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녹취록까지 터졌다…김승원·용혜인 청문회 비상


이재명 대통령의 2차 개각으로 장관 후보자들이 지명된 가운데,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치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신약 개발 허가와 관련한 로비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관련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가족당’ 논란에 비선조직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야권의 공세를 받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두 후보자를 주요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고 검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아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 도움을 주려 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와 브로커 사이의 통화 내용으로 알려진 녹취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관련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 모 씨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양 씨가 식약처 담당 과장 단계에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을 알고 있다며 3상 허가를 빠르게 진행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직접 챙겨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양 씨가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라고 말했다.

 

이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비서가 담당 과장에게 김승원 의원이 별도로 문자를 보냈으며, 처장이 해당 사안을 챙기되 앞으로는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사실도 공개됐다.

 

김 후보자 측은 해당 행위가 청탁이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후보자 측은 이를 국회의원이 청탁금지법상 할 수 있는 공익적 고충 민원의 단순 전달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 준비단 역시 설명자료를 내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준비단은 강 씨와 양 씨가 후보자에 대한 청탁 알선 대가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이를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꾸몄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이 청탁 알선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 측의 설명과 다른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양 씨와 정 모 판사의 셀카와 관련해 사적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며 이후에는 연락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2023년 4월 경기 수원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양 씨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추가로 확인됐다. 여기에 한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또 다른 녹취에는 양 씨가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부르는 내용과 함께 김 후보자가 “보고 싶어서 눈에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하며 2022년 2월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도 담겼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용 후보자가 장관직을 겸직하는 문제를 비롯해 배우자가 기본소득당의 핵심 당직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족당’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비선조직에 참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과거 용 후보자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힌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최근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관련 주장을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용 후보자가 혼전순결과 낙태금지 등을 포함한 성차별적 규율을 둔 이른바 ‘언더조직’의 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언더조직은 2010년대 알바노조와 청년좌파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던 단체들을 비밀리에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활동가 모임이다. 김 전 위원장은 조직 내부의 성폭력과 데이트폭력 가해자들이 조직 수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취업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청년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용 후보자가 이를 방관하거나 자신은 사무실을 함께 사용했을 뿐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을 오히려 궁지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도 용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당과 노동당, 알바연대, 청년좌파, 기본소득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조직이 ‘언더조직’이라는 소규모 비밀조직에 의해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직의 사상적·경제적 배후에 운동권 출신인 김길오 코리아보드게임즈 대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이번 인사가 노동당 언더조직을 챙기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언더조직 청문회’가 될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두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쟁점들이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韓 선수단, 첫 금빛 낭보에도 TV는 침묵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왔지만, 그 순간은 국내 TV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주인공은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정상에 오른 성승민이었다. 시상식을 마친 그는 현장 취재진을 향해 “저희 중계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의 기쁨보다, 자신의 경기가 외면받은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짙게 묻어난 한마디였다.대회 첫날 한국 선수단은 비인기 종목에서 값진 성과를 잇따라 냈다. 성승민은 여자 근대5종 개인전에서 펜싱부터 선두권을 장악한 뒤 장애물, 수영, 레이저런까지 안정적으로 치르며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근대5종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오후에는 남자 근대5종 대표팀도 금빛 소식을 보탰다. 전웅태, 서창완, 이종현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중국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승부는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갈렸다. 한국은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중국을 11점 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사이클에서도 의미 있는 메달이 나왔다. 여자 도로독주에 출전한 신지은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신고했다. 종목은 달랐지만, 세 성과 모두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하지만 정작 이 장면들을 실시간으로 본 국내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주요 방송사들은 근대5종과 사이클 결승이 열린 시간대에 해당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팬들은 첫 메달과 첫 금메달, 두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순간을 영상이 아닌 문자 중계나 결과 기사로 확인해야 했다.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편성 효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인기 종목만의 무대가 아니다. 선수들은 같은 태극마크를 달고 같은 시간을 견디며 국제무대에 오른다. 특히 근대5종처럼 평소 노출이 적은 종목은 종합대회가 사실상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드문 기회다.성승민의 호소가 씁쓸하게 들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금메달을 따고도 축하보다 먼저 중계를 부탁해야 했다. 메달을 따면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니라, 메달을 따고 나서야 겨우 관심을 요청해야 하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한국 선수단의 첫날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 성공이 안방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은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종합대회 중계가 인기 종목 중심으로만 흘러간다면, 수많은 선수의 노력은 결과표 속 숫자로만 소비될 수밖에 없다. 성승민의 금메달은 한국 근대5종의 역사였고, 동시에 한국 스포츠 중계 현실을 돌아보게 한 장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