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송영길의 가세, "정·김 갈등 소모적" 비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중반전을 넘어선 가운데, 당권 주자들이 최대 승부처인 호남 지역으로 집결해 사활을 건 표심 잡기에 나섰다. 영남과 충청권 경선 결과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가량이 몰려 있는 광주와 전남·북 지역이 사실상 최종 승패를 가를 결전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지역 전통시장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훑는 동시에 상대 후보를 향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여론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4일 오전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만나며 호남 일정의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겨냥한 이른바 '명청대전' 프레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실체 없는 가공의 대결 구도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행위는 비겁한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협회와 소방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을 만나 지역 현안을 청취하는 한편, 경쟁자인 김민석 후보가 제기했던 특정 종교 단체의 경선 개입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민석 후보 역시 예정된 수도권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이틀 연속 전북 지역에 머무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주와 광주에서 당원들과의 토크콘서트를 마친 김 후보는 남원과 정읍, 익산 등 전북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당심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보완수사권 폐지의 정당성을 역설하며 정책적 선명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을 언급하며 정 후보의 조직 관리 능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제3의 후보인 송영길 후보 또한 전남 화순과 나주를 돌며 호남 연고를 앞세운 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송 후보는 정 후보와 김 후보 간의 감정 섞인 갈등이 전당대회의 본질을 흐리고 소모적인 논쟁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당정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자신의 경륜을 부각했다. 그는 화순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정 후보의 출마가 자신의 결심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며,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통합형 리더십이 호남 민심의 진정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번 호남 대전이 과열 양상을 띠는 이유는 민주당의 심장부인 이곳에서의 득표율이 향후 경기와 서울 등 수도권 경선의 기세를 결정짓는 '풍향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지역 기반의 조직력을 총동원해 권리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호남의 선택이 차기 대선 가도에서의 정당 지지율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호남 당원들이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후보들은 단순한 인지도 싸움을 넘어 지역 발전 공약과 당 혁신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되자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지만,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 당권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 신경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제주와 인천 등 남은 순회경선 일정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후보가 호남에 화력을 집중하는 현상은 민주당 내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번 주말 공개될 호남 권리당원들의 투표 결과가 초박빙의 당권 경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정치권의 시선이 남도로 향하고 있다.

 

녹취록까지 터졌다…김승원·용혜인 청문회 비상

이재명 대통령의 2차 개각으로 장관 후보자들이 지명된 가운데,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치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신약 개발 허가와 관련한 로비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관련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가족당’ 논란에 비선조직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야권의 공세를 받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두 후보자를 주요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고 검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아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 도움을 주려 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와 브로커 사이의 통화 내용으로 알려진 녹취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관련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 모 씨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양 씨가 식약처 담당 과장 단계에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김 후보자는 식약처장을 알고 있다며 3상 허가를 빠르게 진행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직접 챙겨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양 씨가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 있다? 알았어”라고 말했다.이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비서가 담당 과장에게 김승원 의원이 별도로 문자를 보냈으며, 처장이 해당 사안을 챙기되 앞으로는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사실도 공개됐다.김 후보자 측은 해당 행위가 청탁이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후보자 측은 이를 국회의원이 청탁금지법상 할 수 있는 공익적 고충 민원의 단순 전달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 준비단 역시 설명자료를 내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준비단은 강 씨와 양 씨가 후보자에 대한 청탁 알선 대가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이를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꾸몄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이 청탁 알선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김 후보자 측의 설명과 다른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양 씨와 정 모 판사의 셀카와 관련해 사적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며 이후에는 연락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하지만 2023년 4월 경기 수원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양 씨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추가로 확인됐다. 여기에 한 의원이 지난 5일 공개한 또 다른 녹취에는 양 씨가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부르는 내용과 함께 김 후보자가 “보고 싶어서 눈에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하며 2022년 2월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화도 담겼다.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현역 비례대표 의원인 용 후보자가 장관직을 겸직하는 문제를 비롯해 배우자가 기본소득당의 핵심 당직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족당’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비선조직에 참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과거 용 후보자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힌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최근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관련 주장을 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용 후보자가 혼전순결과 낙태금지 등을 포함한 성차별적 규율을 둔 이른바 ‘언더조직’의 일원이었다고 주장했다.언더조직은 2010년대 알바노조와 청년좌파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던 단체들을 비밀리에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활동가 모임이다. 김 전 위원장은 조직 내부의 성폭력과 데이트폭력 가해자들이 조직 수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취업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처리됐다고 주장했다.또 당시 청년 여성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용 후보자가 이를 방관하거나 자신은 사무실을 함께 사용했을 뿐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여성들을 오히려 궁지로 몰았다고 주장했다.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도 용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당과 노동당, 알바연대, 청년좌파, 기본소득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조직이 ‘언더조직’이라는 소규모 비밀조직에 의해 운영됐다고 주장했다.이어 조직의 사상적·경제적 배후에 운동권 출신인 김길오 코리아보드게임즈 대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이번 인사가 노동당 언더조직을 챙기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언더조직 청문회’가 될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두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쟁점들이 어떻게 다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