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독일이 전쟁 원한다”… 공항 드론에 세계대전까지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생한 폭발물 탑재 드론 사건이 독일과 러시아의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지목하고 외교·문화기관 운영을 제한했다. 러시아는 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며 반발했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대응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제공된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4일 공항 보안 구역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의 An-124 수송기 4대 주변에서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발견됐으며, CCTV에는 드론이 수송기 날개를 타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착륙 중이던 DHL 화물기도 미확인 비행체와 충돌해 꼬리 날개가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드론 최소 3대와 폭발물, 조종용 안테나, 전자부품 등이 수거됐다. 해당 공항은 우크라이나 지원 물자와 나토 군수 물류가 오가는 거점으로, 이번 사건은 주요 기반시설의 보안 문제로도 이어졌다.

 

독일 정부는 조사와 정보기관 분석을 토대로 지난 1일 러시아의 공작이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은 드론 구조와 부품, 폭발물 및 기폭 방식이 기존 러시아 작전에서 확인된 수단과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독일은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본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베를린 러시아 문화센터의 운영 협정도 종료했다. 2024년 같은 공항의 물류업체에서 발생한 택배 화재에 대해서도 러시아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는 독일의 발표를 자국을 겨냥한 도발로 규정했다. 독일 문화기관을 폐쇄하는 맞대응에 나섰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독일의 군사력 강화 정책과 외교기관 폐쇄를 거론하며 비판했다. 독일의 조치를 전쟁 이전 상황에 빗대는 등 발언 수위도 높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독일이 제시한 증거의 신뢰성을 부정했다. 독일 지도부가 지지율 하락과 선거 등 국내 정치적 부담 때문에 러시아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러시아 측의 반박으로, 독일의 조사 결과와 대립하는 입장이다.

 

독일은 외교적 대응과 함께 기반시설 방어도 강화할 방침이다. 공항과 철도역, 정부청사 등을 보호할 드론 무력화 전담부대를 주요 도시에 배치하고, 공공기관과 핵심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탐지·차단하는 통합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나토는 독일을 지지하며 동맹국 방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U도 추가 제재 마련 방침을 내놨다. 양국이 외교·문화 분야에서 상호 제재에 나선 가운데, 사건을 둘러싼 대립은 유럽 차원의 안보 대응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DMZ 지뢰 현장, 결국 로봇 대신 사람이 들어갔다

지난 9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이 무인 지뢰탐지·제거 로봇을 투입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사람 키보다 높은 수풀이 많아 로봇의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은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3차례 이상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수작업으로 진입로를 만들면서 현장 상황에 따라 1m를 전진하는 데 수시간이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현장조사 방안을 협의하면서 조사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인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사전 테스트도 진행했다.그러나 합참 주도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확인됐다. 사고 현장 주변에 사람 키 높이의 수풀이 빽빽하게 자라 있어 로봇이 수색로를 개척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군 지휘부는 로봇을 투입할 경우 오히려 현장 접근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조사요원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람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 진입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군 관계자는 사고 지점 주변에 추가로 매설된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지뢰를 확인하고 제거하면서 안전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인 로봇이 폭발물 탐지와 제거에는 활용될 수 있지만, 이번처럼 DMZ 내 통로를 개척하는 임무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군 지휘부의 판단이었다.수작업으로 현장에 접근하면서 폭발물처리반 요원들은 약 40㎏에 달하는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임무에 나섰다. 휴대용 지뢰탐지기를 직접 사용해 지뢰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요원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당시 사용된 장비는 신형 지뢰탐지기 ‘PRS-20K’다. 이 장비는 2022년 11월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순차적으로 전력화됐다. 기존 ‘PRS-17K’와 달리 북한의 함지뢰와 같은 비금속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1990년대 후반 도입된 PRS-17K는 20년 넘게 운용되면서 노후화된 상태다. 이에 비해 PRS-20K는 비금속지뢰 탐지 능력을 갖춰 다양한 지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우리 군은 무인으로 폭발물을 탐지하고 제거하는 ‘KR1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도 운용하고 있다. 장병이 직접 위험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폭발물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방식이다.KR1은 금속 지뢰뿐 아니라 비금속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으며, 90% 이상의 정밀도로 비금속 지뢰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25사단은 현재 2대를 보유하고 있다.이 로봇은 좁은 실내 공간이나 계단 등 복잡한 지형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며 위험 지역 정찰과 지하 시설물 탐색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육군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은 또 다른 무인 지뢰제거 장비인 ‘MV4’도 운용한다. MV4는 국내 최초의 무인·원격화 지뢰제거 장비로, 시간당 최대 2200㎡의 지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다만 이번 DMZ 사고 현장에서는 이 같은 무인 장비의 성능만으로는 현장 접근로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뢰 자체를 탐지·제거하는 능력과 울창한 수풀을 헤치며 통로를 만드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였기 때문이다.결국 군은 현장 지형과 추가 지뢰 위험, 조사요원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직접 진입로를 개척하는 방식을 택했다. 무인 장비를 활용한 안전한 현장조사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폭발물 탐지·제거 능력뿐 아니라 DMZ의 복잡한 지형과 식생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성능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