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민박 절반 문 닫나…도쿄 ‘오버투어리즘’ 칼 뺐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일본 도쿄에서 공유숙박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관광 수요 증가로 민박 시설은 빠르게 늘었지만, 주거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각 자치구가 잇따라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9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 23개 구 가운데 최소 6곳이 민박 영업 규제를 강화했거나 새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규제의 핵심은 주거지역과 학교 주변에서 민박 영업을 제한하고,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는 시설의 신규 진입을 막는 것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 중 하나는 아키하바라가 있는 지요다구다. 지요다구는 지난 7월부터 운영자가 해당 건물에 살지 않는 민박의 신규 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숙박객 문제가 생겨도 현장 대응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네다공항이 위치한 오타구도 주거전용지역과 초·중학교 반경 100m 안에서 새 민박 영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광객 이동이 많은 지역인 만큼 숙박 수요가 크지만, 생활권 보호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도요시마구는 이케부쿠로 일대 관광·상업 수요를 감안하면서도 오는 12월부터 주거지역 내 신규 민박을 막기로 했다. 미나토구 역시 민원 증가를 이유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다른 구가 규제를 강화하면 민박 수요가 미나토구로 옮겨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장 강한 조치를 예고한 곳은 신주쿠구다. 신오쿠보와 가부키초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을 품은 신주쿠구에는 민박 신고 건수만 3775건에 달한다. 일본 전체 신고 건수의 10%에 가까운 규모다.

 

신주쿠구는 주거지역과 문교지구에서 민박 영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로 생기는 시설뿐 아니라 이미 운영 중인 민박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파장이 크다. 계획대로라면 관내 민박 시설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사쿠사로 유명한 다이토구도 규제 대열에 합류했다. 다이토구는 내년 1월부터 주거지역과 문교지구의 신규 민박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오는 10월부터는 구 전역에서 평일 신규 민박 영업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박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는 오버투어리즘이 있다. 관광객이 늘며 호텔 대신 민박을 찾는 수요가 커졌고, 이 과정에서 일반 주택가까지 숙박시설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민들은 낯선 여행객이 수시로 드나들고, 밤늦은 시간 소음이나 쓰레기 무단 배출이 반복된다고 호소한다.

 

신주쿠구의 한 주민은 민박 이용객들이 쓰레기 배출 규칙을 지키지 않아 주변 환경이 나빠졌고, 쥐까지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생겨도 관리자가 현장에 없거나 외국인 운영자와 연락이 잘 닿지 않아 민원 해결이 쉽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신주쿠구청도 행정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요시즈미 겐이치 구청장은 민박 제도가 본래 빈집이나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국제교류를 돕기 위한 취지였지만, 현재는 대규모 숙박 영업에 가까운 형태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원 시설을 하나씩 확인하고 있지만 담당 인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민박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 방문객이 계속 늘고 있는데 숙박시설을 줄이면 객실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주쿠구 오쿠보의 한 민박 운영자는 일부 투숙객의 문제로 전체 사업자가 타격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도쿄의 민박 규제 논란은 관광도시가 마주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여행객에게는 저렴하고 편리한 숙박이 필요하지만, 주민에게는 조용하고 안전한 생활 환경이 우선이다. 공유숙박이 도심 관광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숫자 확대보다 관리 책임과 지역 수용성을 둘러싼 논의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7년 부은 청약통장 깼다”…2030의 현실

서울 주요 지역의 높은 분양가와 청약 경쟁에 부담을 느낀 2030세대가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다른 자산 마련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 수단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의 실효성에 대한 청년층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31)는 최근 7년 동안 매달 10만원씩 납입해온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해지했다. 청약 가점을 꾸준히 쌓았지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 33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을 보면서 청약 당첨 이후에도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김씨는 가점제 중심의 청약제도에서는 20~30대 초반이 당첨되기 어렵고, 당첨되더라도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 이자 등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통장을 유지하기보다 종잣돈을 마련하는 데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574만52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만275명 감소한 규모다.올해 들어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지난해 말 2618만4107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8월까지 44만3583명 줄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감소 폭보다 이미 14만명 이상 많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2030세대의 이탈이 전체 가입자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청년층의 자금이 다른 투자 수단으로 향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30세대의 증권 계좌 개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배당주와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 테마형 종목 등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부동산 시장에서도 청약 대신 직접 주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대단지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기보다 서울과 수도권 역세권의 소형 빌라와 오피스텔, 소규모 아파트 등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이다.한국부동산원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서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서 30대 이하 매수 비중이 전체의 35~40%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형 아파트를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층이 보유 현금과 대출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청약 이탈이 단순히 투자 방식이 바뀌는 문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주거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청년들이 청약을 포기하는 것은 장기적인 주거 안정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아진 분양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청년 대상 특별공급을 확대하고 실수요자가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청약 기피와 주거 사다리 약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