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내 발로 나가도 실업급여" 청년 생애 1회 지급

 정부가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진로를 찾으려는 청년들에게도 생애 한 차례에 한해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한다. 고용노동부는 4일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년들의 경력 재설계를 지원하고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하반기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대책은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전용 지원 제도를 신설하고, 정년 연장과 비정형 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 과제를 연내 마무리하는 등 노동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발적 이직 청년에 대한 구직급여 적용이다. 현재 실업급여는 비자발적 퇴사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앞으로는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근무 후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퇴사할 경우 생애 1회에 한해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 원 수준의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고용보험 재정 상황을 고려해 기존 실업급여보다 짧은 수급 기간을 설정할 방침이다. 이는 청년들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국가가 최소한의 생계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청년 고용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는 엄중한 상황을 반영해 맞춤형 지원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저소득층 위주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장해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을 특화 지원하는 'K-유스개런티' 제도가 신설된다. 또한 구직 활동을 돕는 구직촉진수당을 내년부터 월 65만 원으로 인상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K-뉴딜 아카데미'의 규모를 확대해 수료생들이 실제 취업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책임지는 연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회적 화두인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해서도 하반기 중 입법을 목표로 사회적 대화에 속도를 낸다. 정부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하는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령층의 고용 유지가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저해하지 않도록 공공기관의 정원 관리를 개선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 아울러 퇴직연금의 기금형 전환 등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보완할 예정이다.

 


급증하는 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된다.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제정해 기존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869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권익을 보장할 계획이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적용 방안을 구체화하고, 비정형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 체계인 'K-노동복지회의소' 신설도 추진한다. 이는 변화하는 노동 시장 환경에 맞춰 모든 일하는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는 포용적 안전망을 구축하려는 조치다.

 

산업 현장의 안전과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최근 10년간 동일한 유형의 중대재해가 반복된 기업 183곳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선정해 안전 대책 수립을 강제하고, 사고 재발 시 고강도 특별 감독에 나선다. 또한 민간 건설과 조선업 분야까지 임금구분지급제를 확대해 하청 근로자의 임금 체불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김영훈 장관은 하반기 정책 역량을 집중해 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람 중심의 성장과 존엄을 지키는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형일 부총리 “올해 성장률 3% 중반 가능”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3% 중반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해서는 과거 환율이 경제의 기초 여건을 벗어난 수준이었으며, 현재는 경제 펀더멘털에 맞는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경제전망 발표 횟수를 연간 세 차례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방콕을 방문했다.이 부총리는 최근 경기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에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선 분기의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국 경제는 1분기 전기 대비 1.8%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6% 성장했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흐름을 언급하며 3분기까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성장률이 3% 중반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부총리는 최근 성장세와 성장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잠재성장률은 한 경제가 물가 상승을 과도하게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수준을 의미한다. 그는 잠재성장률의 반등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으며, 그 시점이 임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정부는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횟수도 늘릴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연말과 이듬해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등 연간 두 차례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를 내년부터 세 차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경제와 국내 경기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전망을 더 자주 갱신하고, 이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최근의 움직임을 경제 펀더멘털에 맞춰 조정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7월 환율이 1550원대까지 상승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당시 환율 수준이 오히려 한국 경제의 기초 여건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환율 흐름을 단순히 경제 상황이 악화한 결과로 보기보다는 경제의 실제 여건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불안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는 점에서 필요성을 인정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약정에 따라 자국 통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으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대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 부총리는 통화스와프가 당장의 외화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했다. 외환시장 안정 장치로서의 의미와 실제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에 대해서는 여러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리가 예상보다 자주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와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투자 수익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중동을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 등이 시장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AI와 반도체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향후 투자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이 부총리는 국내 경제와 증시의 기초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는 투자가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에 따른 성장 효과가 소비 부문으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도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경상수지 흑자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거래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지급한 금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대외 지급 능력과 외화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근 증시의 등락만으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간담회에서 이 부총리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기 회복 흐름, 잠재성장률 반등 가능성, 환율의 경제 여건 반영, 경제전망 발표 확대 계획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 도달할지는 남은 분기의 성장 흐름과 국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향후 경제전망을 얼마나 자주 갱신하고 변화하는 경기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