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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극한 폭염 고비 넘겼다... 전국 중대경보 해제

 한반도를 거대한 찜통으로 만들었던 극한의 무더위가 기세를 조금씩 누그러뜨리고 있다. 기상청은 7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서울과 수도권, 강원 영서 및 호남권에 내려졌던 폭염중대경보를 한 단계 낮은 폭염경보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전국 어디에도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역은 없게 되었으며, 서울의 경우 지난 4일 중대경보가 내려진 지 나흘 만에 최악의 고비를 넘기게 됐다.

 

중대경보 해제 직전까지도 태백산맥 서쪽 지역은 막바지 폭염의 위력이 대단했다. 이날 경기 하남과 전남 광양읍 등 일부 지역은 수은주가 40도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서울 종로구 기상관측소 기준 대표 기온 역시 38.0도까지 치솟으며 시민들을 지치게 했다. 이는 서울에서 8월 기온 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역대 4번째로 높은 기록으로, 2026년 여름이 역사에 남을 만큼 뜨거웠음을 증명한다.

 


지방 곳곳에서도 기상 관측 이래 8월 최고기온 기록이 속출했다. 충남 보령이 38.4도, 전북 남원이 38.6도까지 올랐으며 경북 구미는 40도에 육박하는 39.8도를 기록했다. 서산, 홍성, 부안, 진도, 통영 등 해안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역대급 폭염이 몰아치며 기존의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뜨거운 열기가 한반도 전역을 덮치면서 온열질환자 발생과 가축 폐사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이번 폭염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뜨거운 공기가 갇히는 열돔 현상이 심화되면서 발생했다. 특히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지형적 영향이 더해져 기온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상청은 중대경보가 해제되었다고 해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폭염경보 체제에서도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에 노약자와 야외 작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살인적인 더위의 기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인 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2도에서 27도 사이를 기록하겠으며, 낮 최고기온은 27도에서 36도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40도에 육박하던 극한의 고온 현상은 잦아들겠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찜통더위의 여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당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에 머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심 지역과 해안가를 중심으로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민들은 수분 섭취를 늘리고 낮 시간대 무리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하며 남은 여름을 보내야 한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