한 물이 몸을 데우면 피부 혈관이 확장되고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후 중심 체온이 내려가면서 몸은 자연스럽게 잠을 준비한다. 사람의 몸은 밤이 되면 체온이 떨어지며 졸음을 느끼도록 설계돼 있는데, 따뜻한 샤워가 이 흐름을 도와주는 셈이다.

그렇다고 현실의 다수가 밤에 씻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지난해 2월 미국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는 아침에 샤워한다고 답했다. 밤에 씻는다는 응답은 33%였다. 숙면 효과와 별개로 많은 사람에게 샤워는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피부 타입도 선택을 가른다. 건성 피부라면 밤 샤워가 더 나을 수 있다. 미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에릭 테퍼는 저녁에는 피부 장벽의 투과성이 높아져 보습 성분이 더 잘 흡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샤워 뒤 보습제를 바르고 잠드는 습관이 피부 건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성 피부나 여드름이 잘 나는 피부라면 아침에 씻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자는 동안에도 피지와 땀은 분비된다. 여기에 각질과 침구 먼지가 더해지면 모공을 막을 가능성이 커진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아침 세안이나 샤워가 밤새 쌓인 유분과 노폐물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는 밤 샤워가 권장된다. 낮 동안 외부에서 묻은 꽃가루, 먼지, 오염물질이 머리카락과 피부에 남아 있다가 침구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알레르기천식재단은 잠들기 전 샤워가 침대 위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아침 샤워가 주는 각성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차갑거나 미지근한 물이 피부를 자극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효과는 많은 사람이 경험적으로 말하는 장점에 가깝고, 수면 연구처럼 수치로 명확히 입증된 근거는 제한적이다.

 

결국 샤워 시간은 생활 리듬에 맞춰 정하면 된다. 숙면이 필요하거나 알레르기 증상이 심한 사람은 밤 샤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아침에 피지가 많거나 잠을 깨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은 아침 샤워가 더 맞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샤워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규칙성과 피부 관리라고 강조한다. 너무 뜨거운 물로 오래 씻는 습관은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샤워 뒤에는 피부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바르고,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세정제를 쓰는 것이 좋다.

 

아침 샤워와 밤 샤워는 승패를 가를 문제가 아니다. 하루를 깨우는 데 필요한 사람도 있고, 하루의 먼지를 씻어내야 잠이 오는 사람도 있다. 과학이 말하는 답은 간단하다. 정답은 시계가 아니라 몸 상태에 있다.

 

서울 전월세 뛰고 매물은 말랐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세입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처음 앞지른 데다 월세까지 비슷한 속도로 오르면서,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매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세입자들은 가격 협상은커녕 계약 안전장치도 제대로 따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8.3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8.31%를 소폭 웃돈 수치다. 올해 들어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매매가 상승폭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지만, 실제 거주 비용과 직결되는 전세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월세 시장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 기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 월세는 6.1% 올랐다. 전세와 월세가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동반 상승한 셈이다. 특히 노원구의 월세 상승률은 10.2%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거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도 월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 주거비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임대료 상승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도 있다. 최근 서울시 주거포럼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 매물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집을 사더라도 직접 거주해야 하는 규제가 적용되면 해당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내놓기 어렵다. 이 경우 임대 매물이 줄고, 세입자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시장에서는 이미 ‘임대인 우위’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의 집이 나오면 여러 세입자가 동시에 몰리고, 계약을 서두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세입자가 권리관계나 집주인의 재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도 임대차 시장이 과열될 때 안전 확인 절차가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계약 전 집주인의 납세 여부와 선순위 권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3년 법 개정 이후 임대인은 계약 과정에서 납세증명서와 선순위 임대차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시하거나, 임차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동의해야 한다. 특히 다가구주택처럼 여러 세대가 하나의 등기부에 묶여 있는 경우에는 먼저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 규모가 중요하다.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선순위 보증금이 많으면 후순위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전입신고 시점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마치면 즉시 보증금 보호가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현행법상 대항력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모두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한다. 반면 집주인이 잔금일 당일 은행 대출을 받아 근저당권 등기를 설정하면 금융기관이 세입자보다 앞선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른바 ‘하루 공백’ 위험이다.정부가 대항력 발생 시점을 전입신고 즉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시행 전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계약서 특약이 중요하다. 잔금일 다음 날까지 집주인이 새로운 근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고, 이를 어길 경우 계약 해제와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특약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잔금 지급 직전과 전입신고 이후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해 권리 변동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이사 절차도 단계별로 챙길 필요가 있다. 확정일자는 임대차계약서만 있으면 이사 전에도 받을 수 있으므로 계약 직후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이사 당일에는 전입신고를 하고, 다음 날 등기부등본을 다시 발급해 새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설정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보증금 보호를 위해 대항력이 생기기 전후의 권리 변동 확인을 강조하고 있다.주소 변경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에 등록된 주소가 예전 집으로 남아 있으면 대출 연체 안내나 보험계약 관련 통지를 받지 못해 불이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금융회사 한 곳에서 전 금융권 주소를 일괄 변경하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거래 금융사별로 직접 변경하거나 통신사 기반 주소 변경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매물이 줄어드는 시장에서는 빠른 계약이 유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보증금은 세입자의 핵심 자산이다. 집을 구하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계약이다. 전셋값과 월세가 동시에 뛰는 지금, 세입자에게 필요한 것은 서두름이 아니라 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