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뇌에 심는 IoT…세계 어디서든 신경세포 조절

 국내 연구진이 전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뇌 신경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무선 이식 장치를 선보였다. KAIST 정재웅 교수팀과 연세대 의대 김화영 교수팀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실험동물의 행동 제약 없이 장기간 뇌 기능을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복잡한 유선 장비나 근거리 조작의 한계를 극복하며 중독 및 퇴행성 뇌 질환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의 뇌 연구는 동물의 머리에 수많은 선을 연결해야 했기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무선 장치가 도입된 이후에도 연구자가 실험실 인근에서 직접 조작해야 하는 거리상의 제약이 뒤따랐다. 그러나 연구팀은 장치를 인터넷망에 직접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물리적 장벽을 완전히 제거했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의 연구자가 한국 대전에 위치한 실험용 쥐의 뇌 장치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하며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안정적인 작동 성능을 입증했다.

 


이 장치는 각설탕 정도의 초소형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내부에는 뇌의 특정 부위에 약물을 투여하는 미세 유체 시스템과 신경세포를 빛으로 자극하는 마이크로 LED가 탑재됐다. 연구자는 실험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예약된 시간에 맞춰 약물을 주입하거나 빛 자극을 가할 수 있다. 이는 연구자의 존재 자체가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실험 결과를 왜곡하는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거뒀다.

 

장기 실험의 고질적 문제였던 약물 보충 방식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연구팀은 자석을 이용한 탈부착식 약물 저장소를 설계하여, 약물이 소진되더라도 추가적인 수술 없이 간편하게 저장소를 교체하거나 보충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한 번의 이식으로도 수개월에 걸친 반복 실험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뇌 회로와 행동 변화를 장기간 추적해야 하는 우울증이나 치매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실제 동물 실험 결과는 이 장치의 실무적 가치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이 쥐의 뇌에 코카인을 투여한 뒤 특정 신경세포에 빛 자극을 가하자, 중독으로 인한 이상 행동 반응이 즉각적으로 억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약물 전달과 빛 자극을 동시에 활용하는 복합 뇌 회로 연구의 가능성을 실증한 셈이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인공지능(AI)과 결합하여 환자의 뇌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필요한 시점에 자동으로 치료 자극을 주는 지능형 의료기기로 진화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단순한 연구 도구를 넘어 뇌공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IoT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웅 교수는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원격 실험이 가능해진 만큼 뇌 질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이식형 의료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화영 교수 역시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뇌 회로와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출산 2000만 원·혼인 100만 원…내년 예산 ‘현금 처방’

내년 예산안의 무게중심은 저출생 대응과 청년·지역 지원으로 옮겨갔다. 정부는 아이를 낳은 가정에 최대 2000만 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는 100만 원을 주기로 했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물량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고, 지방국립대 신입생 등록금은 전액 면제한다.기획예산처는 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7년 정부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결혼과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혼인·출산·양육을 묶은 지원책을 내놨다. 내년부터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100만 원의 혼인지원금을 받는다. 기존에는 혼인신고 시 1인당 50만 원씩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 저소득층은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정부는 이를 현금성 재정지원으로 바꿔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출산 가정에는 자녀 수와 여건에 따라 1000만~2000만 원의 출산지원금이 지급된다. 지원금은 한 번에 주지 않고 분기별로 나눠 연 4회 지급한다. 다만 이번 출산지원금은 기존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 등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새 지원책으로 포장됐지만 기존 제도를 통합·개편한 성격이 강해 실제 추가 지원 규모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아동수당은 아동기본수당으로 확대 개편된다. 현재 월 10만~13만 원 수준인 수당은 내년 7월부터 월 20만 원으로 오른다. 지방우대지역에 사는 아동에게는 월 30만 원이 지급된다. 0~1세 영아를 가정에서 양육하는 경우에는 월 30만 원이 추가로 지원된다. 정부는 양육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지역 간 출산·양육 여건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다.자녀의 장기 자산 형성을 돕는 ‘우리아이자립펀드’도 새로 도입된다. 올해 9월 이후 태어난 아이가 대상이다. 정부는 출생 때부터 만 18세까지 부모 소득에 따라 연 최대 120만 원을 지원한다. 부모 납입금과 정부 지원금을 합쳐 매년 200만 원씩 19년 동안 적립하고 연 6% 수익률을 낼 경우 약 7000만 원의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전기차 보급 예산도 확대된다. 정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단가는 대체로 유지하되 지원 대상 물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승용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와 같은 300만 원으로 유지된다. 소형 전기화물차 보조금은 100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줄지만, 전체 지원 물량은 역대 최대인 43만 대로 확대된다.지역 대학과 청년 지원도 예산안의 주요 축이다. 정부는 30개 지방국립대 신입생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지역인재장학금 예산은 800억 원에서 1150억 원으로 늘려 특성화사립대 우수학생 1만 명을 지원한다. 대학생이 재학 중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인턴 학기’도 도입한다.미취업 청년을 위한 금융지원도 마련됐다. 정부는 청년에게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해 주는 ‘청년기회자금’을 공급한다. 취업하거나 창업하기 전까지는 이자를 받지 않고, 이후에는 연 2~4%의 낮은 금리로 갚도록 할 계획이다.공무원 보수도 대폭 오른다.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3.9%로 정해졌다. 이는 16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이에 따라 9급 공무원 초임 월급은 300만 원 안팎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는 민간과의 임금 격차, 하위직 공무원의 처우 문제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도 확대된다. 올해 17개 군에서 시행 중인 사업은 내년 35개 군으로 늘어난다. 관련 예산은 1조165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한 농어촌 지역의 생활 기반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이번 예산안은 결혼·출산 가정과 청년, 지역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확장적 성격이 뚜렷하다. 다만 출산지원금이 기존 지원제도를 대체하는 구조이고, 현금성 지원이 대거 늘어난 만큼 재정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