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통 3사, AI 글래스 출시 '보조금 전쟁'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 기기가 등장하며 차세대 디바이스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수백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능을 입증한 '레이밴 메타 AI 글래스'를 일제히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기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자,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기기는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음성과 시각을 결합한 개인형 AI 비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용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가 협력해 제작한 2세대 모델로, 한국어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해 국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별도의 화면 조작 없이 "헤이 메타"라는 호출어만으로 실시간 정보 검색이나 통화,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며, 1200만 화소의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1인칭 시점의 영상 촬영과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지원한다. 귀를 막지 않는 오픈 이어 스피커는 주변 소리를 들으면서도 고품질의 미디어를 감상할 수 있게 해줘 일상적인 착용 환경을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통신 3사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파격적인 요금제 연계 할인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SK텔레콤은 자사의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기기 할부금을 대폭 지원하며 자사 AI 서비스인 에이닷과의 연동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KT는 전국적인 오프라인 체험존을 운영하며 멤버십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다양한 렌즈 옵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LG유플러스 역시 특정 요금제 이용 시 기기 가격을 최대 80%까지 낮춰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동시 출시를 두고 통신사들이 가입자당 평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I 글래스는 실시간 번역이나 고화질 영상 업로드 등 대용량 데이터 소비를 유도하는 특성이 있어, 고가 요금제 유지와 데이터 이용량 증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웨어러블 기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핸즈프리 인터페이스는 이동 중이나 작업 중에 AI와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시선이 머무는 곳의 정보를 즉각적으로 분석해주는 시각 지능 기술은 여행이나 쇼핑, 업무 등 다양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성능 또한 충전 케이스를 포함해 최대 48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도록 개선되어 실생활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결국 이번 AI 글래스 출시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통신사들은 AI 스마트폰을 넘어 안경, 시계 등 다양한 폼팩터로 연결되는 이른바 'AI 디바이스 생태계'를 구축하여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통신사의 협력이 가속화됨에 따라, 향후 개인형 AI 기기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통신 3사가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내며 시장 개척에 나선 만큼 초기 흥행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태형, 성적표는 ‘777’인데 재계약설은 솔솔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종료 후 관심이 김태형 감독의 거취로 옮겨가고 있다. 세 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재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동행을 이어갈 명분이 충분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롯데는 2026시즌을 64승 3무 77패, 승률 0.454로 마쳤다. 최종 순위는 7위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끊긴 가을야구의 명맥은 올해도 이어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9년 연속으로 늘었다.2023년 10월 롯데와 3년 총액 24억 원에 계약한 김 감독에게 기대했던 역할은 분명했다. 두산 베어스를 이끌며 쌓은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임 이후 순위는 세 시즌 연속 7위에 머물렀다.김 감독 역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계약 기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자, 결과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재계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주목한다. 당장의 순위와 별개로 팀의 미래를 준비한 부분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육성 성과를 인정하는 것과 이를 재계약의 근거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론도 나온다.특히 과거 롯데 감독들에게 적용했던 기준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세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도 재계약하지 못했다. 조원우 전 감독 역시 2017년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7위로 떨어진 뒤 팀을 떠났다.과거에는 가을야구 진출 경험이 있어도 성적 하락에 책임을 물었다. 이번에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구단은 그 차이를 설명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김 감독의 롯데 재임 세 시즌 통산 성적은 196승 13무 223패, 승률 0.468이다. 직전 사령탑 래리 서튼 전 감독의 재임 기간 승률인 0.47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수 구성과 시즌별 여건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성적만으로 재계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수치다.결국 핵심은 육성의 실체와 향후 경쟁력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넘어, 어떤 부분에서 성장이 있었고 그것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만으로는 반복된 하위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어렵다.최종 결정권은 롯데 구단에 있다. 다만 동행을 선택한다면 지난 세 시즌의 부진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롯데에 필요한 것은 재계약 여부에 대한 결론만이 아니다. 오랜 시간 가을야구를 기다려온 팬들이 납득할 평가 기준과 반등 계획이다. 재계약의 명분 역시 과거의 우승 경력이나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앞으로 팀을 달라지게 할 근거에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