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하철역서 혼인신고? 중국의 절박한 출산 장려

 인구 감소와 저출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이 혼인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격적인 행정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관공서 창구를 벗어나 병원과 유람선, 심지어 관광지 한복판에 혼인신고소를 설치하며 젊은 층의 결합을 유도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혼인 통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지방정부들이 예비부부의 편의성을 극대화해 결혼 장벽을 낮추려는 절박한 시도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의 연인 절기인 칠석을 맞아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동식 혼인신고소가 대거 등장했다. 특히 한 대형 병원 내부에 설치된 혼인신고 부스는 예비부부들이 건강검진과 임신 상담을 마친 직후 그 자리에서 법적 부부가 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해 화제를 모았다. 병원 측은 이 창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상설 기구로 운영할 계획이며, 오직 혼인신고만 접수하고 이혼신고는 받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행정 서비스의 장소 제약도 완전히 허물어지는 추세다. 유람선 위에서 낭만적인 예식을 치름과 동시에 혼인신고를 마칠 수 있는 서비스가 도입되는가 하면, 지하철역과 고속도로 휴게소, 유명 관광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도 민정국 직원이 파견되어 신고를 돕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관광지 평생 무료 입장권이나 기념 증서를 제공하는 등 결혼 장려를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혼인 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민정부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약 327만 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이상 급감했다. 이는 40여 년 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이혼 건수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사회 전반에 퍼진 결혼 기피 현상과 가족 해체 위기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행정 편의를 넘어선 경제적 보상책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거주지 제한 없이 전국 어디서나 혼인신고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한 데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신혼부부에게 거액의 주택 구매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특정 마을에서는 부부 모두 현지 호적을 가졌을 경우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장려금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현금 살포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색 정책과 경제적 지원이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를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단순한 행정 절차의 간소화나 일시적인 보조금 지급만으로는 고용 불안과 양육비 부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혼인신고 창구를 병원과 공원까지 확장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인구 절벽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사회 구조 개편이라는 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2억 들였는데 손가락 욕?”…송도 조형물 논란

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안가에 설치된 거대한 손 모양 조형물을 두고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라는 공원의 특성을 고려해 수어로 ‘사랑’을 표현한 조형물을 설치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조형물의 형태를 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북단 롱비치파크(랜드마크시티 1호 수변공원) 해안가에 손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했다.조형물은 높이 4~5m, 폭 3m 규모로 만들어졌다. 중지와 약지를 접고 나머지 손가락을 편 형태다. 인천경제청은 롱비치파크가 연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수어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조형물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해당 손 모양은 영어 ‘I Love You’의 약자인 ‘ILY’를 수어로 표현한 것이다. 중지와 약지를 접고 다른 손가락을 펴는 방식으로 사랑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인천경제청은 설계사와 함께 조형물 아이디어를 구상한 뒤 외부 업체를 통해 제작했다. 소재는 GRC로,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유리섬유로 보강한 복합재료가 사용됐다. 조형물 제작에는 약 2억 원이 투입됐다.인천경제청은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한 조형물이 공원의 새로운 포토존이자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설치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최근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조형물을 두고 ‘흉물 포토존 아니냐’, ‘이상한 조형물은 이제 그만 만들어달라’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인천경제청에도 관련 민원이 계속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조형물의 형태가 수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 민원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손가락을 편 독특한 모양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손가락 욕’을 연상했다는 것이다.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조형물의 의미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오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롱비치파크 조형물의 의미가 알려지지 않아 ‘손가락 욕 같다’는 등의 민원이 들어오는 것 같다”며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의 의미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논란은 송도에서 공공 조형물을 둘러싸고 벌어진 또 다른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송도 센트럴파크에서는 2011년 설치된 ‘갯벌 오줌싸개’ 동상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당시 설치된 동상은 바지를 벗은 남자아이 3명이 강가를 향해 소변을 누는 모습을 분수 형태로 표현했다. 그러나 일부 민원인은 바지를 벗고 신체 일부를 드러낸 모습이 불쾌하다며 철거를 요청했다.송도에서는 과거에도 공공장소에 설치된 조형물의 표현 방식과 의미를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린 셈이다. 이번 롱비치파크 조형물 역시 제작 의도는 ‘사랑’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해석이 달라지면서 설치 이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