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흥행 공식 바뀌었다…이젠 ‘무슨 영화’보다 ‘어느 관’

 대작 외화 2편이 맞붙은 8월 극장가에서 특별상영관이 흥행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아이맥스(IMAX),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스크린엑스와 4DX를 앞세우며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어느 관에서 봤는가”가 관람 경험의 일부가 되는 분위기다.

 

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개봉 6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예매 경쟁은 아이맥스관에 집중됐다. 영화 전체를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놀런 감독의 의도에 가장 가깝게 감상하려면 아이맥스에서 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일부 회차는 예매 시작 직후 매진됐고, CGV 앱에는 접속자가 몰리며 긴 대기열이 생겼다. 정가보다 몇 배 비싼 암표까지 등장했다.

 

관객들의 관심은 단순히 아이맥스 여부에 머물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상영관별 스크린 크기와 화면비, 좌석 위치에 따른 시야각을 비교하는 글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특히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이른바 ‘용아맥’은 1.43:1 화면비 구현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지며 가장 치열한 예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아이맥스관 수는 전체 일반 상영 스크린에 비해 적지만, 〈오디세이〉 전체 관객 중 10% 이상이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한 것으로 나타나 특별관 선호를 입증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도 특별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면 스크린을 넘어 좌우 벽면까지 영상을 확장하는 스크린엑스와 좌석 움직임, 바람, 물 효과 등을 더한 4DX 상영이 젊은 관객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4면 스크린엑스가 구현되는 CGV용산아이파크몰 상영은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습니다. 개봉 첫 주 스크린엑스와 4DX 객석률도 90%를 넘어서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특별관 인기는 영화 관람이 콘텐츠 소비를 넘어 ‘경험 소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더 큰 화면, 확장된 시야, 체감형 효과를 통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즐기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SNS에 관람 후기를 남기는 문화도 이런 흐름을 키우고 있다. 어느 특별관에서 봤는지, 어떤 좌석이 좋았는지가 또 하나의 정보이자 콘텐츠가 되고 있다.

 


다만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특별관 예매가 지나치게 어려워지면 “특별관이 아니면 굳이 보지 않겠다”는 심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아이맥스 중심 마케팅 영화들은 초반 화제성 이후 예매 피로감으로 관객 수가 빠르게 줄어든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특별상영관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상영 매출은 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했다. 티켓값 부담에도 관객들은 차별화된 관람 경험에 지갑을 열고 있다. 8월 극장가는 이제 어떤 영화를 보느냐뿐 아니라, 그 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가 흥행을 가르는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