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1000원 빵 620개 전수검사, 결과는 '안전'

 저가 수입 빵을 둘러싼 불안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1000원 빵에 인체에 해로운 방부제가 들어 있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소비자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식품안전 당국의 설명은 다르다. 논란이 된 성분들은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된 식품첨가물이며, 정해진 기준 안에서 쓰일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정 성분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실제 사용량이 법적 기준을 지켰는지에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되는 저가 빵 대부분이 중국산이며, 몸에 해로운 방부제가 들어 있다는 내용의 영상과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게시물은 제품의 긴 유통기한을 근거로 보존료 사용을 문제 삼았다. 논란이 집중된 성분은 프로피온산칼슘과 소브산칼륨이다. 한 영상 게시자는 프로피온산칼슘이 중국에서도 위험한 첨가물로 꼽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1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했고, 댓글에는 아이들이 모르고 자주 먹을까 걱정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소브산칼륨을 겨냥한 주장도 나왔다. 일부 이용자는 중국산 빵이 국산 제품보다 오래 보관되는 이유가 해당 성분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첨가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프로피온산칼슘과 프로피온산나트륨은 식품의 부패를 늦추기 위해 사용하는 허가된 보존료다. 유해물질로 분류되지 않으며, 식품별 사용 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빵류의 경우 프로피온산 기준으로 1kg당 2.5g 이하까지 사용할 수 있다.

 

소브산칼륨 역시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아니다. 정식 식품첨가물로 관리되고 있으며, 유해물질로 분류되지 않는다. 다만 빵 제조 과정에서는 효모 발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빵류에 보존료 목적으로 별도 기준이 설정돼 있지는 않다. 잼, 크림, 소스 등 다른 복합 원재료를 통해 일부 포함될 가능성은 있다. 실제 시중 제품 검사에서도 SNS상 우려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지난 3월 지하철역, 온라인 쇼핑몰,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천원 빵 620여 개를 수거해 보존료와 색소 등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모든 제품의 보존료가 기준치 이하로 확인됐다. 사용이 금지된 타르 색소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시중 유통 제품에서 기준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성분명에 대한 불안과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결합한 사례로 보고 있다. 소비자에게 낯선 화학명은 쉽게 위험한 물질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여기에 원산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해지면서 허가된 첨가물까지 유해물질처럼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수입식품도 국내에서 판매되려면 국내 식품안전 기준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원산지가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체에 유해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통기한이 길다는 점 역시 불법 첨가물 사용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보존료는 무조건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식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관리 기준 안에서 사용하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1000원 빵 논란의 핵심은 방부제가 들어갔는지가 아니라, 허가된 식품첨가물이 기준 안에서 사용됐는지다. SNS에서 확산하는 자극적인 주장보다 공신력 있는 검사 결과와 식품 기준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선 250척 몰려왔다…CPTPP에 뿔난 어민들

12일 오전 10시30분 경남 통영시 한산도 앞바다에 우렁찬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를 따라 크고 작은 어선들이 모여들었다. 약 250척의 어선에는 ‘농어업 말살 농어민 생존권 위협 CPTPP 저지하자’, ‘식량주권 포기, 국민건강권 침해 저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 어민들이 바다로 나온 것은 정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 재개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CPTPP는 일본 주도로 2018년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간 경제협정이다. 역내 관세를 전면 철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023년 영국이 합류하면서 회원국은 12곳으로 늘었다.한국은 2022년 CPTPP 가입 추진을 검토했지만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와 정치권 논쟁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을 이유로 가입 논의가 다시 거론되면서 농어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전국어민회총연맹 경남본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비자·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CPTPP 가입 저지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통영 이순신공원 일원에서 ‘CPTPP 가입저지 농어업 식량주권 사수 제1차 경남도민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대회에 앞서 농민들은 트럭 50대를 몰고 고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집회 장소까지 차량 행진을 벌였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어민들이 한산도 앞바다로 이동해 해상시위를 진행했다.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CPTPP 가입 검토를 다시 공식화하면서 농어민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기후위기 등으로 농어민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개방을 확대하면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참가자들은 CPTPP의 상품 분야 관세 철폐율이 최대 99.9%에 이른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기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시장 개방의 폭이 크다며 농·수·축산업과 임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농수산물 생산과 수출에 대한 보조금과 관련된 협정 내용도 문제로 거론했다. 참가자들은 해당 조항들이 농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고 농어촌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며 정부에 가입 검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이병하 CPTPP 가입 저지 경남운동본부 상임대표는 CPTPP가 국내 농어업을 내주고 수출 실적을 얻으려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태영 전국쌀생산자협회 경남지부 회장은 가입 이후 15년 동안 농산물 생산액이 연평균 7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을 언급하며 대책 없는 시장 개방에 강하게 비판했다.통영수협 정두한 조합장도 수산업계가 이미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어획량 감소, 유류비 상승, 어촌 고령화 등이 겹친 상황에서 CPTPP가 발효되면 무관세에 가까운 수입 수산물이 들어와 국내산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정 조합장은 면세유와 정책자금 등 수산보조금 지원제도까지 폐지된다면 어민들의 생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CPTPP 가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어민들과 진정성 있게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농어민단체들은 정부가 가입 철회를 선언하고 농어업 보호를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바꿀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통영 앞바다에서 울려 퍼진 뱃고동은 CPTPP 가입 논의를 둘러싼 농어민들의 강한 반대 목소리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