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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축구협회 신뢰 추락…깊이 반성할 때"

 한국 축구의 전설이자 K-축구 혁신위원회를 이끄는 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대한축구협회의 심판 성 접대 파문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혁신위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이 위원회의 직접적인 논의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한국 축구가 마주한 현재의 상황이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고 미래로 나아갈지에 대해 축구계 전체가 뼈를 깎는 성찰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에서 열린 주요 국제 경기에서 협회가 외국인 심판진을 상대로 성 접대를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다. 최근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과거 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협회는 브라질 월드컵 예선과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등 총 7경기에서 심판과 감독관들에게 부적절한 접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개인의 일탈이 아닌 협회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으로 상부 결재까지 받은 조직적 관행이었다는 점이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의 여파는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의구심으로 번지고 있다. 당시 성 접대 의혹이 제기된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5승 2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자, 해외 언론들은 과거 한국 축구가 이뤄낸 성과 전반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인접국 매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을 인용하며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박탈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한국 축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와 축구 전문가들은 실제 국제기구의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FIFA 윤리강령상 대부분의 위반 행위는 10년의 시효를 두고 있어, 14년 전의 사건을 소급 적용해 성적을 무효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메달 박탈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내려지려면 접대 행위가 실제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훼손된 국가대표팀의 도덕성과 대외 신뢰도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협회는 과거의 부적절한 행정 관행으로 인해 현재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노력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법인카드 오남용을 방지하는 철저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해명했으나, 정몽규 전 회장 체제 이후 극도로 악화된 팬들의 불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행정의 불투명성이 과거부터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협회 쇄신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박지성 위원장이 주도하는 혁신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혁신위는 차기 협회장 선거인단을 기존보다 100배 늘린 2만 명 규모로 확대하고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인적 쇄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19일 열릴 경청회에서는 축구인과 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유소년 시스템부터 리그 구조까지 전면적인 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과거의 오욕을 씻어내고 한국 축구가 다시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박지성의 혁신안에 쏠리고 있다.

 

김태형, 성적표는 ‘777’인데 재계약설은 솔솔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종료 후 관심이 김태형 감독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세 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재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동행을 이어갈 명분이 충분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롯데는 2026시즌을 64승 3무 77패, 승률 0.454로 마쳤다. 최종 순위는 7위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끊긴 가을야구의 명맥은 올해도 이어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9년 연속으로 늘었다.2023년 10월 롯데와 3년 총액 24억 원에 계약한 김 감독에게 기대했던 역할은 분명했다. 두산 베어스를 이끌며 쌓은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임 이후 순위는 세 시즌 연속 7위에 머물렀다.김 감독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계약 기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자, 결과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주목한다. 당장의 순위와 별개로 팀의 미래를 준비한 부분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육성 성과를 인정하는 것과 이를 재계약의 근거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특히 과거 롯데 감독들에게 적용했던 기준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세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재계약하지 못했다. 조원우 전 감독 역시 2017년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7위로 떨어진 뒤 팀을 떠났다.과거에는 가을야구 진출 경험이 있어도 성적 하락에 책임을 물었다. 이번에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구단은 그 차이를 설명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김 감독의 롯데 재임 세 시즌 통산 성적은 196승 13무 223패, 승률 0.468이다. 직전 사령탑 래리 서튼 전 감독의 재임 기간 승률인 0.47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수 구성과 시즌별 여건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성적만으로 재계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수치다.결국 핵심은 육성의 실체와 향후 경쟁력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넘어, 어떤 부분에서 성장이 있었고 그것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만으로는 반복된 하위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어렵다.최종 결정권은 롯데 구단에 있다. 다만 동행을 선택한다면 지난 세 시즌의 부진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롯데에 필요한 것은 재계약 여부에 대한 결론만이 아니다. 오랜 시간 가을야구를 기다려온 팬들이 납득할 평가 기준과 반등 계획이다. 재계약의 명분 역시 과거의 우승 경력이나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앞으로 팀을 달라지게 할 근거에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