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뒤샹부터 허스트까지, 9월 서울은 '거장들의 무대'

 세계 미술 시장의 거물들이 오는 9월 서울 코엑스로 총집결한다. 글로벌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 서울과 한국 미술의 자존심 키아프 서울이 내달 2일 동시 개막을 앞두고 화려한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88개 갤러리가 참여해 마르셀 뒤샹부터 데이미언 허스트에 이르는 거장들의 걸작을 선보인다. 19일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된 참여 명단은 서울이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미술 허브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프리즈 서울은 30개국 133개 화랑이 참여해 더욱 내실 있는 전시를 구성했다. 세계 최고의 갤러리로 꼽히는 가고시안은 현대미술의 악동 데이미언 허스트의 단독 부스를 마련해 관객들을 맞이한다. 하우저앤워스는 제니 홀저의 화려한 금박 신작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페이스갤러리는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유리 설치 작품과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의 회화를 나란히 배치해 동서양의 조화를 꾀한다.

 


거장들의 고전적 명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풍성하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조르조 모란디의 정물화를, 레지스 크람프 콜렉션은 조르주 브라크의 '목욕하는 여자 Ⅱ'를 출품해 미술관급 전시를 예고했다. 타데우스 로팍은 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수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작품을 내놓으며, 글래드스톤은 아니카 이와 필리프 파레노 등 동시대 가장 뜨거운 작가들의 신작을 대거 선보여 컬렉터들의 심장을 뛰게 할 전망이다.

 

한국 작가들의 위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국제갤러리는 양혜규와 하종현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며, 갤러리현대는 김창열의 상징적인 '물방울' 연작을 통해 한국적 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리만머핀은 대규모 회고전을 앞둔 서도호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외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을 계획이다. 특히 올해 신설된 '스포트라이트' 섹션은 20세기 거장 15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한영수의 사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개최 25주년을 맞이한 키아프 서울은 '공존'이라는 주제 아래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해 축제의 장을 만든다. 박서보, 김창열, 이성자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일궈온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페르난도 보테로와 키스 해링 등 대중적으로 친숙한 해외 스타 작가들의 라인업도 탄탄하다. 국내 갤러리 127곳이 참여해 한국 미술의 뿌리를 단단히 지키는 가운데, 해외 화랑 48곳이 가세해 글로벌 아트 마켓의 역동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미술 축제는 장소와 기간을 나누어 관객들을 맞이한다.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 1층 A·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9월 6일까지 진행되며, 프리즈 서울은 3층 C·D홀에서 하루 앞선 9월 5일 막을 내린다. 두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만큼 서울 전역이 미술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숨결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이번 기회는 한국 미술 시장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홍명보 후임은 모레노…대표팀 첫 스페인 사령탑

스페인 출신 지도자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하반기 일정을 책임질 임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흔들린 대표팀은 처음으로 스페인 국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비롯한 A대표팀 임시 코칭스태프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 기간은 11월 27일까지다. 이 기간 그는 9월과 10월, 11월에 열리는 A매치 총 6경기를 지휘한다.이번 인선은 홍명보 전 감독이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물러나면서 시작됐다.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되자 축구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공개채용 절차를 도입했다.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 대면 협의가 진행됐고, 최종 후보군에는 모레노 감독과 도메네크 토렌트, 헤수스 카사스 등이 포함됐다.협회는 최종적으로 모레노 감독의 분석 능력과 전술적 유연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경기 준비, 상대에 따른 전술 변화, 짧은 기간 안에 팀 구조를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한국 축구에 대한 사전 조사와 이해도 역시 선임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모레노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핵심 참모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스페인 대표팀 코치로 일했고, 엔리케 감독이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운 2019년에는 스페인 대표팀 감독 대행을 맡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을 지휘했다.클럽 무대 경험도 있다. 모레노 감독은 프랑스 AS모나코, 스페인 그라나다, 러시아 FC소치 등을 이끌었다. 화려한 우승 경력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 팀을 운영해 본 경험과 전술 설계 능력을 앞세운 지도자로 평가된다.대표팀 코칭스태프 역시 스페인 색채가 짙다. FC소치에서 모레노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가 합류하고,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피지컬 코치 하비에로 초카로, 골키퍼 코치 니코 보쉬도 함께한다. 전술과 피지컬, 골키퍼 훈련까지 모레노 감독의 축구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들로 꾸려진 셈이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모레노 감독에 대해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했다”며 “대표팀 분위기 전환과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모레노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24일 에콰도르전이다. 이어 28일에는 우루과이와 맞붙고, 10월에는 베네수엘라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11월에도 두 차례 A매치가 예정돼 있다. 남미와 중앙아시아 팀을 상대로 한 6경기는 모레노 감독의 지도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이번 임시 계약에는 연장 가능성도 포함됐다. 축구협회는 하반기 6경기에서 나타난 경기력과 결과, 선수단 장악력 등을 종합 평가한 뒤 내년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늘릴지 검토할 계획이다. 짧은 시간 안에 무너진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로운 전술 색깔을 입히는 것이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첫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