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K-라면 해외 전용템, 왜 국내서 더 난리일까

 최근 국내 라면 시장에서는 해외에서만 판매되던 전용 제품들이 국내로 다시 돌아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농심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삼계탕 사발면'이 있다. 진한 닭 육수에 인삼 향을 더해 한국의 보양식 맛을 구현한 이 제품은 일본 여행객들의 SNS 후기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으며, 현재 자사몰 등에서 진행 중인 한정 판매 물량은 중고 시장에서 수배의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국내 라면 업계의 해외 전용 제품 개발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정교하고 세분화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1970년대 초기 수출 당시에는 단순히 매운맛을 줄이거나 특정 성분을 제외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기획 단계부터 반영한다. 농심의 일본향 부대찌개 사발면이나 삼양식품의 미국향 맥앤치즈 불닭볶음면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K-라면의 글로벌 수요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

 


해외 전용 제품이 국내로 역수출되는 사례는 이제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심의 '신라면 골드'는 영국과 호주 등에서 인기를 끌던 치킨 베이스 제품을 국내 실정에 맞게 들여온 것으로,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 봉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삼양식품 역시 미주와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하바네로라임 및 야끼소바 불닭볶음면을 국내에 출시해 조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해외에서의 성공이 국내 시장 안착을 보증하는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단종되었던 제품이 해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국내 출시 초기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졌으나, 이후 대만과 동남아 등 40여 개국에서 10년 넘게 스테디셀러로 군림했다. 이를 지켜본 국내 라면 마니아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최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한정 판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명력이 국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재평가를 이끌어낸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K-라면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제품 패키지에 새겨진 '한글'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상징하는 보증수표가 되었다. 과거에는 현지인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한글을 숨겼으나, 이제는 한글이 적힌 제품이 진짜 한국산이라는 신뢰를 주며 소비를 견인한다. 심지어 일본의 닛신식품 등 글로벌 경쟁사들조차 자사 제품에 한글을 병기하거나 한국풍이라는 단어를 넣어 마케팅에 활용할 정도로 한글의 브랜드 가치는 정점에 달해 있다.

 

다만 모든 해외 전용 제품이 국내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SNS를 통한 반짝 유행이 실제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미세한 조정과 철저한 시장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 전용 제품의 역수출은 단순한 이벤트성 출시를 넘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의 다양성이 국내 시장의 선택폭을 넓히는 긍정적인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맞벌이 여성, 집안일에 남성보다 1시간 더 쓴다

맞벌이 가구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와 가족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장에서의 유급 노동과 문화·여가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은 남성이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른 시간 사용뿐 아니라 임금 수준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를 보면 2024년 기준 맞벌이 가구 여성의 하루 평균 가정관리 시간은 2시간 27분이었다. 남성은 1시간 11분을 사용하는 데 그쳐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1시간 16분 더 길었다. 가족 돌봄에 쓰는 시간도 여성은 하루 평균 1시간 31분으로, 남성의 1시간 19분보다 12분 많았다.유급 노동에서는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의 평일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남성이 7시간 5분, 여성은 6시간 8분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57분 길었다. 문화 및 여가활동 역시 남성이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하루 평균 문화·여가시간은 3시간 37분으로 여성의 2시간 49분보다 48분 많았으며, 일요일에는 남성의 해당 활동 시간이 여성보다 1시간 26분 긴 것으로 나타났다.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도 뚜렷했다. 2024년 1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85만1000원이었다. 남성의 월평균 임금은 439만8000원으로 여성보다 154만7000원 많았다.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의 64.8%에 해당했으며, 성별 임금 격차는 35.2%로 집계됐다.임금 수준별로 살펴보면 여성 근로자의 저임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월 3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는 여성의 57.1%, 남성의 25.1%를 차지했다.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3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대로 월 500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은 남성이 37.2%였지만 여성은 14.5%에 머물렀다.산업별 임금 수준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인됐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경우 여성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3만원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06만원을 받아 여성 임금이 남성의 54.0% 수준에 그쳤다. 반면 운수 및 창고업에서는 여성 근로자의 임금이 남성의 93.3% 수준으로 나타나 산업에 따라 격차의 정도가 크게 달랐다.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정규직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29.0%였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0.1%보다 18.9%포인트 높은 수치다.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 역시 한국이 OECD 평균을 웃돌았다. 한국의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3.8%로 집계됐으며, OECD 평균은 16.9%였다. 두 수치의 차이는 6.9%포인트에 달했다.정부는 이 같은 성별 고용 및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고용평등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성별 고용 현황과 임금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로, 2027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성별 임금 차이가 단순히 급여 액수의 차이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일자리에 종사하고 어떤 기회를 얻는지와 연결된 구조적인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어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