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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미친 주루, 샌디에이고 서부지구 2위 등극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한국인 빅리거들의 발야구가 승부의 향방을 갈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송성문은 13일 미 캘리포니아주 펫코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끝내기 득점을 올리며 팀의 4-3 역전승을 견인했다. 경기 초반 밀워키의 홈런포에 밀려 고전하던 샌디에이고는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송성문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 덕분에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승리로 5연승 휘파람을 불며 서부지구 단독 2위 자리를 꿰찼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샌디에이고는 2회와 3회 잇달아 실점하며 0-2로 끌려갔으나, 보가츠의 솔로 홈런과 크로넨워스의 적시타를 묶어 8회 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 10회를 지나 11회에 접어들어서야 승부치기 주자를 활용한 본격적인 두뇌 싸움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밀워키와 샌디에이고는 각각 배지환과 송성문이라는 한국인 대주자 카드를 꺼내 들며 승부수를 던졌다.

 


먼저 기세를 잡은 쪽은 밀워키였다. 11회 초 승부치기 주자의 대주자로 투입된 배지환은 좌측 담장 깊숙한 타구가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홈까지 질주해 팀에 리드를 안겼다. 배지환의 빠른 발은 밀워키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밀워키는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며 불안한 1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 운명의 11회 말 수비에 임해야 했다. 배지환의 역전 득점이 빛바랜 순간은 곧이어 찾아온 샌디에이고의 반격에서 시작되었다.

 

샌디에이고 벤치는 1사 3루 기회에서 송성문을 대주자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이 된 상황에서 송성문의 진가가 드러났다.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석 때 송성문은 상대 포수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 찬스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도루 성공 직후 이어진 캄푸사노의 우전 안타 때 송성문은 망설임 없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상대 우익수의 송구가 홈으로 향했지만, 송성문의 슬라이딩이 찰나의 순간 더 빨랐다.

 


현지 매체와 구단은 송성문의 주저 없는 판단력에 찬사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송성문이 송구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는 장면을 집중 조명하며 샌디에이고의 극적인 승리를 타전했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역시 송성문의 가속 페달이 팀을 살렸다는 문구와 함께 환호하는 장면을 게시했다. 단순히 빠른 발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읽고 과감하게 몸을 던진 송성문의 주루 지능이 샌디에이고 팬들을 열광시킨 것이다.

 

이번 승리는 샌디에이고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밀워키와의 홈 3연전을 싹쓸이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샌디에이고는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를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65승 고지에 선착한 팀의 상승세 주역으로 송성문이 우뚝 서면서, 향후 주전 경쟁에서도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의 발끝에서 시작된 연장 혈투는 송성문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함께 샌디에이고의 완벽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화, 류지현에게 해법 맡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제15대 감독으로 류지현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13일 류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류지현 감독이 한화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류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모두 LG 트윈스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LG 사령탑을 맡았던 2021년과 2022년에는 팀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고,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성과를 남겼다.한화는 류 감독의 경험과 운영 철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리빌딩과 성적 도약 사이에서 굴곡을 겪었다. 2025시즌에는 김경문 전 감독 체제에서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올해는 투수진 붕괴 속에 57승83패4무,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홈런 1위, 팀 득점 2위에 오를 만큼 공격력은 있었지만 마운드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류 감독의 과제도 분명하다. 한화는 젊은 야수진과 장타력을 갖춘 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과 불펜의 안정감 회복이 시급하다. 단기 반등을 넘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마운드 재건, 유망주 성장, 베테랑 활용의 균형이 필요하다. 국가대표팀에서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묶어낸 경험이 한화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계약을 마친 류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의 감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고의 팬들과 함께 승리를 쌓아가며 강팀으로 나아가겠다. 구단의 비전인 명문 구단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프런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손혁 전 단장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단장직에는 석장현 전 경영지원실장이 내정됐다. 석 신임 단장은 2003년 한화에 입사해 스카우트, 홍보, 운영, 전략, 경영지원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한화 직원 출신이 단장에 오르는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현장과 프런트,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류 감독과의 호흡이 기대된다.한화는 앞서 김경문 전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전 감독은 2024년 6월 부임해 첫해 8위에 그쳤지만, 2025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2위로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으며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긴 침체를 겪던 한화에 가을야구의 기억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올해 한화는 기대와 달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타선은 리그 정상급 생산력을 보였지만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시즌 종료와 함께 감독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변화가 이어졌다.김경문 전 감독은 퇴임하며 “한화에서 1000승도 달성했고 구단에 감사하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어디서든 들리던 ‘최강 한화’ 응원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이제 한화는 류지현 감독 체제로 다시 출발선에 선다. 김경문 체제가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류지현 체제의 임무는 그 가능성을 꾸준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뜨거운 팬심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화가 다시 상위권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새 사령탑의 첫 시즌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