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부산병 퍼뜨리자”…서부산 관광 키운다


부산이 해운대 등 동부산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서부산으로 넓히는 방안을 추진한다. 관광지를 다양화하는 동시에 서부산의 숙박시설을 개선해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에 더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더 많이 소비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92만여명에 달했다. 부산시는 관광객 규모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관광지에 집중된 방문객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고 관광산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7일 동구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머무는 관광, 행복한 부산 민생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부산 관광산업의 현안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SNS에서 쓰이는 신조어인 ‘부산병’을 언급했다. 부산을 여행한 뒤 다시 방문하고 싶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표현이다. 전 시장은 “‘부산병’이 전 세계에 퍼져나가야 한다”며 관광객이 한 번 방문하고 떠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부산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광의 중심지를 서부산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관광 영토를 서부산으로 넓어 외국인 관광객이 여러 번 다시 올 수 있는 관광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부산 관광판을 크게 한 번 흔들어보자”고 말했다.

 

서부산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강서구와 북구, 사상구, 사하구 등을 포함한다.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 동부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인식이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관광 자원은 충분하다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낙동강과 을숙도 등을 활용한 자연·생태 관광의 가능성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다대포해수욕장도 서부산에 자리하고 있다.

 

부산시는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체류 기간과 소비를 함께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에 비해 실제 지출액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나윤빈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카드 사용액은 전국의 8%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숙박시설을 확충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기간을 늘리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서부산의 숙박 인프라를 크게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약 1000억원 규모의 대출 자금을 마련해 기존 숙박업소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의 일정 부분을 부산시가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숙박시설 개선과 함께 서부산의 체류형 관광 콘텐츠도 확대한다. 부산시는 내년에 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역의 맛집과 야간 콘텐츠, 체험 프로그램 등을 늘릴 계획이다.

 

전 시장은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동부산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한두 차례 방문하는 데 그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부산까지 관광 범위를 넓혀 부산 곳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관광객 몇백만명’과 같은 양적인 목표를 없애고 질적으로 높은 관광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주민들이 겪는 불편을 줄이는 것도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송승홍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 회장은 하루 관광객이 1만여명에 달하면서 마을 입구에 관광버스와 택시가 뒤엉키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택시 승강장 설치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해당 건의를 시장 지시사항에 포함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뿐 아니라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지역 주민의 불편도 함께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전 시장은 취임한 지난 7월 1일 이동노동자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현장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는 이달에도 특수고용노동자와 동부산권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등을 대상으로 현장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 전월세 뛰고 매물은 말랐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세입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처음 앞지른 데다 월세까지 비슷한 속도로 오르면서,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매물 부족까지 겹치면서 세입자들은 가격 협상은커녕 계약 안전장치도 제대로 따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8.3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8.31%를 소폭 웃돈 수치다. 올해 들어 서울 전셋값 상승폭이 매매가 상승폭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지만, 실제 거주 비용과 직결되는 전세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월세 시장도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 기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 월세는 6.1% 올랐다. 전세와 월세가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동반 상승한 셈이다. 특히 노원구의 월세 상승률은 10.2%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거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도 월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 주거비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임대료 상승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도 있다. 최근 서울시 주거포럼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 매물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집을 사더라도 직접 거주해야 하는 규제가 적용되면 해당 주택을 전세나 월세로 내놓기 어렵다. 이 경우 임대 매물이 줄고, 세입자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시장에서는 이미 ‘임대인 우위’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의 집이 나오면 여러 세입자가 동시에 몰리고, 계약을 서두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세입자가 권리관계나 집주인의 재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도 임대차 시장이 과열될 때 안전 확인 절차가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계약 전 집주인의 납세 여부와 선순위 권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3년 법 개정 이후 임대인은 계약 과정에서 납세증명서와 선순위 임대차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시하거나, 임차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동의해야 한다. 특히 다가구주택처럼 여러 세대가 하나의 등기부에 묶여 있는 경우에는 먼저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 규모가 중요하다.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선순위 보증금이 많으면 후순위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전입신고 시점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마치면 즉시 보증금 보호가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현행법상 대항력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모두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한다. 반면 집주인이 잔금일 당일 은행 대출을 받아 근저당권 등기를 설정하면 금융기관이 세입자보다 앞선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이른바 ‘하루 공백’ 위험이다.정부가 대항력 발생 시점을 전입신고 즉시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시행 전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계약서 특약이 중요하다. 잔금일 다음 날까지 집주인이 새로운 근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고, 이를 어길 경우 계약 해제와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방식이다. 다만 특약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잔금 지급 직전과 전입신고 이후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해 권리 변동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이사 절차도 단계별로 챙길 필요가 있다. 확정일자는 임대차계약서만 있으면 이사 전에도 받을 수 있으므로 계약 직후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이사 당일에는 전입신고를 하고, 다음 날 등기부등본을 다시 발급해 새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설정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보증금 보호를 위해 대항력이 생기기 전후의 권리 변동 확인을 강조하고 있다.주소 변경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에 등록된 주소가 예전 집으로 남아 있으면 대출 연체 안내나 보험계약 관련 통지를 받지 못해 불이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금융회사 한 곳에서 전 금융권 주소를 일괄 변경하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거래 금융사별로 직접 변경하거나 통신사 기반 주소 변경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매물이 줄어드는 시장에서는 빠른 계약이 유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보증금은 세입자의 핵심 자산이다. 집을 구하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계약이다. 전셋값과 월세가 동시에 뛰는 지금, 세입자에게 필요한 것은 서두름이 아니라 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