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국회 못 간다” 조희대 불출석에…대법관 제청 갈등 폭발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1일 개최하는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회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국회 법사위는 이날 긴급현안질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과 관련한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당초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질의할 계획이었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유서를 통해 대법원장이 헌법에 따라 행사하는 대법관 임명 제청권과 관련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분립 원칙에 배치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회법상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과 답변 의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사위 측은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재차 요구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대법원장이 국회에 출석해 설명하는 것이라며 출석을 촉구했다. 아울러 법사위가 관련 법률에 따라 증인 출석을 의결한 만큼 불출석에 따른 후속 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당 간사였던 김승원 의원 역시 국회 증언 관련 법률에 따라 출석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 대법원장이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국회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이견도 계속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주 안으로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퇴근길 취재진에게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리가 끝나는 대로 공식적으로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임명 제청했다.

 

특히 손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다, 제청안이 서면으로 전달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여권의 반발이 커졌다.

 

청와대는 결국 지난 28일 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채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따라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韓 선수단, 첫 금빛 낭보에도 TV는 침묵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왔지만, 그 순간은 국내 TV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주인공은 근대5종 여자 개인전 정상에 오른 성승민이었다. 시상식을 마친 그는 현장 취재진을 향해 “저희 중계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의 기쁨보다, 자신의 경기가 외면받은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짙게 묻어난 한마디였다.대회 첫날 한국 선수단은 비인기 종목에서 값진 성과를 잇따라 냈다. 성승민은 여자 근대5종 개인전에서 펜싱부터 선두권을 장악한 뒤 장애물, 수영, 레이저런까지 안정적으로 치르며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근대5종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오후에는 남자 근대5종 대표팀도 금빛 소식을 보탰다. 전웅태, 서창완, 이종현이 출전한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은 중국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승부는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갈렸다. 한국은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중국을 11점 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사이클에서도 의미 있는 메달이 나왔다. 여자 도로독주에 출전한 신지은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신고했다. 종목은 달랐지만, 세 성과 모두 대회 초반 한국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하지만 정작 이 장면들을 실시간으로 본 국내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주요 방송사들은 근대5종과 사이클 결승이 열린 시간대에 해당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팬들은 첫 메달과 첫 금메달, 두 번째 금메달이 나오는 순간을 영상이 아닌 문자 중계나 결과 기사로 확인해야 했다.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편성 효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인기 종목만의 무대가 아니다. 선수들은 같은 태극마크를 달고 같은 시간을 견디며 국제무대에 오른다. 특히 근대5종처럼 평소 노출이 적은 종목은 종합대회가 사실상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드문 기회다.성승민의 호소가 씁쓸하게 들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금메달을 따고도 축하보다 먼저 중계를 부탁해야 했다. 메달을 따면 관심을 받는 것이 아니라, 메달을 따고 나서야 겨우 관심을 요청해야 하는 구조가 드러난 셈이다.한국 선수단의 첫날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그 성공이 안방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은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종합대회 중계가 인기 종목 중심으로만 흘러간다면, 수많은 선수의 노력은 결과표 속 숫자로만 소비될 수밖에 없다. 성승민의 금메달은 한국 근대5종의 역사였고, 동시에 한국 스포츠 중계 현실을 돌아보게 한 장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