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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승부수, 아라에즈 내주고 미래 선택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팀 타선의 핵심이자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꼽히는 루이스 아라에즈를 매물로 내놓으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아라에즈와 우완 투수 케일럽 킬리언을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보내고, 대신 투수 유망주 2명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는 앞서 주축 선발 투수들을 내보낸 데 이은 후속 조치로, 올 시즌 성적보다는 미래 권력을 구축하겠다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트레이드의 중심인 아라에즈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24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4%대에 불과한 경이적인 삼진율을 기록하며 빅리그에서 가장 공략하기 까다로운 타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 이정후와 함께 정교한 타격을 선보이며 팀의 공격을 주도해왔기에, 그의 이탈은 당장 팀 화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에즈의 가치가 더욱 빛난 부분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력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과거 2루수로서의 수비 범위가 좁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 시즌에는 내야 수비 전문가들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2루수 중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비 지표를 기록했다. 공수 겸장으로 거듭난 아라에즈를 영입한 필라델피아는 가을 야구를 향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포스트시즌 타선의 짜임새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급부로 샌프란시스코가 받아온 유망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필라델피아 내 유망주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린 우완 투수 라몬 마르케스와 불펜 자원 마티 게어가 그 주인공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당장의 타격 공백을 감수하더라도 젊고 싱싱한 투수력을 보강함으로써 리빌딩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계산이다. 핵심 타자를 내주고 미래의 마운드 자원을 확보한 이번 선택이 향후 몇 년 뒤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러한 행보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노골적인 '셀러'로서의 행보로 풀이된다. 팀 내 고액 연봉자나 가치가 고점에 달한 선수들을 정리하며 유망주 창고를 채우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아라에즈 역시 다년 계약 대신 1년 계약으로 팀에 합류했던 만큼, 구단 입장에서는 가장 가치가 높을 때 미래 자산으로 치환하는 실리를 챙겼다. 팬들 사이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팀 재건에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는 대권 도전을 노리는 필라델피아와 미래를 기약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아라에즈는 새로운 소속팀에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정조준하게 되었고, 샌프란시스코는 젊은 투수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게 됐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단행된 이번 대형 거래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판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전 세계 야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고려아연, 8370억원 손배소 승소…영풍은 항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측이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과정에서 법령과 정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판결로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내린 결정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8370억원의 배상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들의 경영상 판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만한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재판부는 고려아연 이사들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사는 회사 경영에 관한 재량권을 가지며, 법령을 위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경영상 판단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법원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정이 이 같은 경영 판단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봤다. 당시 고려아연 이사들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를 회사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이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제한을 준수하고 외부 법률 자문 등을 검토했으며, 일정 수준의 할증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단이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상법이나 회사 정관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법 제462조 제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과 관련해서도 영풍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가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할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하며,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도 해당 한도 내에서 매입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 규정이 자기주식 취득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총규모를 제한하는 것이지, 취득 자금이 어떤 회계 항목에서 마련됐는지를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자기주식 취득에 특정 재원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회사 정관에 중간배당을 할 때 특정 목적의 임의준비금을 재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는 점도 쟁점이 됐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을 자기주식 취득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유추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따라서 해당 재원을 자기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이번 소송은 영풍이 2024년 11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했다. 영풍은 이사들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추궁하는 절차다. 소송에서 주주 측이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은 소송을 제기한 주주 개인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돌아간다.영풍이 문제 삼은 것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였다. 영풍 측은 주당 약 56만원 수준이던 고려아연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해 총 204만30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한 만큼 회사의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이를 결정한 이사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양측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은 공개매수 가격과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토한 이사회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풍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고려아연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한화 지분 매각 관련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고려아연은 두 건의 판결을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을 둘러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정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영풍과 MBK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방해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소송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송 제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하고 항소 방침을 밝혔다. 양측은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고려아연 이사회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로 일단락된 듯 보였던 손해배상 분쟁은 항소심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판결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사회가 내린 주요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법원은 자기주식 취득 결정 당시 이사들이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회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풍·MBK 측이 항소를 예고한 만큼,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적법성과 이사들의 경영 판단에 대한 책임 범위는 상급심에서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