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뮌헨 제주 상륙 잔치, 무능한 행정에 '찬물'

 유럽 축구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 사상 처음으로 제주 땅을 밟았지만, 정작 현장은 수준 미달의 운영으로 얼룩졌다. 지난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는 한국 축구의 간판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차고 등장하며 3만여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화려한 그라운드 위 모습과 달리 경기장 안팎은 통제 불능의 혼란 그 자체였다. 주최 측의 미숙한 행정 처리는 축제 분위기를 기대했던 팬들과 취재진에게 씻을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겼다.

 

가장 큰 문제는 취재 현장의 기본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과 선수단 이동 동선이 겹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콤파니 감독의 발언이 이어지는 도중 바이에른 선수들이 이미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운영 인력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김민재의 소감을 직접 듣고자 했던 계획은 무산됐으며, 믹스트존은 허가받지 않은 일반인들과 사인 요청 인파가 뒤섞여 본래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입장권 판매와 검표 과정에서도 원칙은 실종됐다. 주최 측은 암표 근절을 위해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를 예고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정체 현상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서류 검사 없이 모든 인원을 입장시켰다. 제주 도민을 우선 배려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아 정작 지역 서포터즈들이 일반석으로 밀려나는 촌극이 벌어졌다. 반면 원정 응원석은 상대 팀 팬들이 차지하는 기현상이 나타나며 예매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관중석 통제 역시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경기를 관람하러 온 박지성과 이영표 등 축구계 원로들이 전광판에 잡히자, 일부 팬들이 구역을 무단으로 이탈해 이들에게 접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안전요원의 제지가 전무한 상황에서 일반 관중이 기자석과 VIP 구역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유명 인사들이 소란을 피해 하프타임에 자리를 옮겨야 할 정도로 현장 경호 체계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기본적인 선수 명단 관리에서도 소통 부재의 흔적이 역력했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배포된 공식 명단에는 제주 소속 선수들의 영문 이름이 틀리게 기재되거나, 신입 외국인 선수의 성함이 누락되는 등 기초적인 실수가 반복됐다. 제주 구단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수정된 명단이 다시 전달됐지만, 이미 주최 측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 뒤였다.

 

이번 행사는 유럽 명문 구단의 이름값에만 기댄 채 내실을 전혀 갖추지 못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쳤다.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면서도 안전 관리와 미디어 대응, 티켓 운영 등 어느 것 하나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 제주 축구 역사에 남을 소중한 기회는 주최 측의 무책임한 방관 속에 팬들의 원성과 행정적 혼란만이 가득한 상처뿐인 기록으로 남게 됐다.

 

“국민이 지켜봅니다” 제주 실종사건 경찰 부실 대응 풍자한 공익광고 등장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장모씨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풍자한 공익광고가 현장에 등장했다. 경찰을 감시하는 CCTV라는 이색적인 설정을 통해 공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와 견제 필요성을 강조한 캠페인이다.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이끄는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30일 장씨 실종 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한림읍과 사건을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주변에서 게릴라 형식의 공익캠페인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이번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는 ‘더 큰 힘에는 더 강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고연구소는 범죄 예방과 시민 안전을 위해 활용되는 CCTV를 오히려 경찰을 향하도록 배치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역할을 뒤집었다.현장에 설치된 현수막에는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현수막에는 시민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지켜보는 듯한 이미지가 표현됐고, 그 중앙에는 실제 CCTV를 연상시키는 모형이 설치됐다.일반적으로 CCTV는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장소 곳곳에 설치된다. 하지만 이번 광고에서는 그 CCTV의 시선을 경찰 쪽으로 돌렸다. 시민을 바라보던 감시 장비가 이번에는 공권력을 바라보는 상징적인 ‘시민의 눈’으로 바뀐 것이다.광고연구소 측은 이러한 연출을 통해 경찰 역시 국민의 감시와 견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권력처럼 큰 권한을 가진 기관일수록 그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이번 캠페인의 배경에는 장씨 실종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대응 논란이 있다.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씨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실제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이후 실종자 관련 정보를 경찰 시스템에서 삭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거세졌다.문제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단순히 사건 처리가 잘못된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CCTV 영상 상당수가 보존기간 만료로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장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104일이 지난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한 야자수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영상 자료가 사라진 뒤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더욱 커졌다.이제석 광고연구소는 광고 제작뿐만 아니라 캠페인을 실제 현장에 설치하는 과정까지 영상으로 담았다. 해당 영상은 연구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연구소 측은 이번 캠페인이 특정 경찰관이나 개인을 겨냥한 비판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제도적 허점과 공권력의 책임 문제를 시민들에게 환기하는 데 광고의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이번 공익광고는 익숙한 CCTV의 기능을 반대로 활용해 경찰에 대한 시민 감시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장씨 실종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 대응과 실종자 수사 체계에 대한 개선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캠페인이 공권력의 책임과 견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