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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치과 연쇄 사망, 수면마취 안전기준 대폭 강화된다

 서울 강남의 유명 임플란트 치과에서 불과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연이어 목숨을 잃는 참변이 발생하면서 의료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첫 희생자가 나온 데 이어 최근 또다시 유사한 사망 사고가 반복됐지만,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는 두 사건 모두 언론 보도를 접하고서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해도 행정 당국에 즉시 보고되지 않는 현행 시스템의 치명적인 결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해당 치과는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서 마약류 진정제와 국소마취제를 혼용해 수면 마취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는 첫 번째 사고 소식을 뒤늦게 인지한 후 식약처와 합동 점검을 벌였으나, 불과 몇 달 뒤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구청 측은 의료기관이 사고 사실을 자발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보건소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지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행법상 보건소의 역할은 시설 기준이나 면허 소지 여부 등 외형적인 행정 요건을 점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의료 행위와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하거나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행정 점검에서는 특별한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계속해서 숨지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남구는 보건복지부에 강력한 제도 개선안을 건의하기로 했다. 핵심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 사망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자체에 즉시 통보하도록 하는 의무 보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고 정보가 폐쇄적으로 관리되는 의원급의 특성상, 신속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이와 함께 수면 마취와 정맥 마취에 대한 안전 기준 강화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대형 병원의 전신 마취 수술실에만 적용되는 엄격한 시설 기준을 동네 의원의 수면 마취 시술로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의 산소포화도와 혈압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장비와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제세동기 등 필수 장비 구비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플란트 시술이 대중화되면서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의 수면 마취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안전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의료기관의 자율성 보장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정보가 언론 보도 뒤에 숨겨지는 구조적 모순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강남구의 이번 건의가 실제 법 개정으로 이어져 의료 사고 보고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지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