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사 없이 몸짓으로…선사시대 모험 떠나볼까

 여름방학의 끝자락,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달서아트센터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자산인 선사유적을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뚜들뚜들 선사시대'를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선보인다. 대사 없이 몸짓과 소리만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번 공연은 올해 더욱 탄탄해진 서사와 확장된 무대 연출을 앞세워 완전히 새로운 시즌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작품은 현대 사회의 일상적인 풍경에서 시작된다. 맞벌이 부모의 잦은 다툼을 목격하며 상처받은 일곱 살 소년 도윤이 주인공이다. 아이는 부모의 걱정이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잠기고, 그 고민을 해결하려 선사유적지를 찾았다가 우연히 2만 년 전 과거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낯선 선사시대에서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과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과의 교감은 도윤이 가족의 소중함과 자기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성장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올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과 무대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요소의 강화다. 관객이 타악기를 두드리는 리듬과 움직임에 맞춰 무대 영상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공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이 결합된 역동적인 안무는 화려한 영상 매핑 기술과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몰입형 체험을 선사한다.

 

공연의 재미를 더하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입장 시 배부된 타악기를 배우의 신호에 맞춰 함께 연주하며 극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한다.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자신의 걱정거리를 적어 선사시대로 날려 보내는 이벤트를 통해, 극 중 주인공이 겪는 감정의 해소를 관객이 직접 체험하며 작품의 주제 의식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작품은 대구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이 집결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극단 헛짓의 김현규 연출가를 필두로 음악, 안무, 무대 디자인 등 각 분야에서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제작 전반에 참여했다. 무대 위에서 땀 흘리는 배우와 무용수들 역시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로 구성되어, 지역 문화자원을 지역의 인재들이 예술로 승화시킨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 간의 이해와 화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유쾌한 퍼포먼스로 풀어낸 이번 공연은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아이에게는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제공하며 단순한 어린이 극을 넘어선 '가족 치유극'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2만 년 전 선사시대로 떠나는 이 특별한 여정은 올여름 지역민들에게 가장 뜨거운 문화적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권 지키려다 생계 흔드나…새벽배송 제한법에 현장 ‘부글’

새벽배송 노동시간 제한을 둘러싼 논란이 물류 현장과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겠다는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 새벽배송에 종사하는 기사들 사이에서는 소득 감소와 근무 선택권 제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밤·새벽 시간대 노동자의 야간작업을 월 12회 이하, 주 48시간 이하, 하루 10시간 이하, 연속 최대 3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로와 야간노동에 따른 건강 악화를 막기 위한 취지다.하지만 쿠팡 배송기사 다수는 법적 제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영업점 소속 택배기사 33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9%는 택배기사 작업시간을 법으로 제한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야간배송 횟수를 월 12회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에는 97.7%, 야간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에는 97.4%가 반대했다.현장 기사들은 새벽배송을 단순한 장시간 노동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 여건에 맞춘 근무 방식으로 보고 있다. 낮 시간대에 육아나 간병을 해야 하거나, 주간 배송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해 야간 근무를 택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월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결국 다른 일을 병행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실제 설문 응답자의 48.8%는 새벽배송 작업시간 제한으로 소득이 줄어들 경우 택배 외 다른 일을 함께 하겠다고 답했다. 일부 기사들은 법이 시행되면 과로를 줄이기보다 투잡·쓰리잡을 늘려 총 노동시간이 오히려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쿠팡파트너스연합회 측도 일률적인 규제에 반발하고 있다. 연합회는 쿠팡 배송기사들이 개인사업자 성격에 가까운 만큼, 근무시간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입법이 강행될 경우 서명운동과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반면 노동자의 장기적 건강을 위해 최소한의 법적 장치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야간노동과 장시간 노동은 단기적으로는 소득 증가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건강 악화와 질병 위험을 높이고 결국 생애 전체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동자가 당장의 생계 때문에 건강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사회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물류업계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쿠팡뿐 아니라 새벽배송을 운영하는 중소 물류업체와 지역 배송업체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한 기준을 맞추려면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배송 권역을 다시 짜야 하는데, 인력과 비용 여력이 부족한 업체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해당 법안을 노동자의 생계 수단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노동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입법토론회를 통해 세부 내용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이번 논쟁은 새벽배송을 계속 허용할지 여부를 넘어, 노동자의 건강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번지고 있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현장 종사자의 소득 구조, 야간노동의 건강 영향, 물류업계의 운영 현실을 함께 고려한 절충안 마련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