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1년 넘게 묵묵부답…유승민-박근혜 만남 결국 무산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간절히 희망했으나 끝내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보수 진영 내 해묵은 앙금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의원을 통해 만남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1년이 넘도록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탄핵 이후 갈라진 보수 세력의 통합을 위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만남을 시도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의 완강한 거부 의사를 확인한 셈이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이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 행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미워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고집했던 이유는 탄핵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인해 보수 진영이 오랫동안 분열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탄핵의 강을 건너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분열의 고리를 끊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전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러한 유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대변인 격인 유영하 의원은 즉각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유 의원은 2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의 만남 요청과 관련하여 자신은 중간에서 역할을 할 이유도 없고 그럴 계획도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유 전 의원이 자신을 통해 소통하려 했던 시도 자체를 불필요한 행위로 규정하며,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키는 측근으로서 유 전 의원과의 접촉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유 의원은 더 나아가 유 전 의원이 진정으로 자신의 행보가 정당했다고 믿는다면 박 전 대통령을 찾을 것이 아니라 대구 시민들 앞에 직접 서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대구 시민들에게 탄핵 찬성이 정당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지, 박 전 대통령 측을 설득하려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유 전 의원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정치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며 양측의 감정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었다.

 


정치권에서 유 전 의원을 따라다니는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서도 유 의원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특정 세력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아니라, 유 전 의원의 과거 행보에 대해 대구 시민과 국민들이 내리는 객관적인 평가가 현재의 이미지를 만든 것이라는 논리다. 결국 유 전 의원이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정치적 면죄부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대중의 냉혹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화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결국 유 전 의원의 만남 제안과 유 의원의 거절이 충돌하면서 보수 진영 내 탄핵 트라우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이 증명됐다. 통합을 명분으로 손을 내민 유 전 의원과 원칙과 평가를 내세우며 선을 그은 박 전 대통령 측의 대립은 향후 보수 정당의 외연 확장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보수 대통합을 향한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한 과제로 남게 됐다.

 

 

 

부산경찰 국감서 스토킹·장애인 수사 도마

 부산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토킹 가해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발생한 염산 테러 사건과 발달장애인 2명이 소액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혐의로 특수절도 사건에 송치된 사례를 두고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사건 관리와 전담경찰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21일 부산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염산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의 피해자 보호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7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린 사건이다. 이 남성은 앞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을 피한 상태였다.박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범죄 안전조치 심사를 진행했고, 피해자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자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박 의원은 “긴급응급조치 이후 17분 만에 가해자가 염산테러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위험성 체크리스트 작성 및 활용 매뉴얼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해당 체크리스트를 다시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경찰이 관련 절차를 매뉴얼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된 것이다.피해자에 대한 순찰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피해자의 최초 신고 이후 경찰이 순찰을 실시했지만, 정작 피해자가 근무하는 시간대가 아닌 퇴근시간 이후에 순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범죄 위험이 높은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순찰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면 피해자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이에 박 의원은 맞춤형 순찰의 운영 기준을 다시 검토하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 조치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수사 전문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사전에 위험 신호가 확인되더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속 여부와 별개로 실효성 있는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30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놓고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경찰이 사건의 성격과 당사자의 상황에 맞게 대응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전담경찰관을 통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수사는 전담경찰관이 담당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식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박상웅 국민의힘 의원도 발달장애인에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이 새로운 수사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장애인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면 수사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전담경찰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담 인력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에서 경찰의 판단과 대응이 당사자의 권리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원들의 지적에 김성희 부산경찰청장은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사건을 시경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선 경찰서장들이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사건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전담경찰관 교육에 대해서도 보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 본청에서 실시하는 전담경찰관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별도의 교육 과정을 편성해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차원의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추가 교육을 실시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발달장애인 수사 문제 외에도 경찰 수사권과 인력 운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수사권 강화 문제와 늘어나는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인력 보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 조치의 실효성부터 장애인의 권리를 고려한 수사 절차, 경찰 조직의 전문성과 인력 문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부산경찰청이 약속한 종합대책과 교육 강화 방안이 실제 현장 대응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