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민주당 당권 토론, 부동산·탈당 이력 격돌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리더십을 결정지을 8·17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격돌하며 당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12일 열린 토론회에서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토론 초반부터 후보들은 부동산 공급 대책과 금융 정책 등 민감한 경제 현안을 두고 서로의 전문성을 검증하는 날 선 질문을 쏟아내며 긴장감을 높였다.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부동산 정책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책임론이었다. 정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주택 공급 수치를 제시하며 정책 이해도를 파고들었고, 김 후보는 단순한 수치 비교보다는 주거 뉴딜이라는 본질적 해법이 중요하다며 맞받았다. 특히 과거 시행령 서명 문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자 김 후보는 여권 전체의 공동 책임임을 강조하며 개인에 대한 정치적 공격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등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갔다.

 


후보들 사이의 감정 섞인 과거 이력 공방도 토론의 열기를 더했다. 정 후보는 상대 후보의 탈당 전력을 거론하며 당에 대한 충성심을 파고들었고, 김 후보는 정 후보의 과거 발언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며 배신자 프레임으로 응수했다. 송 후보 역시 정 후보의 과거 행적을 꼬집으며 가세하는 등 세 후보는 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당의 분열을 경계하는 화합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당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에 정 후보와 동행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송 후보 또한 세 후보가 모두 민주당 정부 탄생의 주역임을 강조하는 '동조동근' 정신을 언급하며, 이번 선거가 계파 갈등을 넘어 정부 성공을 위한 결속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토론 막바지에 마련된 칭찬 코너에서는 잠시나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동료 후보들의 의지와 경륜을 높이 평가했고, 송 후보는 상대의 공부하는 자세와 조정 능력을 치켜세우며 예우를 갖췄다. 김 후보 역시 정 후보의 순발력과 성실함을 인정하며 긴박했던 토론의 긴장감을 완화했다. 이러한 모습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온 동지라는 점을 당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마지막 토론을 마친 세 후보는 이제 운명의 17일 전당대회만을 남겨두게 됐다. 토론회에서 보여준 각 후보의 정책 비전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막판에 강조한 통합의 메시지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각종 현안과 비판을 수렴해 전당대회 이후 안정적인 지도부를 구성하고 국정 운영의 핵심 축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1-1로 앞선 안세영, 해설진은 왜 놀랐나

안세영이 또 한 번 코트를 지배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시즌 7번째 개인전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세계배드민턴연맹 BWF 중계진은 경기 도중 한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크게 앞서고 있는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안세영이 휴식 시간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었다.안세영은 6일 한국시간 중국 선전 아레나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즈 여자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미야자키를 2-0, 게임 스코어 21-17 21-6으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43분에 불과했다.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중국 마스터즈 3연패를 달성했다.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올해도 정상에 오르며 대회 최강자임을 다시 증명했다.기록의 의미도 크다. 여자단식에서는 중국의 천위페이가 2018년, 2019년, 2023년에 걸쳐 이 대회 세 차례 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안세영처럼 3년 연속으로 중국 마스터즈 정상에 오른 선수는 없었다. 안세영은 대회 사상 최초의 여자단식 3연패 주인공이 됐다.상대인 미야자키도 이번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세계랭킹 9위인 그는 처음으로 BWF 월드투어 슈퍼 750 등급 결승에 올랐다. 비록 안세영과의 격차는 컸지만, 준우승으로 자신의 성장세를 다시 확인했다.미야자키는 그동안 슈퍼 300 대회 두 차례, 슈퍼 100 대회 한 차례 우승이 주요 성과였다. 지난 7월 중국 오픈 슈퍼 1000 4강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중국 마스터즈 준우승까지 더하며 세계 정상권 진입 가능성을 보여줬다.결승 초반 분위기는 팽팽했다. 미야자키가 강하게 맞서면서 안세영도 초반에는 쉽게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1게임 중반 이후 경기 양상은 빠르게 바뀌었다.안세영은 1게임 9-9에서 연속 득점으로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15-10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미야자키가 추격을 시도했지만, 안세영은 4~5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20-17에서는 상대 몸쪽을 향한 강한 스매시로 첫 게임을 마무리했다.2게임은 완전히 안세영의 시간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상대를 몰아붙이며 8-0까지 달아났다. 미야자키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고, 안세영은 흔들림 없는 수비와 정확한 코스 공략으로 점수 차를 계속 벌렸다.결국 2게임은 21-6으로 끝났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5경기를 모두 2-0으로 이기는 완벽한 우승을 완성했다.미야자키는 2게임에서 체력적 약점을 드러냈다. 초반부터 안세영의 빠른 템포와 긴 랠리에 밀렸고, 후반으로 갈수록 움직임이 무뎌졌다. 결국 6점에 그치며 결승 무대를 마쳤다.이날 중계는 BWF를 대표하는 해설진이 맡았다. 전 영국 대표 질리언 클라크와 전 덴마크 대표팀 감독 스틴 페데르센이 경기를 해설했다. 두 사람은 경기 내내 안세영의 기술, 체력, 집중력, 경기 운영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2게임 인터벌이었다. 안세영은 11-1로 크게 앞선 채 휴식 시간을 맞았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박주봉 감독과 이현일 코치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말을 집중해서 들었다.클라크는 이 장면을 두고 “안세영의 압도적인 경기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야자키는 세계 1위 안세영을 상대로 고전하는 선수가 자신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페데르센은 인터벌 장면에 더 주목했다. 그는 “코치진이 마치 안세영이 지고 있기라도 한 듯 지시하고 있었다”고 놀라워했다. 큰 점수 차로 앞서는 상황에서도 세부 전술을 점검하고,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태도에 감탄한 것이다.이어 페데르센은 “안세영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매 경기를 새로운 도전으로 여긴다”며 “남자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영감을 얻는다고도 했다”고 설명했다.경기 중에도 해설진의 감탄은 이어졌다. 2게임 9-1 상황에서는 안세영이 백코트를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1 상황에서는 안세영의 절묘한 샷을 두고 “믿을 수 없다. 마법 같은 순간”이라는 찬사가 나왔다.이날 경기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단순히 상대 실수를 기다리지 않았다. 코트를 넓게 쓰며 상대 체력을 빼앗았고, 기회가 오면 정확한 공격으로 마무리했다. 수비에서는 흔들림이 없었고, 공격 전환은 빠르고 날카로웠다.안세영은 우승 뒤 7일 귀국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다음 목표는 일본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아시안게임 배드민턴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단체전, 25일부터 29일까지 개인전 일정으로 진행된다. 중국 마스터즈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안세영은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다시 라켓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