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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에 진 그날, 은퇴 고민"…귀네슈의 진심

 세계 여자배구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튀르키예의 미들블로커 제흐라 귀네슈가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를 완성한 결정적 계기로 과거 한국에 패했던 아픈 기억을 꼽았다. 198cm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배구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의 심경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당시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튀르키예가 한국과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무너졌던 사건은 스무 살 유망주였던 그에게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거대한 충격이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김연경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튀르키예의 강력한 공세를 잠재우고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썼다. 경기가 끝난 직후 튀르키예 선수들은 코트에 주저앉아 통곡했으며, 귀네슈 역시 눈물을 쏟으며 패배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만약 그때 자신을 지탱해줄 강인한 정신력이 없었다면 그날 이후 배구화를 벗었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배구를 포기하고 싶을 만큼 처절했던 그날의 패배는 역설적으로 그를 세계 정상으로 밀어 올린 가장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다.

 


시련을 딛고 일어선 귀네슈는 도쿄 올림픽 이후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며 세계 최고의 미들블로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속팀 바키프방크에서 튀르키예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국제 대회에서도 매번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유럽선수권 사상 첫 우승과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정상을 동시에 탈환하며 튀르키예 여자배구를 세계 랭킹 1위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귀네슈의 성장은 단순히 기술적인 발전에 그치지 않고 경기 전체를 읽는 통찰력과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도쿄에서의 눈물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어떤 강팀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튀르키예 배구 팬들은 실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그를 국가적 스타로 추앙하고 있으며, 그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는 배구 꿈나무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전 패배라는 시련이 없었다면 지금의 독보적인 귀네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2026 VNL에서도 튀르키예의 우승을 견인한 귀네슈는 대회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매 경기 압도적인 블로킹 득점과 속공 능력을 선보이며 상대 팀 공격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밝힌 그의 진심 어린 고백은 스포츠에서 패배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가장 값진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팬들에게 증명해 보였다. 한국 배구 팬들 역시 김연경의 라이벌이자 동료로서 성장한 그의 서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제흐라 귀네슈의 여정은 이제 2028년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는 더 이상 패배의 눈물을 흘리던 어린 유망주가 아닌 세계 배구계를 호령하는 여제로 우뚝 섰다.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이야기는 스포츠가 선사하는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여자배구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귀네슈가 앞으로 써 내려갈 기록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배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 류지현에게 해법 맡겼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제15대 감독으로 류지현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13일 류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류지현 감독이 한화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류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로 모두 LG 트윈스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LG 사령탑을 맡았던 2021년과 2022년에는 팀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고,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국제대회 성과를 남겼다.한화는 류 감독의 경험과 운영 철학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리빌딩과 성적 도약 사이에서 굴곡을 겪었다. 2025시즌에는 김경문 전 감독 체제에서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올해는 투수진 붕괴 속에 57승83패4무,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팀 홈런 1위, 팀 득점 2위에 오를 만큼 공격력은 있었지만 마운드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류 감독의 과제도 분명하다. 한화는 젊은 야수진과 장타력을 갖춘 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발과 불펜의 안정감 회복이 시급하다. 단기 반등을 넘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려면 마운드 재건, 유망주 성장, 베테랑 활용의 균형이 필요하다. 국가대표팀에서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묶어낸 경험이 한화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계약을 마친 류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의 감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최고의 팬들과 함께 승리를 쌓아가며 강팀으로 나아가겠다. 구단의 비전인 명문 구단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프런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손혁 전 단장의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된 단장직에는 석장현 전 경영지원실장이 내정됐다. 석 신임 단장은 2003년 한화에 입사해 스카우트, 홍보, 운영, 전략, 경영지원 분야를 두루 거쳤다. 한화 직원 출신이 단장에 오르는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현장과 프런트,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류 감독과의 호흡이 기대된다.한화는 앞서 김경문 전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전 감독은 2024년 6월 부임해 첫해 8위에 그쳤지만, 2025시즌에는 팀을 정규시즌 2위로 끌어올렸고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으며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긴 침체를 겪던 한화에 가을야구의 기억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올해 한화는 기대와 달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타선은 리그 정상급 생산력을 보였지만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시즌 종료와 함께 감독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변화가 이어졌다.김경문 전 감독은 퇴임하며 “한화에서 1000승도 달성했고 구단에 감사하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어디서든 들리던 ‘최강 한화’ 응원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이제 한화는 류지현 감독 체제로 다시 출발선에 선다. 김경문 체제가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류지현 체제의 임무는 그 가능성을 꾸준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뜨거운 팬심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화가 다시 상위권 구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새 사령탑의 첫 시즌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