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관객 400명 참여, 춘천인형극제 쇼케이스

 인형극의 도시 춘천에서 관객이 직접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이색적인 실험이 펼쳐졌다. 최근 춘천인형극장에서 열린 '제38회 춘천인형극제 신작지원 쇼케이스'는 시민과 가족 단위 관객 4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제작이 완료된 작품을 일방적으로 선보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창작 단계에 있는 작품의 발전 방향을 관객과 함께 모색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운영되어 문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올해 쇼케이스의 가장 큰 변화는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작품 평가와 분석 영역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했다는 점이다. 축제 측은 참여 관객들에게 '신작 연구원'이라는 특별한 자격을 부여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주체로 예우했다. 연구원으로 참여한 시민들은 공연을 관람한 뒤 각자의 시선이 담긴 평론지를 작성했으며, 이를 통해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보완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능동적인 비평 활동을 수행했다.

 


현장에서는 국내 인형극계를 이끌어갈 신작 3편이 베일을 벗으며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극단 상사화가 선보인 고전의 재해석 '리어왕'을 비롯해, 동그라미공방의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오늘의 요리', 그리고 그라운드 코모의 독창적인 시도가 담긴 '스크래치'가 무대에 올랐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이 작품들은 시민 연구원들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거치며 본 공연을 향한 담금질의 시간을 가졌다.

 

단순 관람 외에도 창작자와 관객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병행됐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을 공유하는 라운드테이블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워크숍, 그리고 인형극의 제작 원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 등이 행사장 곳곳을 채웠다. 이러한 양방향 소통은 예술가에게는 관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예술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춘천인형극제 사무국은 이번 시도가 지역 사회와 예술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화연 사무국장은 관객들의 순수한 시선과 진심 어린 의견이 창작자들에게는 그 어떤 전문가의 조언보다 실제적인 연구 자료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과 창작자가 함께 인형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해나가는 이러한 협력적 모델을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쇼케이스를 통해 예열을 마친 제38회 춘천인형극제는 이제 본 축제를 향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내달 10일부터 춘천인형극장을 포함한 도시 전역에서 펼쳐질 이번 축제는 시민 연구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완성도 높은 공연들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지역 공동체가 함께 빚어낸 인형극의 향연이 올가을 춘천을 어떤 색깔로 물들일지 문화예술계와 지역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진숙 5·18 포럼 강행, 국회는 아수라장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포럼이 정치권의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은 당 원내지도부의 거듭된 개최 철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과 손잡고 행사를 강행했다. 이번 포럼은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학술적으로 검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5·18을 '소요 사태'로 규정하거나 유공자 명단 공개를 압박하는 등 기존의 역사적 합의를 부정하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이진숙 의원은 축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이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해당 사건이 성역화되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녀는 민주화운동 발생 46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도 자유로운 토론이 가로막혀 있다고 언급하며, 특히 유공자들의 구체적인 공적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추진해온 여야 공통의 흐름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공동 주최자로 나선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발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을 민중 민족주의 사관이 확산된 결정적 계기인 '소요 사태'라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형성된 비공식적 연대가 우리 사회의 사법과 언론 등 주요 기관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역사적·법적 평가가 끝난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나 소요로 폄훼하는 듯한 발언이 국회 한복판에서 나오자, 포럼장 밖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행사장은 찬반 세력 간의 격렬한 대립으로 인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포럼 개최에 항의하는 방청객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주최 측 지지자들 사이에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급기야 책을 휘두르거나 주먹다짐을 벌이는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정리해야 할 정도로 소란이 극심해지자, 이 의원은 이러한 소동 자체가 행사를 방해하려는 특정 세력의 의도된 행동이라고 맞서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은 즉각적인 제명 절차를 예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를 역사 왜곡의 장으로 전락시킨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이 의원의 사퇴와 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또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를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 역시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시도는 사회적으로 엄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돌발 행동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내지도부는 여러 차례 개인적인 토론회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소속 의원이 주도한 행사가 광주 민심을 자극하고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만류를 무시하고 행사를 강행한 이 의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향후 여야 관계와 정국 주도권 싸움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