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꽃 구경하고 시장 가자…화순의 경제 실험

 전남 화순군이 축제의 즐거움을 지역 상권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군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2026 화순 고인돌 가을꽃 축제’를 기점으로 방문객의 발걸음을 화순읍 중심가와 전통시장으로 유도하는 다각적인 체류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축제장 내에만 머물다 떠나는 일회성 관광에서 벗어나, 마을 전체가 축제의 혜택을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대중문화 콘텐츠와 지역 상권의 물리적 결합이다. 축제 메인 무대에 오르는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팬사인회를 공연 직후 축제장이 아닌 화순읍 중심 상권에서 개최하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수천 명에 달하는 팬덤과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읍내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인근 음식점과 카페, 소매점의 매출 증대를 직접적으로 꾀하는 방식이다. 이는 연예인 마케팅을 지역 소비 촉진의 마중물로 활용하는 영리한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관광객의 능동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위한 ‘스탬프 투어’도 한층 강화된 형태로 도입된다. 고인돌 유적지와 전통시장,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장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미션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미션을 완료한 방문객에게는 파크골프장 무료 이용권과 전통시장 내 참여 점포 할인 혜택 등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여 즐거움과 경제적 이득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는 이번 축제 경제학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고인돌전통시장을 스탬프 투어의 필수 거점으로 지정하고, 시장 내부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화 기념품을 배포함으로써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의 유입을 독려한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의 생활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시장을 재정의하여, 축제 방문이 전통시장 방문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낼 방침이다.

 


화순군은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의 역사적 가치와 가을꽃의 시각적 아름다움, 그리고 지역의 생활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관광지와 상권 사이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각 지점마다 차별화된 경험을 배치하여 관광객이 화순에 더 오래 머물러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이러한 체류형 관광 기반의 확충은 일시적인 축제 효과를 넘어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지락 화순군수는 이번 축제가 지역 상권과 관광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머무르고 싶은 관광 도시 화순을 만들기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역 곳곳으로 소비의 온기를 확산시키려는 화순군의 시도가 10월의 가을꽃 향기와 함께 어떤 경제적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순만의 고유한 자원을 연결한 이번 실험은 지방 소멸 시대에 축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부산경찰 국감서 스토킹·장애인 수사 도마

 부산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스토킹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토킹 가해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발생한 염산 테러 사건과 발달장애인 2명이 소액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혐의로 특수절도 사건에 송치된 사례를 두고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사건 관리와 전담경찰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21일 부산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염산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의 피해자 보호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7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린 사건이다. 이 남성은 앞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구속을 피한 상태였다.박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범죄 안전조치 심사를 진행했고, 피해자의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경찰은 긴급응급조치를 통해 가해자에게 피해자 접근금지와 통신금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박 의원은 “긴급응급조치 이후 17분 만에 가해자가 염산테러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위험성 체크리스트 작성 및 활용 매뉴얼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해당 체크리스트를 다시 작성하도록 돼 있다며, 경찰이 관련 절차를 매뉴얼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절차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제기된 것이다.피해자에 대한 순찰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박 의원은 피해자의 최초 신고 이후 경찰이 순찰을 실시했지만, 정작 피해자가 근무하는 시간대가 아닌 퇴근시간 이후에 순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범죄 위험이 높은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순찰이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면 피해자 보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이에 박 의원은 맞춤형 순찰의 운영 기준을 다시 검토하고 구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 조치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해야 한다”며 피해자 보호와 수사 전문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사전에 위험 신호가 확인되더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구속 여부와 별개로 실효성 있는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은 혐의로 30대 발달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된 사건을 놓고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경찰이 사건의 성격과 당사자의 상황에 맞게 대응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전담경찰관을 통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수사는 전담경찰관이 담당하도록 돼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식 등을 고려한 전문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박상웅 국민의힘 의원도 발달장애인에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그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이 새로운 수사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장애인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면 수사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전담경찰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담 인력을 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에서 경찰의 판단과 대응이 당사자의 권리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원들의 지적에 김성희 부산경찰청장은 발달장애인 관련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사건을 시경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일선 경찰서장들이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사건별 대응에 그치지 않고 관리 체계를 강화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전담경찰관 교육에 대해서도 보완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청장은 경찰청 본청에서 실시하는 전담경찰관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부산경찰청 차원에서 별도의 교육 과정을 편성해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앙 차원의 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추가 교육을 실시해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것이다.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발달장애인 수사 문제 외에도 경찰 수사권과 인력 운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수사권 강화 문제와 늘어나는 업무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인력 보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범죄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호 조치의 실효성부터 장애인의 권리를 고려한 수사 절차, 경찰 조직의 전문성과 인력 문제까지 다양한 과제가 제시됐다. 부산경찰청이 약속한 종합대책과 교육 강화 방안이 실제 현장 대응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