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맥주보다 무서운 고등어? 통풍 환자 '퓨린' 주의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여 '질병의 왕'이라 불리는 통풍이 현대인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흔히 통풍의 주범으로 맥주를 지목하지만, 건강식으로 알려진 고등어나 닭가슴살 역시 방심하고 먹었다가는 요산 수치를 급격히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통풍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생성되는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따라서 단순히 술을 끊는 것을 넘어 평소 섭취하는 식재료 속 퓨린 함량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맥주를 통풍의 최대 적군으로 여기지만, 실제 퓨린 함량을 비교해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맥주 500mL 한 잔에 든 퓨린은 약 35mg 수준인 반면,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100g에는 그 3배가 넘는 122mg의 퓨린이 포함되어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등어일지라도 요산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식재료인 셈이다. 특히 조림이나 찜을 할 때는 퓨린이 녹아 나온 국물을 피하고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동물의 내장 부위는 퓨린의 거대한 저장소와 다름없다. 간이나 곱창 등은 100g당 퓨린 함량이 돼지의 경우 284mg, 소는 219mg에 달해 맥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러한 내장 요리를 술과 곁들이는 습관이다. 알코올은 신장에서 요산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고 수분만 배출시키기 때문에, 내장류 안주와 술을 함께 먹는 행위는 체내 요산 농도를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최악의 조합이 된다.

 

운동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닭가슴살도 통풍 안전지대는 아니다. 근육 생성을 위해 매일 닭가슴살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100g당 141mg에 달하는 퓨린이 몸속으로 유입되어 요산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다이어트나 근성장을 위해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라면, 동물성 단백질에만 의존하기보다 식물성 공급원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닭가슴살 위주의 편중된 식단이 오히려 관절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물성 단백질의 대안으로 콩류를 적극 추천한다. 렌틸콩이나 강낭콩 같은 식물성 식품은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면서도 퓨린 함량이 붉은 고기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한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요산 배출을 돕고 체내 대사 환경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식단에서 퓨린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육류 섭취 비중을 줄이고 콩류를 통한 단백질 보충 비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통풍 발작의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결국 통풍 관리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조절하느냐의 싸움이다. 고등어나 닭가슴살처럼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자신의 요산 수치에 맞춰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절제가 필수적이다. 물을 충분히 마셔 요산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퓨린이 많은 국물 요리보다는 건더기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바람만 불어도 고통스러운 통풍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먹는 식단 속 숨겨진 퓨린의 양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한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