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메타의 '변태 안경'? 얼굴 인식 탑재 추진

 메타 플랫폼이 자사의 스마트 안경에 인공지능 기반의 얼굴 인식 기술을 탑재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온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미국 특허상표청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2월 스마트 안경과 얼굴 인식 시스템을 결합한 방대한 분량의 특허 출원서를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주변 인물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관련 정보를 미디어 파일로 생성하는 기술적 도면과 상세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상용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단순히 인물을 알아보는 수준을 넘어 위치 데이터와 온라인 서비스 정보를 연동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능까지 아우른다. 이는 2022년 메타가 확보했던 보조 시스템 기반 스마트 카메라 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시야에 들어온 타인의 신원과 배경 정보를 즉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메타는 이를 통해 더욱 풍부한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상호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기술의 파급력만큼이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민사회와 기술 정책 전문가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민주주의기술센터는 이번 특허가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가해자 등에 의해 악용될 경우 사회적 약자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공장소나 대중교통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옆 사람이 자신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정보를 저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경 형태의 기기는 촬영 여부를 인지하기 어려워 사생활 침해의 도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메타는 과거에도 인공지능 앱 내부에 얼굴 인식 코드를 포함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삭제하는 등 유사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또한 군·경용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해 얼굴 인식 기술을 테스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번 특허 공개는 메타의 스마트 안경이 이미 일각에서 감시용 도구라는 비판을 받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기업의 윤리적 책임과 기술 개발의 경계에 대한 논쟁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있다.

 


얼굴 인식과 위치 추적 기술을 활용하는 다른 기업들 역시 비슷한 사회적 저항에 직면해 있다.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법 집행기관의 남용 우려로 인해 여러 도시에서 설치가 중단되거나 사업이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이 나름의 안전장치와 보호 정책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기술 자체의 특성상 악의적인 우회 사용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이번 특허 출원이 곧바로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술적 아이디어를 선점하고 방어하기 위해 수많은 특허를 출원하며, 이 중 상당수는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지 않고 사장되기도 한다. 메타 역시 해당 기능을 실제 스마트 안경에 언제 적용할지, 혹은 출시 자체를 포기할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기술적 가능성과 사회적 수용성 사이에서 메타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향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